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콘서트 - 복잡한 세상을 지배하는 경영학의 힘
장영재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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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우리나라 독서계에 '콘서트'라는 제목이 붙은  책들의 원조는 정재승 교수의 '과학콘서트'일 것이다. 그 책의 빅히트 이후 참으로 많은' XXX콘서트'란 제목을 붙인 책들을 봐왔다.  수학콘서트,철학콘서트,경제학콘서트,논리학콘서트, 심지어는 중국증시콘서트에 진보콘서트란 책도 있더라.  그래서 언젠가는 '경영학콘서트'란 제목을 단 책도 나오겠군 했는데 내 예상 보다는 다소 늦게 나온 편이다. 같은 출판사의 시리즈물도 아닌데 이런 건 표절 시비가 안 붙는지 모르겠다.

일단 뭐 하나 히트치면 금방 베껴서 따라하는 이런 트렌드는 그 책 내용의 충실함과 무관하게 심히 못마땅하다. 아마 저자가 직접 붙인 이름은 아닌 것 같은데 하여간 책 내용에 비해 제목은 참신함이라는 측면에서 많이 아쉽다. 브랜드네이밍도 작지만 경영학의 한 귀퉁이에 속하는 것 아닌가? 혹시 그래서 선도기업(베스트셀러인 과학콘서트) 추종전략을 취했나? 

책 제목에 대한 시비는 그만 하고...... 책 내용에 대해 얘기하자면 꽤나 만족스럽고 재미있는 독서였다. 별로 지루할 틈 없이 다 읽었으니까. 최근들어 스티븐레빗의 괴짜경제학이나 팀 하포드의 경제학콘서트처럼 교과서에서 추상적으로 다뤄지거나 이론에만 치우쳐 배우던 경제학  내용들을 현실적인 사례들로 일반인들도 쉽게  '맛보기' 정도는 할 수있게 해설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 책도 다름 아니다. 

하지만 경영학분야는 경제학 보다는 훨씬 실전적인 측면이 많기 때문에 이미 이전 부터 실제로 기업에서 발생한 사례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고  수업시간에도 대부분 실제  케이스스터디  위주로 많이 진행된다(물론 나 학교 다닐 때도 공부 안하는 노땅  교수님들은 맨날 옛날 얘기들의 반복이었지만...).  이 책은 그런 사례들을 신경영이론과 더불어 비교적 알기쉽게 잘 요리하고 배치하여 경영 현장의 새로운 경향에 대한 맛보기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는데 그 의미를 찾고싶다. 또한 아무 의미없는 것 같아도 기업이 취하는 행위들에는 상당히 숨겨진 의도와 시그널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은 저자의 세부 전공이 계량경영학 쪽인 오퍼레이션(예전에는 생산관리와 O.R이라고 부르던)에 가깝다 보니 주로 계량적인 접근만 강조한 경영학콘서트가 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게다가 저자는 경영학박사도 아닌 공학박사다) . 모든 학문이 그렇듯 경영학도  세부전공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분야로 나뉘고 전 분야를 한 사람이 전부 cover할 수는 없으니 자기전공 위주로 소개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경영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이 책만 보면 경영학이라는게  대부분 수학이나 수리적모형에 기초한 학문이구나 하는 오해를 살 수있을 것 같다. 점차  대부분의  경영의사결정시 판단의 기초자료가 과거처럼 '감'이라든지 과거관행이 아닌 정교한 데이터에 근거하는 계량적인 접근의 비중이 커져 가고 있지만 여전히 비계량적이거나 전략적 사고도 중요한 게 경영학이다. 이 책에서는 소개 안되어 있지만 경영학에는 인사관리도 있고 조직이론이나 재무관리, 회계학도 있으며  종합적인 경영 마인드를 기르는 데 있어서 모두 필수적인 영역이다. 이런 경영학의 상당부분이 빠져 있기에 경영학 전반을 맛보기엔 조금 역부족이지 않았나 싶다. 

또 한가지, 첫장에 나오는 항공사의 비행기표의 차별화된 가격 책정은 저자가 서술한 것처럼 1980년대 항공사에서 경영학을 현장에 접목시킨 결과 성공해서 다른 업종에 퍼져 나간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수익경영'이라는 개념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아도 소비자별로 가격차별화를 통해 기업이 이윤극대화를 할 수있다는 얘기는 어디까지나 경제학에서 예전부터 가르쳐 온 케케묵은 이론이지 경영학에서 만든 신이론이 아니다. 그 옛날 70년대 부터 우리나라에 있어왔던 극장들의 조조할인 극장표 정책이 그 대표적인 예다. 물론 소비자 행동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에 근거한 정교한 가격차별화 정책이 가능해진 건 컴퓨터의 이용이 보편화된  최근들어서 이지만. 아무튼 금융위기 이후로 경제학의 무용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경제학은 경제현상 분석의 도구로서 뿐만 아니라 경영학의 기초로서도 여전히 제 역할이 있다고 본다.

책은 재미있지만 이 책에 나오는 식의 과학적이고도 체계적인 접근은 여전히 글로벌기업이나 비교적 큰 기업에서나 찾을 수 있으니 우리나라 작은 회사들도 대부분 이런 식의 과학적 경영을 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마시길.  중소기업은 물론 제법 큰 코스닥상장기업 까지도  주먹구구식 경영이 여전한 곳이 많고도 많다. 그러면서도 신기하게 상당수는 안 망하고 잘 나간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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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13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불만이건 만족이건...논쟁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어찌보면 요것이 하나의 마케팅 전략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ㅋㅋ

야클 2010-05-13 22:19   좋아요 0 | URL
아무튼 '콘서트'라는 책제목이 주는 이미지가 평소에 어렵게만 느껴지던 학문을 일반인도 알기쉽게 소개한 책이라는 느낌을 주니까 이름을 따라서 짓는것 같아요. 어쨌든 이책도 나름 잘 팔리는 것 같아 보이니 성공적인 마케팅전략이라고 봐야하나요? ^^

hnine 2010-05-14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독자를 제대로 만났군요. 그러고보니 그 많은 '콘서트'라는 제목이 붙은 책을, 아직 한권도 안 읽었네요.
주먹구구식은 어느 분야든지 금방 눈에 보이는 효과를 빨리 얻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금방 한계에 부딪히지요. 과학적 경영이 우리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도 요원한 것 같아요.

야클 2010-05-14 22:06   좋아요 0 | URL
hnine님의 이미지 사진이 무척이나 귀엽고 계절에 잘 어울리네요. ^^
사실 리뷰 앞부분에서 '콘서트'라는 책 제목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했지만 제가 읽어본 과학콘서트와 경제학콘서트 및 이번 경영학콘서트 모두 만족스러운 독서였답니다. 님도 이중에 한권, 특히 과학콘서트는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물론 이책도 좋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