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경삼림 (重慶森林)
왕가위 감독, 임청하 외 출연 / 리스비젼 엔터테인먼트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감독 '왕가위'라는 이름을 세계적으로 널리 퍼뜨리게 한 영화이다. 내가 기억하기로 나에게 있어서 제 3세계의영화는 처음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뜻 모르게 봤다가 굉장한 인상을 받아 거의 1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나의 기억속에서 생생하게 울려 퍼지고 있다.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봤다고 하지 못할정도로 걸작 중에 걸작이다.

 이야기는 두개로 나뉜다. 두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두 실연한 경찰. 두 주인공에게는 실연의 상처를 잊게 할 특별한 방법이 있다. 금성무는 거리를 미친듯이 뛰고, 양조위는 자신의 집에 있는 것들과 이야기를 하며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5월 1일은 금성무의 생일이자, 옛애인과 헤어진 날이다. 그리고 파인애플을 한달동안 사모은다. 한달동안 옛 애인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으면 그녀에 대한 기억을 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달이 되는날, 옛애인에게서 연락이 없자, 그는 사모은 파인애플을 다 먹어버리고 술집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술집에서 처음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사랑하겠다고 한다. 그녀가 바로 임청하이다. 둘은 술을 엄청마신다. 금성무는 쉬고 싶다고 하는 임청하를 호텔로 데리고 간다. 하지만, 그녀가 정말 쉬고싶어하기 때문에 그냥 그녀의 더러워진 신발을 깨끗이 닦아놓고 떠나버린다. 한 편, 금성무가 자주가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왕정문. 그녀는 늘 Mama and papas의 "California Dreaming" 틀어놓고, 캘리포니아로 가고 싶어하는 당찬 소녀이다. 경찰인 양조위에게 관심이 보였던 왕정문은 한 통의 편지를 발견한다. 그것은 양조위의 애인인 스튜디어스가 가게에 맡기고 간 이별의 편지였다. 그날 이후로 왕정문은 그의 집에 몰래몰래 들어가 그녀의 흔적을 하나씩 없애버리는데 ..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잘 만든 영화이다. 내가 그 당시 느끼지 못했던 느낌을 받았던 아주 색다르면서도 기분좋은 느낌이였다. 감탄할 정도의 재치있는 대사와 영상미, 그리고 음악들. 진짜, '중경삼림'때문에 만들어진거 같은 그런 영화였다. 3달만에 만들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뛰어난 영화가 만들어졌다니 정말 감탄사밖에 안 나온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그만의 고독함이 묻어나있다. 슬프지만 왠지 기분을 좋게 만든다거나, 더 우울하게 하거나.. 하는것이 정말 그의 영화의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중경삼림'때문에 뜬것도 많았다. 예를 들면, 왕정문이 가게 안에서 "California Dreaming"을 틀어놓고 놀때. 한 때 이 장면을 페러디한것도 생각인다. 그리고 "California Dreaming"때문에 '중경삼림'의 OST를 산 사람도 많을 것이며 아예 Mama ad papas 앨범을 구입한 사람들도 적잖히 많을것이다. 그런데, 솔직히 너무 잘 어울린다. 왕정문의 마음과 너무나도 어울린다. 발랄하지만, 어딘가 모를 슬픔이 담겨 있는..

 난 솔직히 이 영화를 한 번밖에 보질 못했다. 계속 보고는 싶었지만, 왠지 뭐라고 해야 할까 ? 계속 보면 중독될까봐 그게 걱정이 되서 그런것도 같고,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어서도 그럴것이다. 이 영화는 자꾸 보면 왠지 아까워진다. 이상하게도 말이다.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영화 속에서 묻어났던 슬픔이라던지, 우울이라던지, 기쁨이라던지, 하는 감정들이 날아갈까봐 그런거 같다. 한 번밖에 보질 못해 뭘 알겠어, 하는 사람이 있을거 같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적고 하는 것이 그 한 번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왕가위 감독은 카리스마가 넘친다. 물론, 대중성, 작품성도 있어야 하지만 난 감독의 실력때문에 관객들을 끌어모을수 있는 그런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왕가위 감독에게는 그러것이 있다. 그렇기때문에 그의 이름때문에 영화를 보는 이들도 많다. 그 중의 나도 한 명이다. 아직 보지 못한 영화들도 있지만, 굉장히 설레인다.

 지금도 "California Dreaming"을 들으면서 그때의 감상에 젖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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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2005-01-12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님도 왕가위를 좋아하시구나^^;; 이 영화 참 좋았어요.조금은 과장된 렌즈를 통해서 보여주는 이미지라든지 스텝프린팅이라든지

시하 2005-01-14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 10년 전에 느꼈던 그때랑 지금 느끼고 있는 게 같아요.

왠지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보면 늘 한결같은 마음이 들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