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유용주 지음 / 솔출판사 / 2002년 9월
절판


길에는 땀이 묻어 있다 배개에 침이 묻어 있고 벽에는 흙탕이 묻어 있다 말에 뼈가 묻어 있다 바람에 비가 묻어 있고 풀잎에 이슬이 묻어 있고 나무에는 불이 숨어 있다 산에는 구름이 묻어 있고 하늘에는 별이 묻어 있고 감옥에는 피가 묻어 있다 사람들 가슴속에는 칼이 묻어 있다-12쪽

초심을 잊지 말자 .-19쪽

개는 못 먹는 것이 없다. 사람이 먹는 음식이면 무엇이든 따라 먹고 사람이 먹지 못하는 가래침도 먹고 똥도 먹고 풀도 먹고 흙도 먹는다. 상하고 썩은 음식도 먹고 심지어 약 먹고 죽은 까치나 꿩도 먹는다. 먹고 난 다음에는 아무 데서나 잔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지만 몰려오는 잠은 물리칠 수 없었다 보다. 방울이(시골집에서 기르던 개)가 죽었다. 잠자듯이 죽었다. 이젠 사람들이 몰려들어 개를 먹어치울 차례다.-22쪽

발자국에 때가 묻으면 신발이 무거워지고 신발이 무거우면 몸이 무겁고 몸이 무거우면 영혼 또한 무거워 지는 것이니, 걷는 일도 반성하라. 거을면서 반성하라, 네 발자국 소리를 잘 들어라.-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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