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필리프 반델베르그를 좋아한다. '역사소설' 과거의 어느 구석의 사실이 현재와 엇갈려가며 자아내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펙터클(무슨 영화 광고같지만 진짜 그의 작품은 그렇다) 거기다가 어디까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상상인지.. 진.짜. 그.럴.듯.하.게 그려내고 보는 즉시 빨려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단연코, 그의 작품을 다 읽기 전에 딴일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그의 신작 '네로 그 광기와 고독의 황제'도 네로를 둘러싼 스페터클이라고 생각했다. 음... 그렇지만 나의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져버렸다.
이번 네로 이야기는 소설이 아니라 다큐멘터리다. 오랫동안 네로와 서기 1세기 경의 로마에 대한 무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네로의 삶을 재구성해 낸 것이다. 그리고 네로를 통해서 그 당시의 로마인들의 삶을 만화경을 보듯이 그려냈다. 다큐멘터리라서 지겹고 지루할 듯 보이지만, 왠만한 소설보다 재밌다.
(참.. 로마놈들 사는게 미국놈들 같더군. 도시에 인구는 많고, 실업자들은 넘쳐나고, 그 실업자들의 삶을 지탱하기 위해서 계속 전쟁을 벌여야 하고, 황제는 로마시민의 삶을 책임져야하고.. 또 실업자들이 소요사태를 벌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서커스와 스포츠를 개발해야 하고.. -_- 휴... 맨날 지들끼리 권리다툼하고.. 재판에서 말 잘하는 놈이 승리하고.. 미국이랑 뭐가 다른데?? 이렇게 나라는 개판인데도, 잘 돌아가는 것까지 똑같더군)
이 책을 다 읽고 이놈의 반델베르크의 출신성분이 너무나 궁금했다. 그의 소설은 매번 '기독교'사상을 조롱하고 비웃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야!!! 너 무신론자지?? 생각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무신론자 같지는 않다. 나같은 무신론자는 하나의 사상을 조롱하고 비웃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신경을 쓰느니.. 차라리 딴 짓을 하지.. 늘 역사소설, 역사 다큐멘터리를 이야기 하지만.. 종교를 비웃고 조롱하는 이유는 뭘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정말 재밌는 소설같은, 현재같은 다큐멘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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