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시의 마법사 - 제3권 머나먼 바닷가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만약 사람을 죽여서 그 재능을 자신의 것으로 할 수 있다면..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난 단연코.. 이 아줌마 르권아줌마 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탁월한 식견, 기이한 발상, 아름다운 이야기.
그리고 위의 것들을 모두 아우르는 현명한 주제를 이야기 하고 있다.

어스시 마법사의 최종권 '머나먼 바닷가'도 이런 나의 맹목적 추종을 견고하게 만든 소설이다.

어스시의 마법사는 전형적인 소년성장드라마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모험이 준비된 어린 왕자와 그리고 늙은 마법사.
그리고 통치자를 기다리는 예언.

어린왕자가 늙은 마법사와의 모험을 통해서 예언된 통치자가 될 것이라고 의심할 수 없는
어디선가 한번쯤은 보고 들었을 만한 이야기 구조이다.

그러나 르권의 이야기가 아름답고 뛰어난 이유는
어린왕자가 겪게 된 모험이 외부로 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린왕자는 불을 뿜는 용을 퇴치하는 것도 아니고
삶과 죽음의 경계를 휘젓는 못된 마법사를 무찌르지 않는다.

어린왕자는 치기어린 소영웅주의, 스스로와 타인에 대한 의심을 딛고
자연에 동화하는 법과, 우주  질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결과가 아닌 과정을 통해서 그는 성장한다.

작가가 만들어낸 세상 속 이야기이니 만큼 읽는 시간도 집중력도 필요한 소설이지만,
읽고 나면 하루종일 마음 속에 머무는 묘한 여운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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