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 상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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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의 다른 루헤인의 책처럼 이 책은 구성은 끝내준다.
전세계인이 모두 알고 있는 베이브 루스가 프롤로그를 이끌며 주인공 루터와의 인연으로 몰입도를 높혀준다. 물론 베이브 루스가 에필로그를 마치며 또 다른 주인공 노라와 대니의 미래를 밝히며.
굉장히 감상적이고 서정적인 느낌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통해서 이야기를 포장하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작가 대니스 루헤인이 미국 역사 소설을 쓴다면
그 유명한 마피아 갱들의 태동기, 불법이 판치고 인권이 자리잡기 전인...
미국 1920년대보다 더 훌륭한 시대는 없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지만 솔직히 이야기 하자.
지금까지 나온 어떤 루헤인의 책보다 난 이 책이 몰입하기 어려웠다.


보스턴 경찰, 아니 보스턴의 토호 세력으로 자리잡은 아일랜드계 가족과...
자기가 저지른 범죄로부터 탈출한 흑인이 1919년 세계 제 1차 대전을 끝마치고 겪는 사건들을
가난, 마약, 범죄, 차별, 그리고 공산주의 기타등등 격변기에 마주하는 온갖 사건들을
루헤인 특유의 사건 중심으로 빠르고 힘차게 그려낸 역사소설이다.

그런데... 왜 난 재미가 없었지..

정확하게 말하자면 미국 1919년 역사에 공감해줄 만큼 너그럽지 못했고..
(미국 역사소설은 맨날 이렇지 뭐. 남북전쟁 아니면.. 금주시대 이야기)
극을 이끌어 가는 대니나 루터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내가 궁금했던 건 1919년 미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가 아니었다.
스페인 독감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망한 사건도,
(전세계적으로 천만명 넘게 사망한 최악의 전염병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은까?)
금주법을 앞두고 무리하게 맥주를 생산해서 당밀 탱크가 폭발해버린 사건도 아니었다.
맥카시 선풍 전에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뼈 깊은 증오를 보고 싶은 것도 아니었으면
보스턴 경찰이 처우 개선을 위해서 파업을 한 과정도 아니었다.

그저.. 이 사건을 통해서 한 인물이 어떻게 변화하는가였다.

그렇지만 주인공 대니는 뭐랄까... 너무나 대니같은 인물이 끝까지 대니로 살아간다.
사회의 잣대와는 다른 자신의 잣대를 가지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법이라 불리는 사회적 정의를 깨뜨리는 외롭고 지쳐버리는 캐릭터.

음.. 루헤인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인공감인 인물이다.

또 다른 주인공 루터?
흑인이라는 정체성을 타고 났고 흑인으로서 백인사회를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대니의 흑인 쌍둥이다.
둘다 준법정신 따위는 개에게 줘버리고
스스로의 가치를 위해서 목숨까지 내다받칠 인물들이다.

거기다가 이 인물들의 마지막은 어찌나 해피엔딩인지...
반전도 클라이막스도 없이
그 시대를 살아간 소설적 영웅(현실적 영웅과는 다른)들의 동화같은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젠장..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거기다가.. 왜 이렇게 책이 무겁냐고............)
소설이다.

켄지로 시리즈나 번역되길 기둘려야징..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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