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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밀리어네어 - 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책보다 영화를 먼저봤다.
영화를 보면서.. 쏟아진 악평들..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를 석권한 영화치고는
영화 기자들에게 그런 악평을 받다니
쩝쩝쩝..
난 꽤 괜찮았는데...
소년이 1억루피를 얻기 위해 그가 지불해야 했던 댓가는 그의 인생이었다.
문제 하나하나에 그의 상처에 베어나와 틀리려고 해도 틀릴 수가 없었던 문제와 직면하면서
답을 푸는 내내 '이 문제를 몰랐다면...' 이라는 서슬퍼런 슬픔과 맞닿게 된다.
아푸다고 칭얼거리지마라.
그 아품이 언제가 너에게 1억루피에 맞먹는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이 정도의 주제라면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를 석권할만하지 않은가?
내, 원작까지 보고 이 영화에 악평을 해댄 기자들을 잘근잘근 씹어주리라..
맘먹고 이 책을 주문했다.
근데 헉!!! 소리가 튀어나왔다.
헉!
헉!
헉!
그래, 다 좋다. 이 영화가 경제침체로 어려운 미국 상황에 어울려 이런저런 상을 다 받을 만하다.
그런데.. -_-+ 젠장!!!
이 영화가 어떻게 각본상과 각색상을 받았는지, 영 알도리가 없다.
이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과도 같은 책을, 그딴 헐리우드 드림을 성취하는 값싼 싸구려 시나리오로 탈바꿈 시켜놓고 어떻게... 그 평론가과 심사위원들은 출품작을 하나하나 챙겨보시느라고 바쁘셔서, 이 영롱하고 재치있는 소설은 안본 모양이다.
이 책은, 이 영화가 담고 있는 그 싸구려, 혹은 토 나오는 미국적 정서로 대체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 영화에 수만가지 상을 안긴 주제를 포함해서 말이다.
일단 주인공은 우리의 순수하고 순결한 '살림'군이 아니다.
영국식 영어를 할 줄 안다는게 유일한 장점인 '람 모하마드 토머스'라는 힌두어와 이슬람 그리고 기독교식 이름을 가진 고아소년이 주인공이다.
한번도 따뜻한 사랑을 받아 본 적 없고, 한번도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본 적이 없어
생존의 기술만큼은 탁월한 소년.
언제나 누군가의 인생을 기웃거리며, 받아보지 못했던 사랑을 베풀고, 보호하고 싶어했던 정의롭지만 순수하지 못한 소년이다.
아...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영화에서는 싸구려 동정심으로 가득찬 시선으로 인도를 바라봤지만 (아.. 인도인들이 그 영화를 보면 얼마나 할 말이 많을까?) 이 책은 인도의 현실을 그대로 들어내고 있지만, 재치와 위트를 잊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인의 모두 공감 할 삶에 대한 진실을 가지고 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구질구질한 폭력과 부패로 가득찬 인도에 대한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이 책을 꼭 봤으면 좋겠다.
영화보다 100만배 좋은, 인도의 진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삶의 페이지페이지마다 베어나온다.
p.311 영화가 시작됐다.내 취향의 영화는 아니었다. 산적한 문제와 싸우는 가난한 중산층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한숨과 누물로 뒤범벅된 영화였다... 우리의삶을 사실적으로 보여준 영화이긴했지만, 그런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길 건너편 이웃집에서 언제라도 볼 수 있는 일을 영화에서까지 봐야 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 왜 발리우드가 그렇게 유치 찬란한, 뮤지컬도 아닌, 액션 영화도 아닌, 로맨스도 아닌 영화만 만들어내는지... -_-+ 한꺼번에 팡!! 하고 터지며 이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