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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경제학자라면 - 고장 난 세상에 필요한 15가지 질문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이제용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2&contents_id=68 에서 >
1+1=2임을 모르는 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를 증명하려고 노력하는 이 또한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이 쓸데없는 일에 도전한 이가 있습니다. 바로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버트런드 러셀과 앨프리드 화이트 헤드입니다. 이들은 공저한 ‘수학 원리(Principia Mathematica)’ 라는 책에서 이러한 증명을 보여주고 있는데, 워낙 난해한 책이라 저자 두 명과 수학자 쿠르트 괴델만이 전부 다 읽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이들이 이런 기초적인(?) 증명을 통해서 이루려고 했던 것은 최소한의 원리를 가지고 처음부터 수학 체계를 재정립하는 것이었고, 그 결과 일상 언어를 배제하고 오직 기호만으로 논리를 전개해나가는 새로운 논리학을 창조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어떠한 학문이라도 그 뼈대이자 근간을 이루는 기초는 중요합니다. 따라서 기본은 아무리 힘들지라도 반드시 넘어야 할 고지인 셈입니다. 힘든 산행에는 반드시 노련한 길라잡이가 필요하듯, 어려운 학문에는 이해하기 쉬운 입문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경제학 입문서 중에서 이런 책을 찾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처음에야 흥미로운 사례로 우리를 유혹하지만, 결국 난해한 용어와 복잡한 이론으로 우리를 난감하게 만들기 일쑤입니다. 그럼 세계적인 경제학자 팀 하포드의 신작 『당신이 경제학자라면』은 난해한 거시 경제학을 얼마나 쉽게 설명해낼지 냉철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적으로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단기와 장기의 문제입니다. 단기적으로 대부분의 불황에는 케인스 학파의 요소가 있기 때문에 부양책을 써야합니다. 어쨌거난 그 부양책은 정부의 재정 지출보다는 대개 중앙 은행을 통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경제의 생산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언제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p.195에서
이 책은 가상의 독자와 저자인 팀 하포드와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복잡한 수식이나 난해한 통계보다는 이해하기 쉬운 사례를 씨실로 뜨거운 현실 경제를 날실로 논리를 엮어나갑니다. 책의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바로 불황과 실업입니다. 저자 팀 하포드는 불황은 단기적으로는 수요의 문제이고 장기적으로는 공급(산업)의 구조변화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단기적인 경제공황에는 수요를 증대시키는 적극적인 정부지출과 통화정책을 펼쳐야합니다. 반면에 장기적인 경제위기에는 공급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구조조정과 긴축재정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업 역시 단기와 장기로 나누어 생각해야합니다. 단기적인 실업에는 불황과 마찬가지로 유효수요(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을 써야하고, 장기적인 구조적 실업에는 알맞은 일자리와 능력 있는 노동자를 연결시키는 일에 주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저자 팀 하포드의 설명과 주장은 저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불황에 대처하는 방식이 저는 케인스와 하이에크로 대표하는 경제사상의 차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또한 불황의 원인과 기간에 따라서 효율적인 대처 방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저자의 주장을 우리의 현실에 적용해 보면 어떠할까요?
하지만 고치기 위해서는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을 쓴 이유다. ...(중략)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알려주는 대중 경제서적도 아니다(그런 목적에 맞는 책 역시 앞서 출간한 내 책을 비롯해 많이 나와 있다). 인간 척도에서 우리 삶의 작동에 관한 통찰을 구하고자 한다면, 양적 완화가 양자 물리학만큼이나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들어가며 p.23에서
우리의 경제 현실 역시 실타래처럼 엉킨 복잡한 상황입니다. 전세계적으로도 불황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불황 역시 단기와 장기적인 문제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팀 하포드의 주장처럼 과감한 재정정책과 뼈를 깎는 구조 조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결과로 우리는 지금 보다 나은 경제 상황을 맞이하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불황과 실업, 빈곤과 양극화는 갈수록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요? 우리는 지난 20여년간 감세 정책과 증세 정책 모두를 펼쳐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정책의 효율성이 문제일까요? 혹은 이런 정부의 정책에 합리적으로(?) 대처한 국민으로 인해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일까요? 아니면 반대로 국민이 정부의 정책을 믿지 못해서일까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자의 말처럼 현실과 정책을 이해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반대하는 경제 정책을 이해하고, 찬성하는 정책을 비판할 수 있는 자세부터 갖추는 것일 터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