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걸 - 에드거 앨런 포 상 수상작, 블랙 캣(Black Cat) 9
T. 제퍼슨 파커 지음, 나선숙 옮김 / 영림카디널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추리소설은 다른 소설에 비해서 몰입이 빠르다. 살인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처음부터 휘두르기 때문이다. 누가 왜, 피해자를 살해했는가, 그리고 작가가 쳐 놓은 함정을 잘 빠져나와, 탐정보다 먼저 범인을 잡아 낼 수 있는가? 살인이 일어나고 얄밉기 짝이 없는 자퍽 탐정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작가와 독자와의 두뇌 게임이 시작된다 반전을 맞추느냐, 마느냐... 추리소설은 지루할 틈이 없다.

 근데 캘리포니아 걸이 추리소설이라고?

 물만두님의 근사한 책평에 홀려서 이 책을 구입했다. 특히나 영림 카니날 시리즈는 실패할 확률이 가장 적다. 더욱이 에드거 앨런 포 상을 받았다. sf계의 휴고 상만큼이나 확실한 보증수표가 아닌가? 캘리포니아 걸에 대한 나의 기대는 하늘처럼 치솟았다.

 두툭함 책.. 읽기 편한 편집..

탁월하지 않지만, 안정적인 번역...

그러나 고백하자.

이 책만큼 어렵게 읽은 추리소설은 없었다고...

 

자넬은 60년대의 젊은 그 자체다. 프리섹스, 환각제, 록 음악과 동성애.

그녀는 60년대 젊음의 상징이었고 그녀는 보수적 권위에 의해서 목이 잘려나간다.

 그녀의 범인을 너무나 잡고 싶어했던 세 남자.

그러나 그들은 목적을 위해 보수와 악수를 나누며 조금씩 삶아 남기 위해 변절해 간다.

그러나 데이비드는 결국 자신의 본모습을 찾고

닉은 어른들처럼 변절을 해버리고

앤디는 도피를 선택한다. 

 그게 60년대 젊은이들의 선택이고, 그들이 만든 미국이 현재의 미국이라고 이야기 하는 듯 하다. '가지고 도망치기에 너무 큰 것이 진실'이라는 작가의 말대로 36년이 지난 어느 날 진실을 외면하고 도피를 택했던 앤디에 의해서 진범은 잡히고 만다. 결국 정의는 승리하는 것인가? 그 정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피해자?? 자넬폰의 죽음에 연관지어지지 않은 인물이 있을까? 60년대를 보낸... 그들 모두에게 말이다...

 읽기는 힘들지만, 읽고 나면

다 해질 무렵 붉게 물든 석양을 배경으로

누군가 공들여 놓은 듯한 모래성이 파도에 씻겨 가는 풍경이 그려지는... 무척이나 안타깝고 허무함이 느껴지는 책...

그러나 누군가 우리의 80년대를 캘리포니아걸 처럼 그려내줬으면 하는 기대가 생겨나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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