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해석 - 안병무전집 1 안병무 전집 1
안병무 / 한길사 / 1993년 1월
평점 :
절판


안병무의 민중신학은 크게 말해서 탈식민 담론에 속하는 실천적 성격의 제3세계 신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에 남미의 해방신학과는 유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부정한 현실세계를 단호히 비판한다. 이것은 독재정부에 항거한 안병무의 삶으로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안병무 전집의 첫 번째 권인 <역사와 해석>은 3부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는 '고전(古典)으로서의 성서'이고 2부와 3부는 각각 구약과 신약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 1부는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대목이 아닌가 싶다. 신학적 전문지식이 전무한 사람도 이해하기 쉬운 말들로 설명했고 성서를 해석하기 전에 성서의 의미를 말해주고 있다. 성서는 고전으로서 인간사의 온갖 것들이 실려있는데, 성서를 보는 눈을 과학적 관점으로만 고정시키거나 지엽적인 사실들에만 둘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해석으로, 그 성서 안의 역사주체를 민중(오클로스 ; 민중)이라고 각각 선명한 예를 들어서 말한다.

2부와 3부에서 다루는 구약, 신약은 <역사와 해석>이라는 책 제목에서 어긋나지 않게 역사적 해석으로 다시 쓰여지는 성서이다. 신학과 사회학에 무지한 나로서는, 안병무의 사회학적 눈으로 보는 성서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나는 정확히 이해하기 힘들다. 다만, 그의 민중적이며 실천적인 신학이 한국이라는 '지금 여기'의 시공간에서 어떻게 성서를 다시 읽어내는가를 조금씩 감지할 뿐이다. 나는 <창세기>의 창세설화가 두 화자의 목소리가 겹쳐지는 바람에 성서의 시작부터 어긋남을 보여준다는 사실, 그 이상으로 '따라서 우리에게는 이 역사 안에서의 현재에서 책임지는 존재로 살아가는 길만이 남아 있다.(168쪽)'라는 말을 기억해야 하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