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미어스 1부 - 상 - 사마르칸트의 마법 목걸이 바티미어스 3
조나단 스트라우드 지음, 최인자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띠에는 이런 광고 문구가 적혀 있다.

<해리포터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 아직 바티미어스를 모르는가?> 라고.

해리포터가 나온 이후 많은 마법사들이 서점에 나왔다 사라졌다.

이런 식의 광고 문구에 낚여서 대런 샌과 레모니 스니캣,

마법사 덩컨 같은 책들을 열심히 구매했지만,

해리포터 가진 매력에 능가하는 혹은 견줄만한 책을 만난 적이 없다.

그 만큼 해리포터는 강력하고도 치밀했다.


어느 날 갑자기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입학 안내서를 받은 해리.

작고 소심한데다가 가족에게 외면 받고 있는 불행한 이 소년이

강력한 마법사 볼드모트를 이겨낸(비록 부모님의 희생을 안고 있긴 하지만)

마법사 세계의 유명인이라니....

시작부터 흥미를 자아낼 수 있는 완전 무협지적인 설정에...

마법 세계의 묘사는 유쾌하고 치밀했으면 너무나 신나고 환상적이었다.


9와 1/2 플랫폼에서 타는 열차.

유령인간이 모는 버스, 그리고 절대 빠질 수 없는 나는 빗자루와 퀴디치.

거기다가 개성 넘치는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위험 속에서 친구들과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구해내는 해리의 모험.


늘 새로운 학기에 시작돼 학년이 마치는 1년 동안 해리포터의 환상적인 모험과

신나는 이야기를 시작하면 끝나기 전에는 절대 놓을 수 없는 마법을 가진 이야기다.


그러면 이 바티미어스는 어떤가?

대체 역사물이기 때문에... 환상적인 세계가 제한되어 있다.

런던의 상류층(정치가)들은 대부분 마법사다.

(자신의 마법을 뽐내고, 다른 사람의 마법을 폄하하려는 마법사들은 어쩐지 해리포터의 말포이와 그의 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전형성을 가지고 있다)  마법사가 평민을 지배하는 현재의 런던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해리포터에서 꼼꼼히 묘사한 마법세계를 만나기는 어렵다. (해리포터가 1년 동안의 생활을 그려내는 반면, 바티미어스는 아흐레 동안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른들과 달리 시시각각 조여 오는 위험을 감지한 것이나,

또 그걸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소년 마법사라는 점에서는

해리포터와 나타니엘이 비슷하다. (외모도 비슷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렇다면 바티미어스는 해리포터를 비슷하게 쫓아가는 아류작일 뿐인가?

절대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선택된 소년인 해리포터와 달리 나타니엘은 버려진 소년이다

(오직 버려진 아이들만이 마법사가 된다. 

마법사들은 성직자와 같은 이유로 아이를 갖지 못한다)

버려졌다는 상처를 갖은 소년은 말 없고 조용하며 소심하지만 호기심이 강하고 기억력 좋아 마법사로서는 완벽한 조건을 갖춘 셈이다.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소년은 그 자부심을 깨뜨린 마법사 러브 레이스에게 복수하기 위해 중급요괴 바티미어스를 소환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물론 추리소설이나 액션 소설로 취급한다면

이 책은 엉성한 구성과 김 빠진 액션이 전부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이질적인 두 존재,

솔로몬 왕의 소환을 받았을 정도로 역사 깊고 말 많은 바티미어스와

어리고 겁 많지만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큰 나타니엘의 우정은

읽은 사람을 흐뭇하게 만든다.


겁쟁이, 기회주의 언더우드의 엄격한 훈육을 받아

적당한 역할모델을 찾을 수 없었던 나타니엘에게

바티미어스는 완벽한 아버지 상인 듯 보인다.

나타니엘의 계획에 동참하기도 하고,

배고픈 나타니엘에게 먹을 것을 갖다 주거나 외부의 적에서 안전하게 보호해 주기도 하고

나타니엘이 세운 뜻을 이루기 위해서 무리인 줄 알지만 (물론 나타니엘이 협박하기도 했지만) 나타니엘을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완전 부모와 자식 관계다)


그렇다고 바티미어스가 얻은 것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주문의 게약에 묶여 늘 인간의 이기심에 조종당해야 했던 바티미어스 또한 아직 어리고 순수한 어린 마법사가 자신이 벌인 일을 수습하기 위해 목숨을 걸는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 속에서 수만 년 동안 가슴에 쌓인 인간(혹은 마법사)들에 대한 불신을 조금이나마(?) 씻어낼 수 있었다. 


좀 엉성한 추리소설에, 김 빠진 액션, 거기다가 치밀하지 못한 마법세계를 창조했지만

나타니엘과 바티미어스의 캐릭터와 우정만큼은 읽는 내내 유쾌하고 즐겁게 만들기 충분하다. 해리포터 만큼이나 다음 편이 궁금해지고 또, 지금 제작되고 있다는 영화도 기다려지는 책, 바티미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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