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니아
어슐러 K. 르 귄 지음,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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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밝혔듯 이 이 이야기는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이네아스'에 기초해 있다.
트로이 전쟁에서 패배한 아이네아스 (헥토르와 파리스의 사촌으로 트로이의 왕족)가 트로이를 떠나 7년동안 유배생활(?)을 하다 신탁의 땅 이탈리아에 도착하고 그 곳에서 로마 건국의 초석을 닦았다는 이야기란다.

라틴어로 기록된 라비니아는 라티움의 왕녀로 신탁에 따라서 이방인인 아이네아스를 남편으로 섬기고
그를 도와 라비니움을 건국한다. 베리 길리우스의 서사시에는 트로이 전쟁 후 신탁을 따라 유배 생활을 하던 아이네아스의
마지막 종착지였던 여인으로, 그의 그림자로 기록된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르권 아줌마는 죽어버린 언어 라틴어에서 라비니아를 부활시키며
베리길리우스가 미처 알지 못했던 라비니아의 진면모(?)를 발굴(?)한다. 

전투와 전쟁, 승리와 패배로만 기억되는 영웅들의 시대.
묵묵히 신탁을 따르며 상처받은 영웅을 치료하고
승린 영웅에게 축복을, 패배한 영웅에게 위로를 건네며
긴 세월을 인내로써 기록한 여성성 그 자체로 말이다.

수려하고 아름다운 소설이다.
르권 아줌마의 다른 소설처럼 읽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읽는 재미가 솔솔한 책이다.

르권 아줌마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
그렇지 않아도.. 깊어가는 가을.. 정독할 만한 도서로 추천.


p344.
그러면 경건함이란 무엇이지?
아이네이스가 질문했다. 그 말이 생각에 잠긴 침묵을 불러왔다.
<중략>
의를 행하는 것이오.
세레스투스의 아내인 일리비아가 말했다. 그녀는 투스쿨룸 출신의
차분하고 설득력 있는 여인으로서 이제 내가 가장 아끼는 벗들 중 한 명이었다.
전투에서, 전쟁에서 의이란 무엇인가?
아이네이스가 물었다.
기술, 용기, 힘입니다. 전쟁에서 미덕은 경건함인 거죠. 싸워서 이기는 거요!
이스카니우스가 죽석에서 대답했다.
그래서 승리가 의를 만들어 낸다?
그렇습니다.
아스카니우스가 말했고 몇몇 사내들이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해할 수 없구나.
아이네아스가 특유의 조용한 음성으로 말했다.
자신이 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 일이 바로 해야 하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만일 그것들이 같지 않다면 어떡하겠느냐? 그러면 승리를 거두는 것은
패배 당하는 것이다. 질서를 받는 것은 무질서, 파괴, 죽음을 초래하는 것이다.
미덕과 경검함이 서로를 파괴하는 것이다. 나는 그걸 이해할 수 없구나.
아스카니우스조차도 그 말에 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중략>
내가 알기로, 아키테스는 아이네아스가 트로이아에 대한 그리스의 승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비록 그들은 정당하게 전쟁을 수행했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은 트로이아만큼이나 그리스에게도 큰
파괴를 가져왔던 것이다. 아마도 아이네아스는 그 얘기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10월 26일은 보궐선거 날이고... 서울시장이 새롭게 선출되는 날이다.
감히 바라건대,  미덕을 가지고 경건함 맘으로 많은 사람들이 투표했으면 한다.
비록 싸워서 이기는 것이 미덕이 아닐지라도..
제발 경건함 없는. 미덕 없는 자가 승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건함과 미덕의 의미를 잠시 생각하며..
10월 26일.. 좀더 시민을 경건하게 생각하는 후보가 서울 시장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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