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물리과학이라는 단어는 듣기만해도 머리가 아파요.그래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답니다.아이들이 엄마처럼 과학에 두 손 두 발 드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요.이 책을 읽고 우리가 매일 행하는 아주 사소한 일들 즉 우리가 손을 흔들거나 발을 떼어 놓거나 달리는 모든 것이 물리적인 작용의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 글은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움직이는 건 생명이 있다는 증거예요. 가만히 귀를 대 보세요. 엄마 뱃속에서 동생이 움직이고 있어요. 내 가슴에서는 심장이 두근거려요. 심장이 뛰는 건 살아있다는 신호예요. 물리적인 현상이 이런 감동을 주는군요.
이 책은 아이들의 다양한 호기심 중 가장 많은 질문을 해오는 빛과 그림자에 대한 궁금증을 아주 폭넓게 충족시켜 주고 또 직접 실험해볼 수 있도록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해 놓고 있습니다. 주인공 암탉 크릴은 실험 정신이 강하고 문제 해결력이 돋보이죠.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바로 옆의 친구와 그림자의 크기가 다른 것을 알아차린 크릴은 하루종일 그림자의 변화만을 쫓아다닌답니다.빛의 위치와 그림자의 관계,물 속에서 또는 물의 표면에서 사물은 어떤 모양으로 반사되고 비춰지는지,물 속에선 어떻게 시야를 벗어난 물체를 볼 수 있는지 등의 조금은 어렵고 난해한 문제들을 여러 친구들의 도움으로 같이 풀어나가는 크릴의 타고난 집중력을 볼 수 있는 책입니다.크릴이 부럽군요!하지만 타고난 집중력은 없어도 아이들에겐 이 책의 복잡함이 큰 문제가 안 된답니다.
이 책은 유치원 아이들의 말을 선생님과 부모님의 도움으로 글로 옮겨 놓아서 그런지 그들만의 색깔이 자연스레 묻어나옵니다. 막상 아이들에게 지금 한 말을 글로 옮겨 보려하고 권하면 금방 한 말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눈만 말똥거리지요. 이렇게 글이라는 것은 아이들에게 심적인 부담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은 그렇지 않지요. 엄마 아빠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환경만 된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으니깐요.이렇게 말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쌓이다 보면 이후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기고 싶은 욕구가 아이들 속에서 자라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엄마 아빠 선생님은 아이들의 말에 열심히 귀 기울여 주고 적절한 응답을 해 주면 그것으로 좋을 것 같네요. 박문희 선생님도 이 책을 읽고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말하듯이 글을 적어보라고 즉 <마주이야기 시>를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하시지나 않을까 걱정을 하신답니다.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에 얽매이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세요.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 거예요.
저희집에 1학년 아이가 있어요. 그 아이의 일기를 보면 아주 간단하죠. 꼭 쓸 말만 쓴답니다. 1년 가까이 일기를 써 오면서 변하지 않는 것은 일기의 제목이죠.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요점만 간단히 라는 말이 적당할 것 같네요. 제목만 보면 무슨 이야기를 썼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답니다. 그래서 더 눈길을 끌어요. 한 번은 제가 /너 제목 하나는 진짜 멋지다./라며 핀잔 아닌 핀잔을 준 적이 있죠. 군더더기없는 아이의 글이 어떨 때는 솔직하고 깔끔한 것 같아, 좋아 보이기도 하지만 반면, 좀 더 의젓한 글을 만나고 싶은 엄마 욕심에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하며 은근 슬쩍 유도를 해 보기도 하죠. 하지만 그것은 아이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쓸데없는 잔소리일 뿐이였어요. '그래,할 때 되면 하겠지' 라며 위안의 쓴 잔을 마실 밖에요. 그런데 왜 그럴까요? 이 책 속에 아이의 글쓰기 때문에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아이의 성장 속도를 이해할 수 있는 해답이 제시되어 있답니다. 물론 여기 글이 나온 아이들은 제 아이보다 훨씬 말하고 싶은 것을 잘 표현하고 있긴 하지만 아이마다의 차이를 인정한다면 크게 문제가 될 건 없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의 발달 단게를 잘 이해한다면 아이에게 더 이상의 잔소리는 사라지겠죠. 믿고 기다리다 보면 아이는 언제 저렇게 자랐나싶을 만큼 엄마를 행복하게 해 주니까요. 저학년 아이들과 고학년 아이들 사이엔 글쓰기에 있어 아주 다른 점이 있는데 저학년 아이들은 꼭 해야 할 말만 한다는군요. 미리 생각해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직감적으로 글도 말도 표현한대요. 그래서 저학년 아이들의 글은 단순한데 이 단순함이 깨끗하고 소박해서 오히려 생명력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재미있었던 일 슬펐던 일 또 그네들만의 고만고만한 고민이 직설적인 표현으로, 또 아이들만의 정서로 잘 나타나 있습니다. 글을 읽으며 특정 상황에서 아이가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과 갈등을 느끼는지 들여다 볼 수 있어 제 아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도 또래 아이들의 글에서 자신과 비슷한 고민과 생각을 나눌 수 있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같구요. 아이가 엄마나 친구등 여러가지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되면 힘들거라는 것은 알지만 아이가 자신의 감정의 변화를 표현해 주지 않으면 아이의 감정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이런 글들을 많이 읽다보면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밖으로 드러낼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게 되리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깨비 깨비 참도깨비는 우리 나라의 진짜 도깨비(그래서 참 도깨비죠) 이야기 16편을 묶어 놓은 책입니다. 진짜 도깨비라니 그럼, 우린 이제까지 가짜 도깨비만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이 책을 쓰신 김 종대 선생님은 <한국 도깨비담 연구>로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니 근거없는 이야기는 아닌가 봅니다.선생님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도깨비의 참모습을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쓰셨다 하니 정말 우리나라 도깨비를 사랑하시는 분인가 봐요. 선생님 말씀으로는 일본 도깨비 오니가 우리나라 도깨비로 둔갑한 거래요. 원래 우리나라 도깨비는 뿔도 없고 뾰족뾰족한 못이 박혀 있는 도깨비 방망이도 없대요.우리 도깨비는 몸에서 누린내가 나긴 하지만 몸집이 크고 털이 많고 사람과 비슷하게 생겼다는군요. 그리고 일본의 오니처럼 무섭지가 않고 장난도 심하고 사람들과 친숙하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나쁜 마음을 먹으면 단박에 벌을 주기도 한대요. 또 도깨비는 사람이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람들 속에서 살고 싶어 한다 하는군요.우리가 너무나 즐겨읽는 혹부리 영감이 일본의 동화라고 하니 참 한심한 일이긴 하지만 이미 우리의 정서가 일본의 나쁜 귀신 오니에게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으니 바로 잡자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올바른 검증을 거친 이런 책을 많이 읽어야 우리 아이들의 머리 속에서 우리의 도깨비가 올바른 모습으로 다시 살아나리라는 생각이 드는군요.이 책은 초등 3, 4학년정도 되어야 혼자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저학년이라도 엄마가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우리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