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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라인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권미선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잘 모르겠다.
예전에 세폴베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눈물이 나곤 했는데.. 왠지 <외면>부터는 그의 문제의식에 공감하지 못하겠다.
그는 동시대적인 작가다. 통사적인 역사해설보다는 횡적분석에 탁월한 느낌이다.
그래서 현.재. 우리가 잃고 있는 것들..
우리가 고통받고 있는 것들..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것들의
작은 면면을 잡아낸 큰 감동을 준다.
귀향에서 황금을 찾아 떠난 두 공산주의자의 '아이러니'쯤을 기대한 나에게 '핫라인'을 지루함 그 자체였다면..
그의 꿈을 이해하기엔 내가 늙었다는 의미일까?
시골형사 카우카만은 문명과 거리가 먼 파타고니아에서 가축도둑을 잡는 일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어디서 불이 났는지.. 어떤 나무가 불타고 있는지.. 바람이 가져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남자.
그런 그가..
연쇄 가축도둑인 유력 장군의 아들을 체포하자그는 사회에서 폭력적인 형사로 낙인찍히고.. 도시로 보내진다.
성범죄 관련 기관에서 일하게 된 카우만.. 그는 섹스폰 산업과 관련된 거대 음모를 알게되고.. 그 음모를 밝히기로 결심한다.
왠지.. '공공의 적' 세폴베다 판으로.. 전혀 현실이 않은 이야기에.. 세폴베다 특유의 환타지와 은유도 사라진 느낌이다.
혹시 세폴베다가 변하지 않았다면
내가 그의 문제의식을 이해하기엔..
'세상이 그리 쉬운 줄 알아? 라며 일축해버리는 어른이 되버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