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 Confession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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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본 추리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많이 보지도 않아서... 호불호를 이야기하기도 미안할 정도로
나는 일본 추리소설을 많이 보지도 않았다.
보면 볼 수록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아임 소리 마마>나 <아웃>, <악인>등이 내가 본 일본 추리소설이다.
(그외의 소설도 좀 봤지만, 가장 불편했던 소설들이기때문이 이 소설을 중심으로 쓴다)

이 소설을 봤을 때 내 느낌은  가해자가 가엾다는 것이었다.
다덜 멀쩡한 사람들을 살인하고... 도망다니는 사람들인데 말이다. 물론 과연 멀쩡했던 사람들이었는지는 뒤로 하고
암튼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았던 사람이다. 그 과정이 어쨌든지 간에 그건 큰 죄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어보면 그 범인들은 사회적으로 외톨이다.
타인에게서 무언가를 항상 빼앗긴 사람들,자신의 목소리를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누군가 그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 하나 있었다면 아마 그들은 그런 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쓰여진 것 같아서

참.. 씁쓸하다.
모든 범죄는 이유를 갖지만
그 이유때문에 용서 받을 수 있는 범죄는 없다.
더욱이 이런 식의 동정적인 용서를 구하는 소설들이 나는 파렴치하다고 느껴진다.
범죄는 범죄다.
그런 불쌍한(?) 범죄자들때문에 자신의 가족이 범죄의 위험이 놓여진다면 그들에게 동정심을 갖게 될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위와 같은 소설을 읽기 바란다.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지 말이다.
(가해자를 피해자로 뒤바꾸는 추리소설이라니.. 헐~~~~~)

또 하나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들이 있다.
"테이큰","모범시민"류다.
(줄거리만 봤고, 내용은 안봤으니... 비판하는게 옳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테이큰을 딸을 납치당한 아버지가 딸을 찾는 내용이고..
모범시민은 가족을 몰상당한 남편의 복수극이다.
대리만족으로는 속 시원한 내용이 아닐 수 없지만..
난 테이큰과 모범시민의 주인공처럼 슈퍼맨이 아니다.
만약 우리 가족이 저런 상황에 처한다면
난 아무런 복수도 할 수 없이 울화통으로 삶을 마감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저 놀라운 슈퍼맨들이 복수극은 시원하다기 보다 날 우울하게 만든다.
아무런 능력이 없는 평범한 나는 복수마저도 제대로 할수 없다.


그런데 여기 새로운 일본 영화 '고백'이 있다.
일본 영화나 만화를 보면.. 일본은 14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형사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래서 그 14세 미만이 벌인 범죄, 그리고 그로 인해서 고통 받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14살 미만의 청소년들이 벌이는 범죄가 우리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끔직한지..
아니면 법의 헛점을 노리고 어른들이 가상의 범죄를 만들어 내 영화로 소설로 만화로 소비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난 청소년들의 범죄는 처벌하기보다 계도하고 교화시키는 것이 더 옳은 방법이라는데
저 일본 사람들의 원칙에 동의한다.

우리의 주인공 유코 선생님은
14살이 안된 소시오 패스와 싸이코 패스에게 아이를 잃는다.
그래서 철두철미하게 복수를 다짐한다.
그렇다고 이 선생님은 슈퍼맨이냐?
평범한 엄마다. 평범한 엄마지만 선생님이라서 아이들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 복수는 현란한 액션이 아니라.. 담담하고 차가운 썸뜩한 미소다.

그렇지만 이 영화도 보는 내내 불편했다.
아마 범인이 14살도 되지 않은 어린아이였기 때문일꺼다.
4살짜리 꼬마를 살해하고 반성하지도 않은 채 남의 탓만 대며
또 다른 범죄를 꿈꾸는 어린 소년들이 가해자였기 때문일꺼다.

난 가해자들에게 어떤 동정 어린 감정을 갖는게 싫다.
공권력에 의한 처벌보다는 사폭력에 의한 복수가 피해자 가족들의 울화통이나 화병 예방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교화불가능한 소시오 패스나 사이코 패스라는데도 동의한다.
그렇지만 말이다, 어린 만큼 최소한 두번째 기회를 줘야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형사법적인 책임이 아니다. 최소한 자신의 죄를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시간, 혹은 계기는 줬어야 하지 않았을까?
자기가 뭔 잘못을 했는지 죄책감조차 없는 아이들에게 죄값을 묻는 것은, 용서를 구하라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가르쳐주는 것이 먼저다.
(물론 유코선생님도 가르쳐주시긴 한다. 그것이 그 선생님의 복수 방법이었지만..
그런 극단적인 선택 말고도 아이에게 죄책감을 가르치는 방법은 많았을 것 같다)


구성원 전체가 내가 살인자라는 것을 알고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다.
헐.. 이건 지옥이다.
주홍글씨를 이마팍에 써붙이고 다니는 것과 별 차이 없다. -0-
그런데 어떠한 치료도 상담도 없다.
사회적인 아무 감찰이나 보호도 받을 수 없다면 두번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시간 문제다.
(한번이 어렵지, 두번째는 더 쉽다. -_-+ 이건 범죄를 저지르라고.. 등떠미는 것과 같다)


짜여진 구성이라고?
치밀한 반전?

나 이런것 잘 모르겠다.
하지만 유코 선생의 복수를 보며 이게 최선의 방법이었을까?
한 아이를 잃은 엄마의 섬뜩한 미소의 복수.

이게 최선의 방법이었다며..
이 영화와 책에 갈채를 보낸 일본 사회를 보면..
얼마나 무섭고 섬뜩한 사회인지 몸서리가 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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