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툴툴 2003-11-09  

퍼온 글-방문하신 분 즐겁게 웃다 가세요.같이 웃어주면 좋으련만..지송.
어제는 지하철을 타고 학원에 가는데,
부산역에서, 고3쯤 되보이는 남정네+_+ 둘이가 탔다,
그 둘은 둘 다 손에, 두꺼운 책을 한 권씩 들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주먹이 불끈 쥐어지며, 이나라의 교육 현실이 바껴야 된다고 생각했다.-_-;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 둘은, 곧 맞은 편에 나란히 앉아, 조용히 책을 보며, 필기를 하며 앉아 있었다.
정말 할 일 지지리도 없는 나는, 그들이 꺼내는 펜 색깔을 더하면 무슨 색이 될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_-
갑자기, 한 녀석이 다른 한 녀석에게 물었다.
"준현이, 니 만두얘기 아나?"
한 녀석 이름은 준현이었다+_+
그러자, 그 준현이라는 녀석은, 말하는 사람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대답했다.
"몰라-_-"

난 배웠다. 초등학교 다닐때 말하기 듣기 시간에는,
사람이 말을 할 때는 말하는 상대의 눈을 쳐다봐야 하는 거라고.-_-
그러자, 말을 꺼낸 그 녀석이 말했다.

"그럴 만두 하지.-_-;;"
순간적으로 분위기가 싸해졌다.
그 라인에 앉은 모든 사람과 그리고 내가 앉은 라인의 모든 사람이 그들을 응시하기 시작했다-_-
그리고 나 역시 그 둘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뭔가 일이 터질것 같아서-_-

아니나 다를까, 준현이는 서서히 고개를 들더니, 씨익(^_^) 웃으면서 말했다.

"지훈이, 니 수박 얘기 아나?"

그 녀석 이름은 지훈이었다.-_-
지훈이는 한참 생각했다.-_-
자기도 당할까봐.
그러자 준현이가 말했다.

"그럴 수 밖에.-_-;;"( 그럴 ★수박★에..-_-;;)

으하하하-_- 귀여운 녀석들,
나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다시 바라보았다.
지훈이는, 한참 동안이나 준현이를 죽일 듯 바라보았다.-_-;
그러다가, 지훈이가 다시 입을 열었닷!!! +_+

"준현이, 니 참외 이야기 아나?"

난 그 답을 알았다.-_- "이 참에 알아둬라" 이거라고 생각했다.-_-
맞았다,

준현이는, 피식,-_- 가소로운 웃음을 흘리면서 말했다.

"이 참에 알아둬라 아니가?"

지훈이는 +_+ 허걱.-_- 이런 표정으로, 준현이를 바라보았다.
준현이는, 이제 자신의 승리를 확정지으며,
다시 공부에 몰입하려고 하는 그 순간!!!!!
지훈이가 결정타를 날렸다.

"니 설탕 얘기 아나?"

설탕얘기라....-_-
내 머릿속에는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들이 지나갔다.
설탕, 그럴 설탕? 아니야, 이럴 설탕?
나 뿐만이 아니라, 그들을 보고있던, 모든 사람들이 설탕얘기를 취향대로 생각하는 듯 했다.-_-;

준현이가 서서히 입을 뗐다.

"모...모..모르겠어.-_-"

그러자, 지훈이가 말했다.
.
.

.

.

"이럴 슈가

 
 
툴툴 2003-11-10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처없는 클릭!가슴에 꽂힙니다.이렇게 찾아주시다니...에고이스트님과 버드나무님땜에 전 늘 웃고 사는걸요.^ㅡ^

_ 2003-11-10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처없이 클릭속에 몸을 묻고 돌아다니다 인사도 없이 대뜸 글 남깁니다.

푸우님의 배려덕에 즐겁고 웃다간 사람중의 한명이라고 ^^

(안녕하세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

ceylontea 2003-11-11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 슈가~~!!

