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노트북'은 2007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도리스 레싱의 장편소설입니다. 도리스 레싱은 현대 세계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20세기를 대표하는 페미니스트 작가이자 여성의 문제뿐만 아니라 인종차별, 제국주의 등 20세기의 다양한 문제를 소설을 통해 탐색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한 여류 작가가 예술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성찰하는 과정을 그린 '황금노트북 The Golden Notebook'은 그녀의 작품 가운데 가장 정교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자 레싱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책입니다. 영미문학계에서 여성해방문학의 고전으로 불리는 이 책은 현대여성의 삶에 얽힌 다양한 문제를 진지하게 풀어 나갑니다. 가부장적 신화 속에서 진실된 삶을 추구하려는 주인공 안나 울프가 쓰는 다섯권의 노트북 이야기를 통해 혼돈과 질서, 허구와 현실, 삶과 죽음의 문제 등을 밝힙니다.


다섯 권의 노트 안에는 자서전적 픽션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노트, 수기, 일기, 픽션이 다양하게 섞이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영국과 식민지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여성이 겪는 고통과 사랑, 가정의 문제를 다룬 이 작품은 페미니즘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철학적인 문제의식이 다섯 빛깔 노트에 여성의 구체적인 일상을 통해 뛰어나게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출간 이후 여성계에서는 이 소설을 주요한 페미니스트 정전으로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충분히 페미니즘을 옹호하지 않는다고 공격했습니다. 반면 남성 문학 비평가들은 무조건적인 남자에 대한 비방으로 가득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황금 노트북'이 오히려 가부장제를 거부하고 독립적이고 메마른 여성 예술가로서의 안나만을 고집했다면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다양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생명력을 유지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가부장적 편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여성이 다시 사회적으로 독립된 삶과 사랑받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조화를 이룰 수 없는 현실에 부딪히는 과정은 현대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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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서울 홍익대학교 앞은 책과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젊은이들의 거리로 유명한 이곳에 어린이와 초·중·고생, 학부모들이 가득했습니다. '제6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 때문입니다. 7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이 행사에선 전시·체험·낭독·강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토요일(11일) 이른 오후, 홍대 주차장 거리 한쪽에 어린 아이들이 우산을 받쳐 들고 옹기종기 모였습니다. 초롱초롱 빛나는 눈들이 동화책을 들고 선 까만 피부의 왈리 아줌마를 향했습니다. 콩고에서 왔다는 이주 여성 왈리는 고향 말인 '라리'어로 '카피티 평원에 비를'이란 동화책을 읽어줬습니다. 한 페이지를 읽을 때마다 자원봉사자가 한글로 번역해 다시 들려줬습니다.


아이들은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또 다른 콩고 아줌마 마리는 '아주 마음이 급한 소년'이라는 동화책을 '링갈라'어로 읽었습니다. 동화 구연이 끝난 뒤에는 아프리카 악기인 '땀땀'과 '긴차카차카'를 연주하며 신명 나는 노래를 들려줬습니다.


같은 시각 또 다른 동화 구연 행사는 궂은 날씨 탓에 실내로 장소를 옮겨 진행됐습니다. SBS 기상캐스터 홍서연씨가 '북캐스터'가 돼 동화책을 읽어줬습니다. 작품은 이상의 유일한 동화책인 '황소와 도깨비'로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어린이들이 푹 빠졌습니다.


이날 서교예술실험센터 지하에서는 10여 명의 학부모들이 진지한 얼굴로 강연을 듣고 있었습니다. '학교, 겁내지 말자'의 저자 박이선(참교육학부모회 전 부회장)씨가 '학부모가 시시콜콜 들려주는 학교·지역도서관 활용법'을 설명했습니다. 박씨는 대학생, 고교 2학년 자녀를 키우고 있는 선배 학부모로서 조언을 들려줬습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다양한 전시회도 열렸습니다. 특히 탄생 100주년을 맞는 작가 이상을 주제로 한 전시가 눈에 띄었습니다. '날개의 방'은 5명의 미술가와 홍대 앞 미술학원의 청소년 100여 명이 함께 연출했습니다. 이상의 소설 '날개'를 읽고 그 감상을 표현한 청소년들의 작품이 전시된 것입니다. 메모 노트와 미니북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꽃놀이 책놀이' 체험전도 열렸습니다. 행사장에 길게 늘어선 천막 부스에선 80여 곳의 출판사가 할인된 가격에 책을 판매했습니다.


독서의 달, 가을을 맞아 열린 풍성한 책 잔치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출처:조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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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옥탑방'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박상우의 신작 소설집 '인형의 마을'은 감각적인 언어로 낭만주의적 특성이 강한 작품 세계를 보여 온 작가의 '샤갈의 마을', '사탄의 마을', '사람의 마을'에 이은 네 번째 마을 시리즈 입니다. 박상우 작가는 그동안 마을 시리즈를 통해 폭력적이고 제도적인 권력에 의해 파멸되는 개인의 실존과 인간 소외 등을 다뤄 왔습니다.


