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금파리 한 조각 1
린다 수 박 지음, 이상희 옮김, 김세현 그림 / 서울문화사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우리나라 작가가 뉴베리상을 수상했다고 해서..
거기다가 그 작품의 배경이 12세기 고려라고 해서..
별로 탐탁치가 않았다.
미국 사람들은(뉴베리상은 미국 상이니까) 접하지 않은 이야기이기때문에
이국적인 냄새를 풀풀 풍기는 소재라서 받은 상 아닌가?
하는 왠지 삐닥한 시선을 이 책을 시작했다.
그래, 얼마나 잘 썼는지 내 봐주리라 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두둥...
이 책을, 원서로 읽으면서 정말 한페이지 한페이지가 아까웠다.
고운 이야기라서.. 한페이지 한페이지 너무너무 고운 이야기라서..
어느순간 사랑에 빠졌다.

버섯에서 이름을 따온 목이.. -0-
그래 씨앗의 도움 없이 자라는 목이란 이름은 고아소년에게 잘어울린다는 구절을 읽을 때부터..
아니 그 전에 노동은 사람을 품위있게 만들지만 도둑질은 그렇지 못하다란 두루미 아저씨의 이야기를 읽을 때부터 이 책과 사랑에 빠졌다.

고아 목이는 우연한 기회에 자기 공인인 민씨와 인연을 맺게 되고 그의 제자가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다.  묵묵히 자신의 일이 최선을 다한 목이는 민씨를 궁정 장인으로 만들고 그의 수양아들이 되어자신의 꿈인 자기 공인이 된다.

그래 스토리를 단순하고 명료한데다, 군더더기 없다.
하지만 난 이 책과 사랑에 빠지게 한 것은..
목이를 키워낸 두루마 아저씨 때문이다.

거지인 주제에, 다리가 하나 불편하면서도  자긍심을 가지고 삶에 본질을 꿰뚫어 봤던 사람 두루미 아저씨. 절대로 초라하지않고 뻣뻣하지도 않으며 감사에 인색하지 않지만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뭐든지 했을 사람.

자신의 고아 소년 목이의 성장을 기특한 눈으로 바라보며
언제나 조용히 응원하며 사랑했던 사람... 

이 아저씨가 어린 목이를 가르쳤던 것들을 살펴보자.

1권 p 19
낟알을 줍는 것은 시간과 힘이 드는 일이기 때문에 떳떳한 행동이라고.
하지만 훔치고 구걸하는 일을 사람을 개나 다름없이 만든다고 배웠다.

1권 P 83
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일 때문에 속상해하는 건 어차피 우리 모두에게 시간 낭비일 뿐이야.

1권 P 140
만일 누군가 어떤 발상을 혼자서 간직하고 있을 경우에
그 발상을 몰래 취하거나 속임수로 손에 넣는다면, 그건 도둑질이라고 볼 수 있어.
하지만 그 사람이 자신의 발상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는다면,그 발상을 그 때부터 그 사람만의 것이 아니지. 온 세상의 것이 되는 거야.


2권 p24
네 마음은 네가 송도까지 갈 것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 하지만 네 몸한테는 그 사실을 일러주면 안돼.  언덕 하나, 골짝기 하나에, 하루. 이처럼 한번에 하나만 생각하게 만들어야해. 그러면 발걸음을 떼기도 전에  마음이 지치는 일이 없을 꺼야. 하루에 마을 하나씩, 목이야. 이게 네가 송도까지 갈 방법이야.

P 35
목이야, 문을 당아 버린 바람이, 다른 문을 열어 주기도 하는 거야.

p.53
여행 중에 온갖 어려움을 다 껶게 될 텐데, 가장 위험한 대상은 사람일꺼야.
동시에 네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순간에 기댈 수 있는 대상도 사람이고 말이야, 목이야.
이 점을 꼭 명심해. 그러면 여행을 잘 하게 될거야.

p.72
하지만 죽음 속으로 뛰어드는게 진정한 용기를 보여주는
유일한 길은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지. 

 
이 책은 어린 소년 소녀들에게도 좋을 듯 싶지만..
난 어른들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소년을 올곧게 기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봐야하는지..
두루미 아저씨가 세상을 바라보고, 또 한 소년을 사랑했던 방법을...
이 책에서 배웠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