책읽는나무 2003-12-13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부산에도 저렇게 멋진 아이스맨이 둘씩이나 있다니.........
정말 이럴 슈가 있습니까??.........(윗글들의 제목을 보고 똑같은 이럴 슈가라서 읽으면서 신기해하면서....실론티님이 오타를 쳤나?? 혜경님이 오타를 쳤나?? 알라딘이 오타인가?? 한참 생각했는데.....여기서 그해답을 얻었네요..^^)
처음 들어와 남긴다는 말이 이거라니....제가 더 아이스맨의 여동생같네요......
덕분에 실컷 웃고갑니다....아이들의 발상의 전환코너도 넘 멋지네요..ㅋㅋ

툴툴 2003-12-13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 슈가가 누군가에게 고뇌(?)의 시간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ㅋㅋ
해답을 찾으신 기쁨을 함께 나누며 저도 짝 짝 짝 ㅋㅋㅋ.
이럴 슈가 덕분에 책읽는 나무님도 만나고..닉네임을 이럴 슈가로 바꿔버리면 어떨까요.푸우는 제 둘째 아이 닉네임이거던요.
 


ceylontea 2003-11-02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알라딘 서재를 나가려다가... 문득 푸우님 서재에 시 한편 적고 나가고 싶어서 다시 들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류시화님의 시를 적고 갑니다...
류시화님의 시중에서 무엇을 적을까 고민하다가.. 그레도 이 시가 제일 대표적인 시라는 생각에 적어보았습니다...
시와 다시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럼.. 이만 총총... ^^
 
 
 


툴툴 2003-11-02  

즐거운 편지 -황동규-

내가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ceylontea 2003-11-02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그새 아름다운 시를 많이 적으셨네요...
시를 읽는 것 참 좋지요...때론 소리내어 읽어보기도 합니다.. 느낌이 많이 다르거든요...
그리고 때론 이렇게 한 글자 한 글자 음미하면서 키보드를 두드려보면(종이에 적을때도... ^^), 소리내어 읽을때보다 시향에 흠뻑 빠질 수 있어서 좋아요..
황동규님의 "즐거운 편지" 도 정말 아름다운 시입니다.. 수첩에 적어서 가지고 다니면서 시 생각날때마다 읽곤한답니다.
음.. 그러고 보니 요즘은 시를 많이 안읽었습니다...
문득 옛생각이 나서 윤동주님 시집도 한권 샀습니다... 전에 있었던 것은 제가 중학교 다닐때 선물 받은 것이었는데... 세월따라 사라져버리고 없더라구요..
시는 어느 계절에 읽어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가을에 읽는 시가 더 좋습니다.. 낙엽지는 쓸쓸함을 시가 채워줘서 그럴까요?
푸우님 덕분에 아름다운 시 마음껏 즐기다 갑니다.. 시 읽고 싶으면 푸우님 서재로 오겠습니다..
 


달아이 2003-11-02  

오랜만에 도종환님 시를 보네요...
한때 도종환님 시집 들고다니면서 읽던 기억이 새삼스럽습니다.
<접시꽃 당신>이던가요.
김용택님 <나무> 시집 읽은 뒤로 시 읽어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니 원...
오랜만에 시 향기 흠뻑 맞고 돌아갑니다.
추워진다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툴툴 2003-11-02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그리움같이 좋아했던 시들이 있었는데 실론티님 서재에 갔더니 마침 시가 있어 생각이 나 올려 보았습니다.제가 보고싶을 때 늘 보려구요.황지우님의 시집을 학교 도서관에서 읽으면서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참느라 정말 애 먹었던 기억..지금도 생생합니다.시가 그렇게 재미있으리라고는..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달아이님도 겨울 맞이 잘 하시구요,날이 추워져서 그런지 서재에 자주 들르게 되네요.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고 싶은 밤입니다.
 


툴툴 2003-11-02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황지우-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을 이루며

갈대숲을 이룩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기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들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기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