이상적 설교도 아니고 대중적 호소도 아닌, 조금 먼저 겪은 사람으로서의 통찰과 조언을 린저 특유의 부드러운 직설로 풀어낸 에세이집이다. 

어떤 책을 알기 전과 후가 달라진다면 내게는 이 책이 그랬다. 차갑지 않고 오히려 따듯한 편에 속하지만 그에 걸맞는 아량까지는 갖추지 못한 내게 이 책은 엄정한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올해 뿐만 아니라 두고두고 가까이 지내면 좋을 책.  

 

 

알라딘을 몰랐다면 그냥 지나쳤을 책. 그리고 한번 더 읽지 않았다면 그냥 갸웃거리고 말았을 소설. 처음의 낯설음 만큼 내가 참 멀리 왔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던 작품이다.  

사람이 사람을 가식과 편견 없이 어떻게 만나고 이해하고 사랑하는가에 관하여, 이 험상궂은 세계 안에서 과연 그것이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에 관하여, 시종일관 투명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묻고 일러준다. 

 

 

 

   

어려운 그와 눈을 마주치며 소근소근 이야기하고 난 느낌이다. 나는 그를 좋아해서 그가 어렵고 그는 쉬이 곁을 내어주지 않아 헤매곤 했는데 나 이런 사람이오, 빤히 응시하며 손을 내미는 그에게 약간의 실망을 동반하여 더욱 불어난 애정이 급쓰나미로 몰려오는 감정을 체험했다.  

윤대녕 그는 보아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느껴야 하는 사람이고 처음 만났던 그때부터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그를 미련하게 사랑하는 독자로 남고 싶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권할 수 있는 서평집. 이 책을 권하고 이 책 속의 책들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그 책들과 어우러진 저자의 이력 또한 권할만 하다. 사람은 열 번 된다는 말. 하지만 거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준 책이다.  

더불어 현학적이지 않으면서도 저열하지 않은 성실하고 균형잡힌 서평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지금껏 유례없는 완벽히 인간적인 히로인을 구현해냈으니 그녀의 이름은 올리브 키터리지. 일견 호오와 시비가 분명해 보이지만 타고난 인정 탓에 기어이 동요할 수 밖에 없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을 통해 세상의 어머니들과 엄마로서의 나. 그리고 본래 여자로서의 어머니들과 여자로서의 나. 그들의 겉과 속, 안과 밖을 세밀하게 들여다 본 느낌이다. 외롭고 강하고 슬프고 따듯한 거의 모든 마음에 관한 소설. 

  

 

로망 롤랑은 장 크리스토프라는 한 위대한 인간의 영혼의 역사를 장중한 교향곡으로 그려냈다. 휘몰아칠듯 가쁘고 눈부신 문체를 따라가다 보면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럽고 가장 독창적인 예술혼과 조우하게 된다.  

사춘기 시절에 한 권짜리 단행본으로 만났던 장 크리스토프는 압축과 생략에도 불구하고 긴 여운을 남겼는데 다섯 권의 대하소설로 재회하니 묵직한 감격이 새롭다. 내 인생 열 권의 책을 꼽으라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작품이다.

다만 이 범우사판은 오역과 오타가 잦은 것이 흠. 말끔히 수정보완된 새로운 판본으로 다시 한번 만나고 싶은 바람이 있다.      

      

올해 나는 영달이라는 귀한 선물을 얻었고 영달이는 뽀로로라는 귀여운 친구를 사귀었다. 이 책은 뽀로로 그림책 시리즈 중에서도 영달이가 매일매일 집중해서 보고 있는 책. 아기 공룡 크롱이 원숭이 인형과 함께 꿈 속 인형나라를 구경한다는 이야기. 실제로 아기들도 어른들처럼 꿈을 꾼단다.

뽀로로 그림책 시리즈는 화질이 선명해서 눈에 잘 들어오고 전하려는 메시지 또한 분명하고 유익하다. 책도 보고 노래도 따라부르다 보면 엄마인 나도 뽀로로와 친구들의 다양한 개성과 즐거운 우정에 저절로 미소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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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2-22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백의 그림자 좋았어요!

올해 나는 영달이라는 귀한 선물을 얻었고, 에서 저는 저의 조카가 떠올라서 슬쩍 웃었어요.
그런 해였어요, 올해는.
:)

깐따삐야 2010-12-23 10:10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올라온 리뷰를 보고 고른 책인데 참 좋았어요. 얼마 전 다락방님 서재에서 <나의 미카엘>을 보았고 조만간 제대로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올해 다락방님이 이모가 되셨죠. 아, 언니도 여동생도 없는 저는 결코 들을 수 없는 다정한 호칭이에요. 이모!

2010-12-25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5 2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