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벤트리 로버트 A. 하인라인의 미래사 시리즈 2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배지훈 옮김 / 오멜라스(웅진)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나에게 현기증을 유발하는 작가가 둘있다.
그 중 하나는 아서 클라크. 또 다른 작가가 바로 하인ㄹ인다.
(헉.. 둘다 SF거장이얌.. ㅠㅠ)
아서 클라크는 공간에 대한 묘사가 끝내주는 작가다.
'낙원의 샘'에서나 '라마와의 랑데뷰'를 봐라.
섬세하게 묘사된 공간에 현기증이 난다.
(난 덱스트를 공간화해서 상상하는 것이 어려운, 공간지각력이 부족하다)

하인라인은 아서 클라크처럼 공간묘사가 탁월한 작가는 아니다.
물론 그가 그려 놓은 미래 세상의 밀도는 끝내준다는 말이 어울리다.
누구나 인정하는 SF소설의 대가, 하인라인이 나에게 현기증을 유발시키는 이유는 인물 때문이다.

그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신체건강한 젊은 백인이다. -0-
물론 백인작가가 흑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것만큼 꼴불견은 없을 테지만..
그의 주인공은 어쩜 그리 주인공스러운지 모르겠당.

naive란 단어는 순진한, 혹은 고지식한으로 번역되지만  (특히 젊기 때문에 )세상을 모르는,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 하인라인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naive하다.

처음에는 세상을 모르고 이용당하더마 어느 순간 세상을 맞서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들의 목표에는 갈등도 없고 주저함도, 두려움도 없다. 어려움은 젊음으로 극복해 나가고
끝내 목표를 이룬다.
(하다못해 '프라이데이'에서의 주인공은 인조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외모와 완벽한 신체를 가지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 젠장. 아름다운 외모와 완벽한 신체가 아니면 주인공 못하냐?  하인라인의 소설은 헐리우드냔 말이다)

그래 많이 양보했다. 모든 소설이 이러하지, 별다를 것 있겠냐만은..
하인라인소설에는 절대 나오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노인, 혹은 어른이다.

서사문학에서의 어른들은 여러가지 역할을 하게 마련이다.
내가 좋아라하는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 '켄지' 시리즈의 어른은 켄지의 아버지다.
그 소방대원 켄지의 아버지는 켄지의 반모델로 켄지를 폭력속에서도 절대 정의를 잃지 않는 경계가 되어준다.  호그와트의 교장선생님 덤블도어는 자신의 목숨을 바쳐 해리포터를 보호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넘의 하인라인 소설에서는 이런 롤 모델이든지, 반모델이든지 간에 어른들은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  


제정일치의 사회. 예언자를 지키는 존라일은 성처녀 주디스에게 한눈에 반하고
성처녀의 역할을 알아내곤 사랑하는 주디스를 지키기 위해서 예언자를 반하는 반군에 입대한다.
지금까지 믿었던 진실이 사실은 왜곡된 진실임을 알게 된 존 라일은 전쟁에서 지대한 공을 세우며
세상을 구원한다. -0-
물론 하인라인이 말하는 세상에서 인물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왜곡된 진실과 자유를 억압하는 제도, 자유의지가 강탈된 사회에 대해서...
하인라인이 쓴 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안다.

그러나 한두 편이라면 모를까, 이런 식의 소설을 여러 편 읽고 있자니, 현기증이 나올 뿐이다.

맨날 속으면서... SF거장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또 다시 보게 되는 하인라인의 소설은 이제 정말 끊어야 할 때가 온 듯 싶당.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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