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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성적 과열
로버트 쉴러 지음, 이강국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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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경제란 무엇인가?


 전반적, 혹은 특정 자산의 가치의 명목 수치가 실질가치보다 과도하게 평가 절상 되어 있는 상태. 버블경제라고도 한다.

 일반적인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은 그것이 미래 창출할 수 있는 수익과 비용의 순계치인 순수익의 현재가치 수준에서 정해지고 이것은 미래 경기 상황 혹은 기술 발달 등에 따라 변동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합리적인 수준의 변동 폭을 벗어나는 폭등으로, 오늘날 현실에서는 주로 주가와 땅값이 폭등하여 자산의 가격만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경제현상을 뜻한다.


-엔하위키 '거품 경제' 항목에서 발췌 (http://me2.do/5Cfrhl8Z) 


 1980년대 일본은 고환율로 수출에 타격을 입자, 금리를 낮추게 됩니다. 기업들은 앞다투어 대출을 통해,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를 합니다. 이 현상에 일반 서민들도 참여하게 됨으로써 앞서 정의한 거품 경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시중에는 돈이 넘쳐 흐릅니다. 회사 면접비를 모아서 자동차를 사고, 입사 후보자들이 다른 회사에 가지 못하도록 아예 해외여행을 회사 부담으로 보내주었다는 지금으로선 믿지 못할 이야기가 실제 일어났습니다. 1990년대 거품이 꺼지면서 사람들이 제정신(?)을 차리고, 직면하게 된 현실은 소위 '잃어버린 10년'이라 부르는 거대한 불황의 시작이었습니다. 


 1999년 경제 호황으로 미국에서도 유사한 거품이 발생하자,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은 "비이성적 과열로 자산가치가 과도하게 팽창하고 있다."는 말로 무분별한 투자의 광풍을 잠재웁니다. 이후 과열된 투기 상황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된 '비이성적 과열'에 주목하고, 당시 경제적 호황기에 아무도 꺼내지 못했던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초판 기준)에 이어 2006년 부동산 버블 붕괴(개정판 기준)를 경고한 이가 바로 이 책의 저자 경제학자 로버트 쉴러 교수입니다. 그럼 그가 밝히는 거품 경제의 원인과 처방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거품 경제의 구조적ㆍ문화적ㆍ심리적 요인을 밝히다. 


 초판 서문에서 나는 이 책을 여러 다양한 연구들과 역사적 증거에 기초한, 밀레니엄 주식시장의 호황에 관한 연구서라고 소개했다. 많은 독자들은 내게 이 책이 훨씬 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들의 말이 옳다. 사실상 이 책은 모든 투기적 시장의 행태, 실수에 대한 인간의 취약함, 그리고 자본주의 체제의 불안정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 p.5,  개정판 서문에서


 저자 로버트 쉴러 교수는 사람들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동하며 이에 따라 시장이 균형을 찾아간다는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대신 그는 행동경제학적 입장에서 인간의 다양한 비합리적 판단과 행동으로 시장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이런 자신을 주장을 저자는 주가와 기업이익 비교분석, (개정판에서 추가된) 부동산 시장 분석을 통해 실증적으로 증명해 냅니다. 이 사실을 기반으로 저자는 사회심리학을 경제학에 접목해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상승과 하락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이러한 공로에 세계는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여함으로써 보답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비이성적 과열'을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거품 경제가 발생하고 있는 사회 구조에서 먼저 그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인구증가, 기술발달, 제도개선과 같은 구조적 요인에 시장의 피드백(투기적 버블)이 더해지면서 그 효과는 더욱 증폭됩니다. 이런 사회적 변화는 투자 혹은 투기를 부추기는 언론매체와 '새로운 시대'라는 낙관적 전망에 의해 문화적으로 지지를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조적, 문화적 요인의 밑바탕에는 궁극적으로 시장 가치를 결정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앵커(기준점)가 존재하며, 무리짓기와 전염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확산된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도덕과 이성은 우리를 구원할 것인가? 


 자유로운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스스로의 실수로부터 사람들을 궁극적으로 보호할 수는 없다. 우리가 사람들을 완전하게 보호하려고 한다면, 그들 스스로의 성취 가능성을 부정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비이성적 과열 혹은 비이성적 비관론의 - 이는 그 자체로 인간의 조건인 감정적인 반응들이다 - 영향으로부터 사회를 완전히 보호할 수는 없다.  


-p.434에서


 저자인 로버트 쉴러 교수는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투자가 비이성적 과열로 혼탁해질 수 있음을 엄중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한 행동경제학의 대부로서 우리 시대 최고의 ‘위기 예언자’이자 ‘경제학계에서 탄생한 영웅’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행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와 원인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처방에 있어서는 대단히 미온적입니다. 인간의 비합리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저자는 인간의 '제한적 합리성'에 대한 신뢰를 잃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우리가 안정적인 사회적 보험과 개선된 금융제도를 통해 '이성적 발전'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반면에 인간의 이기심에서 경제적 미덕을 발견했던 고전 경제학은 이제 신자유주의라는 이름하에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자유무역과 국제적 분업이라는 명분으로 시장개방을 요구하는 이들은 치열한 경쟁과 이를 넘어서는 과열된 투기조차 자연스런 현상으로 치부할 뿐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 자신을 믿는 일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더욱 저자의 말처럼 우리의 이성과 도덕으로 제도를 더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규범적인 선택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하는 시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이성적 과열이 아닌 이성적 평온함이 전세계적으로 충만한 그 날을 기다려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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