'인형의 마을'은 대가 없이는 획득이 불가능한 인생의 아이러니를 다루고 있습니다. 작품 전반에 걸쳐 세상 모든 것은 허구이며 세상은 일종의 감옥이고 인간은 하나의 아바타에 불과하다는 허무 의식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하나의 무대일 뿐이며 인간은 그 위의 인형, 즉 아바타일 뿐이며 인간이 추구하는 완전한 삶은 가짜일 뿐이므로 이 세상에서 진짜 답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 불가능한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 인생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집을 통해 그는 자신의 소설 미학의 절정을 보여 줍니다.


질서, 도덕, 윤리 등의 금기에 대한 반감은 소설집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그는 이것들을 '허구'라고 말하기도 하고 '아바타 놀이'로 규정짓기도 하며 '인형 놀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소설 속 인물들은 옳지 않은 일임을 알면서도 욕망에 빠져듭니다. 금기는 열락의 감도를 높여 줄 뿐입니다. 그러나 열락이 깊을수록 그 대가인 고통도 깊어집니다. 작가는 육체의 감각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하지만 그 감각과 고통을 통해서만 존재를 확인할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의 아이러니를 보여 줍니다. 결국 박상우 작가는 아무리 멀리 도망가도 그리고 설혹 가짜일지라도 그것이 인생이며 중요한 것은 이 '가짜'의 세상에서 '진짜'를 찾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실의 언어로 쓰인 최초의 책들은 모두 사라졌지만 진실의 언어를 전파하는 전사들까지 모두 사라진 건 아니었다. 그 소중한 존재들은 어둠과 그늘에 숨어서 끊임없이 언어를 갈고 닦으며 하나의 단어에 가짜 체제의 실체를 아로새기고, 한 줄의 문장에 삼천 년의 비밀을 담고, 한 단락에 우주의 운행 법칙을 함축하는 비법을 연마하고 있었다. 그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전면에 나서지 않고 제2, 제3의 직업 종사자로 자신을 은폐하고 평생을 살아 나간다. 진실의 언어를 전파하기 위해 요리사로 살아가기도 하고, 노동자로 살아가기도 하고, 빵을 만드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도 하는 것이다. 그들이 자신의 경험 속에 녹여서 전달하는 진실의 언어, 그리고 그것들이 조성해 내는 성채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얻게 되면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덧없는 환영이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인간은 허상이요, 시간은 망상이라는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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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주위에는 많은 선생님들이 있었습니다. 또 크고 작은 수업이 우리에게 지혜를 가르쳤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 사실을 잊고 있거나 과소평가하면서 지나쳐왔을 뿐입니다. 이 책은 그 점을 일깨우기 위해서 기획되었습니다."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시인과 소설가 18명이 평생을 가도 잊혀지지 않는 특별했던 수업 이야기를 전하는 '수업'은 김용택, 도종환, 양귀자, 이순원 등 중견 작가들을 비롯해 이명랑, 강진, 은미희, 김종광에 이어 김규나, 김나정, 김선재, 조해진 등의 저자들의 학창시절 추억담을 담은 책입니다.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학창시절을 돌아보게 하는 내용, 너무나 솔직한 고백등으로 힘들고 막막한 우리의 일상에 작은 행복과 감동을 선사합니다. 평생을 가도 잊혀지지 않는 특별했던 수업과 작가로 살아갈 수밖에 없게 만든 운명의 문학 수업 이야기에 대해 작가 특유의 감성적인 필체로 감동과 웃음, 학창시절의 추억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내 생애 가장 특별한 수업'이라는 주제로 10명의 문인들이 학창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 풍경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2부에서는 작가들의 문학 수업 이야기가 실려 있어 누구에게나 평생을 가도 잊혀지지 않는 수업을 통해 가슴속에 오래 가는 잔향을 남깁니다.


시인과 소설가들이 기억의 창고에서 찾아낸 다양한 수업 이야기는 우리가 소중한 가르침들 사이를 나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줄 것입니다.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학창시절을 돌아보게 하는 내용도 있고 너무나 솔직한 고백에 화들짝 놀라기도 합니다.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코끝이 찡해지는 장면도 나옵니다. 그렇게 문인들의 수업 이야기에 빠져들다보면 그동안 배워왔던 것들이 다투어 떠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힘들고 막막할 때 길을 잃어버리지 않는 나침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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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웅진 문학 블로그의 '서재관리인'입니다.

 

화창한 가을날씨에 기분까지 좋아지는 하루네요.

 

다름이 아니라 금주 토요일에 있을 <팬이야>의 전아리 작가의 티타임에 여러분들을 초대하려고 합니다.

문단내 최연소 작가, 전아리가 들려주는 <팬이야> 속 진짜 20대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이번 티타임에 관심 있는 독자분들이라면 꼭 신청해주세요.

 

일시 : 9월 18일 토요일 오후 3시


장소 : 웅진씽크빅 W카페


신청기간 : 9월 14일 ~ 9월 17일 오후 2시까지


신청방법 : 서재관리인에게 9월 17일 오후 2시까지 쪽지/메일로 [이름/연락처]를 보내주세요.


찾아오시는 길 :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 마로니에 공원 방향으로 도보로 5분거리

 

※ 동반 1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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