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크리스마스 - [할인행사]
허진호 감독, 한석규 외 출연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불치병을 앓고 있는 사진관 사진기사와 주차단속요원의 슬프고도 행복한 사랑이야기이다. 한석규와 심은하의 조화로 이 영화는 흥행을 하였다. 하지만 최고의 스타가 출연했다고 흥행을 다 하는건 아니다. 뒤를 바쳐줄만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이 영화는 신파와 신세대 멜로를 뛰어넘었고 한국영화의 멜로물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점에서 극찬을 받았다.

정원은 아버지가 물려준 작은 사진관에서 일하고 있다. 그 사진관은 늘 어느때나 소란스러웠다. 그러나 늘 추억이 있었다. 어느날 정원 앞에 다림이라는 여자가 나타난다. 그녀는 주차 단속 요원이다. 비슷한 시간에 정원의 사진관 앞을 지나고 단속한 차량의 사진을 맡긴다. 그리고 그녀는 정원의 일상이 되어버린다. 스무살의 생기가 넘쳐보이는 다림. 그의 눈에 다림이 사랑으로만 느껴지지만 정원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 정원은 자신의 모든것을 정리한다. 하지만, 다림이 나타난 후로는 계속 살고싶다,라는 생각을 한다. 크리스 마스를 며칠 앞둔 어느날 정원은 자신의 영정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그의 죽음과 함께 크리스마스 이브가 찾아온다. 정원의 죽음을 모르는 다림은 정원이 남겨놓은 자신의 흑백사진을 보며 예쁜 미소를 함박 머금는다.

이 영화는 굉장히 조용한 영화이다. 그래서 더 와 닿았던거 같다. 영화 속에서는 정원의 병명조차 알려주지 않는다. 설명을 극도로 자제한듯 보였다. 정원은 다림에게 그 흔한 한마디 '사랑해요'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서 그 말 자체가 어쩌면 사치였을지도.. 바라지도 못할 사랑에 그는 그저 체념한체 다림을 바라봤을것이다. 특히 정원이 한 밤중 이불을 덮고 울고 있는 장면을 볼때 왜 그렇게 내가 가슴이 찢어질 거 같았는지.. 차마 그 장면을 보고 싶지 않아 눈을 감아 버렸던 적도 있었다.

너무나 사실적인 영화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할 수 있을지도, 할 수 없을지도 모를 사랑이다. 처음에 이 영화를 보고 느낀 건 재밌다,였다 그리고 두 번째에서는 눈물을 흘렸다. 세번째 볼 때는 차마 플레이 버튼을 눌리지 못했다. 잔잔하고 서서히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누군든 사랑을 한다. 하지만 그 누구든 사랑에 대해 함부로 말을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슬픔 또한 알지 못하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사랑과 슬픔, 남겨진 사람과 떠나는 사람, 추억과 기억을 필름으로 옮겨 놓은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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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2004-11-10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마디로 넘 좋다^^

시하 2004-11-17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 ^ !

백귀야행 2005-09-03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봤지만, 지금도 그 느낌이 싸-하니 다가오네요. 아름답지만 마음 아픈 사랑, 그리고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