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서울 홍익대학교 앞은 책과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젊은이들의 거리로 유명한 이곳에 어린이와 초·중·고생, 학부모들이 가득했습니다. '제6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 때문입니다. 7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이 행사에선 전시·체험·낭독·강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토요일(11일) 이른 오후, 홍대 주차장 거리 한쪽에 어린 아이들이 우산을 받쳐 들고 옹기종기 모였습니다. 초롱초롱 빛나는 눈들이 동화책을 들고 선 까만 피부의 왈리 아줌마를 향했습니다. 콩고에서 왔다는 이주 여성 왈리는 고향 말인 '라리'어로 '카피티 평원에 비를'이란 동화책을 읽어줬습니다. 한 페이지를 읽을 때마다 자원봉사자가 한글로 번역해 다시 들려줬습니다.


아이들은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또 다른 콩고 아줌마 마리는 '아주 마음이 급한 소년'이라는 동화책을 '링갈라'어로 읽었습니다. 동화 구연이 끝난 뒤에는 아프리카 악기인 '땀땀'과 '긴차카차카'를 연주하며 신명 나는 노래를 들려줬습니다.


같은 시각 또 다른 동화 구연 행사는 궂은 날씨 탓에 실내로 장소를 옮겨 진행됐습니다. SBS 기상캐스터 홍서연씨가 '북캐스터'가 돼 동화책을 읽어줬습니다. 작품은 이상의 유일한 동화책인 '황소와 도깨비'로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어린이들이 푹 빠졌습니다.


이날 서교예술실험센터 지하에서는 10여 명의 학부모들이 진지한 얼굴로 강연을 듣고 있었습니다. '학교, 겁내지 말자'의 저자 박이선(참교육학부모회 전 부회장)씨가 '학부모가 시시콜콜 들려주는 학교·지역도서관 활용법'을 설명했습니다. 박씨는 대학생, 고교 2학년 자녀를 키우고 있는 선배 학부모로서 조언을 들려줬습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다양한 전시회도 열렸습니다. 특히 탄생 100주년을 맞는 작가 이상을 주제로 한 전시가 눈에 띄었습니다. '날개의 방'은 5명의 미술가와 홍대 앞 미술학원의 청소년 100여 명이 함께 연출했습니다. 이상의 소설 '날개'를 읽고 그 감상을 표현한 청소년들의 작품이 전시된 것입니다. 메모 노트와 미니북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꽃놀이 책놀이' 체험전도 열렸습니다. 행사장에 길게 늘어선 천막 부스에선 80여 곳의 출판사가 할인된 가격에 책을 판매했습니다.


독서의 달, 가을을 맞아 열린 풍성한 책 잔치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출처:조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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