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당선시집 1998
송주성 외 / 문학세계사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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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는 명백한 그 한계와 폐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문단의 입구이자 잔치이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당선시들을 모아놓은 일종의 스크랩북이다. 그래서 이 스크랩북은 시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찾아 읽혀지는 영광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시집에서 1998년이란 기점에 새로이 들고 일어난 詩싹들의 얼굴 윤곽을 어느 정도 가늠하는 것은 가능하리라.

5년이 지난 이 때에, 내가 발견한 낯익은 이름은 손택수 하나뿐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때의 손택수는 모어의 부드러운 살결과 강물 같은 서정을 보여주는 시들을 써내고 있었다. 이외에도 다른 '견습시인'들의 시들도 저마다 기성시인들 이상의 상상과 언어의 빛남을 자랑한다. 펜이 지나간 자리마다 찬란한 시의 족적을 남기는 시인은 많지 않아서 기성시인들의 시집에 들어있는 모든 시가 값진 시는 아니다. 그러나 시가 아직은 마침표가 아니고 물음표인 견습시인들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쓰고, 그리고 고르고 고른, -- 그래서 '칭찬 받은 시'들만을 엮은 이 시집은 그보다 좀더 치열하다. 지금은 그들이 어떤 시를 쓰고, (혹은 시를 쓰지 않고 있는지도...) 어떤 삶을 살아내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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