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공동묘지 - 상 밀리언셀러 클럽 33
스티븐 킹 지음, 황유선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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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난 이 책을 먼저 보기 전에.. 영화를 봤다. 한 10년전 쯤으로 기억이 된다.

마지막 장의 장면은 영화와 거의 흡사하다.

삐걱거리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무조건적인 반사작용으로 그 마지막 장의 장면이 떠오른다.

그만큼 무서웠고, 지긋지긋했으며, 안타깝고, 화가 났다.

스티븐 킹은 대중작가다. 그렇다고 톰 클랜시나 로빈 쿡의 소설처럼

새로운 정보(의학이나 밀리터리)를 통해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대중작가가 아니다.

백인 중산층 가장(家長)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을 흔들어 깨워...

선택하게 내몬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를 찐득찐득한, 절대로 피할 수 없는 

한 여름 불쾌지수를 높이는 습도처럼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공포로 밀어 넣는다.


물론 이 책도 그렇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

냉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죽음은 삶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성적으로 안다는 것과, 감성적으로 받아드린다는 것은 다르다.
그러나 죽음은 받아드릴 수 밖에 없는 것이기에..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성적으로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감정적으로도 받아드린다.

 

그러나 방법이 있다면?

죽음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떡하겠는가?

스티븐은 30대 젊은 가장 루이스에게 묻는다.

비록 되돌렸지만, 전과 똑같지는 않다. 그래도 되돌라겠는가?


루이스의 딸 엘리는 노마할머니가 나이 들고 쇠약해져 결국 숨을 거뒀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자신의 작은 고양이 처치가 죽는다는 것은 받아드릴 수가 없다. 죽음을 삶의 일부분으로 딸에게 교육시키려 노력했던(그래서 레이첼과 다퉜던) 루이스도 아들 게이지의 죽음 앞은 받아드릴 수가 없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키는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게이지의 죽음을 되돌리려 한다. 이때부터 이야기는 호러 킹 스티븐 소설답게 분위기로 옥죄어 오던 공포가 슬슬 본 모습을 찾고 인간의 이기는 가족의 파국으로 치닫는다.


그러나.. 이런 엽기적인 사건을 겪고도.. 루이스는 또 다시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게이지를 묻었을 때는 고민하느라 시간을 허비해서, 다른 것이 들어갔다며.. 레이첼의 시체는 죽은 지 하루 만에 묻는 결단” 을 내리며 삐걱거리는 발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아내가 되살아나길 기다린다.


내가 이 소설이, 이 영화가 무섭고 지긋지긋하고 안타깝고 화가 나는 이유다.

절망 앞에서... 우리는 행하는 행동의 패턴이 루이스와 다를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루이스는 문제의 본질을 찾아내려하지 않는다. 죽음을 되돌리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고민할 생각조차 없다. 대신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그저 방법에서 문제를 찾아내 고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또 그런 비극을 겪고도 똑같은 선택을 한다.  


인간이란 때로 이렇게 무섭고 지긋지긋하고 안타깝고 어리석다.

루이스도 나도, 그리고 이 글을 보는 당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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