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렌'은 1999년 단편 '중독'으로 월간 문예지 '문학사상' 신인상 하반기 신인공모를 통해 데뷔한 작가 오현종의 첫 창작집입니다. 데뷔 이래 줄곧 견지해온 생을 추동하는 기제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작가 특유의 속도감 있고 영상미 넘치는 문체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가 4년여에 걸쳐 발표했던 10편의 단편들을 담았습니다.


표제작인 '세이렌'을 비롯하여 신인상 당선작이었던 '중독' 등 이 책에 수록된 다수의 작품들이 '사랑과 '이별', 그리고 '죽음'이라는 낯익은 모티프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내용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에 지나지 않습니다. 낯익은 내용 요소를 통해 오현종은 인간의 정체성과 삶의 추동력, 치열한 존재증명이라는 밀도 깊은 삶의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저변에 기존의 서사 양식을 전복시키는 위력을 갖춘 탄탄한 서사 양식에 대한 통찰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피상적일 수 있는 장면들이 새롭게 다가오고 낯익음 속의 낯설음, 그것이야말로 오현종 작품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입니다. 그것은 곧 피상적인 모티프들의 안쪽에 변주되는 밀도 깊은 의제를 다루는 작가의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소설은 내게 있어 나를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인지도 모른다. 나는 답장 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이해 받고 싶은 열망에 들끓어 한달음에 편지를 써내고 만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자신이 아닌 것들을 쉽게 버릴 수 있는지, 그들이 가장 아름다웠던 백만 분의 일초는 과연 언제였는지, 나는 편지를 쓰면서 묻고 또 묻지만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는다. 희망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다는 것만큼 치명적인 결점이 없으리라는 것 또한 나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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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차세대 작가로 주목 받아온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 '골든 슬럼버'는 그의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암살범 누명을 쓴 한 남자의 3일을 기록한 이 소설로 그는 그해 4월, 일본 서점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5월에는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하기에 이릅니다. 데뷔 초부터 여러 문학상 후보에 올랐으나 번번히 수상에 실패했던 그가 평단과 독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게 된 것입니다.


어느 날 난데없이 암살범으로 지목된 한 남자가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3일을 그린 이 소설은 시간을 넘나드는 사건 전개와 치밀한 복선, 퍼즐식 구성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독자의 시선을 사로 잡고 있습니다. 특히 소설 초반에 흩뿌린 파편 같은 요소가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주인공의 운명을 좌우하는 카드로 작용하거나 전반부에서 나온 어떤 인물의 대수롭지 않은 말 한마디가 후반부에서 예기치 못한 실마리가 되어 사건의 양상을 바꾸는 과정이 반복되는 놀라운 플롯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골든 슬럼버'는 절묘한 시간 구성과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활약, 예상치 못한 복선 등 기교면에서 지금까지 이사카 코타로 소설을 돋보이게 했던 장점들이 한데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어느 날, 난데없이 암살범으로 지목된 한 남자가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3일 간을 기록한 이 소설은 시간을 넘나드는 사건 전개와 이야기 곳곳에 뿌려진 복선의 씨앗이 일제히 싹을 틔워 꽃을 피우는 클라이맥스가 철저하게 구현된 소설입니다. 특히 소설 초반에 흩뿌린 파편 같은 요소가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주인공의 운명을 좌우하는 카드로 작용하거나 전반부에서 나온 어떤 인물의 대수롭지 않은 말 한마디가 후반부에서 예기치 못한 실마리가 되어 사건의 양상을 바꾸는 과정이 반복되는 가히 천재적이라 할 만한 플롯의 구성력을 보여줍니다.


센다이라는 소도시의 폐쇄된 공간에서 누명을 쓰고 쫓기는 한 남자를 따라가는 이 작품은 첨단 정보사회에서 거대한 경찰국가의 음모에 휘말리는 주인공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험을 그린 작품으로 개인의 삶을 아슬아슬한 선까지 짓밟으려는 국가 규모의 악의에 필사적으로 대항하는 주인공의 모험을 통해 나약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형태를 가슴 뭉클하게 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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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문학관'은 고품질 영상을 구현함과 동시에 과거 문학을 현대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차별화된 고품격 드라마입니다.지난 1980년 12월 18일 첫 전파를 탄 'TV문학관'은 격조높은 문학의 향기를 시청자에게 전달하며 감동과 삶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KTV 한국정책방송은 2일부터 '앙코르 TV 문학관'을 재방영한다고 합니다.


KBS 한국방송을 통해 1980년부터 방송되었던 'TV 문학관'중 30여 편을 엄선한 '앙코르 TV 문학관'은 이효석 원작의 '메밀꽃 필 무렵'을 시작으로 매주 4편씩(본방: 월~목 낮 12시, 재방: 밤 10시 30분) 시청자를 찾아갈 예정입니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이청준의 '이어도', 나도향의 '물레방아' 등 한국인이라면 꼭 읽어야 될 주옥같은 한국 근대문학의 걸작들을 TV화면에 옮긴 'TV 문학관'은 종영 이후에도 시청자의 성원에 힘입어 '新 TV 문학관', 'HD TV문학관' 등으로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습니다. 또한 골든 체스트, 국제 드라마 페스티벌, 이탈리아상(Prix Itaria) 등 해외 국제 방송제 수상과 다수의 관련 논문이 발표되는 등 한국 대표 드라마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작품입니다.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식혀줄 KTV '앙코르 TV 문학관'은 한국근대문학의 주요 작품들을 안방에서 편히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1980년대로 돌아가 노주현, 이경진등 당시 청춘스타들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볼 수 있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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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전아리는 중고등학생 시절 문학사상사 청소년문학상, 푸른작가 청소년문학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문학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고 대학에 다니면서 집필을 계속해 천마문학상, 계명문학상, 디지털작가상 대상 등을 거머쥐었습니다. 그리고 2010년 2월부터 6월까지 '문학웹진 뿔'에서 연재한 '팬이야'는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그녀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매력적이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 통통 튀는 문장, 배가 당길 정도로 웃기다가도 가슴이 뭉클해지며 눈물이 고이는 스토리로 '전아리표'소설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 책은 우리 안에 매몰되어 있던 사랑스러운 자신을 발견하게 합니다.


스물아홉 살 계약직 회사원 김정운은 사귀던 남자가 유부남이라는 걸 알고 돌아서면서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녀를 무시하고 이용하기만 하고 회사에서는 언제 잘릴지 모릅니다. 오갈 데 없는 곳에 버려진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지내던 정운은 우연히 이벤트에 당첨되어 인기 아이돌 그룹 '시리우스' 멤버들의 포옹을 받고 그날 이후 시리우스의 열성적인 팬이 되어 처음으로 무언가에 온 마음을 바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경험을 통해서 그녀는 자신 안에서 사랑을 하는 법과 열정을 찾게 되고 스스로에게 당당해집니다. 변해가는 그녀의 옆에 점점 매력적인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고 그녀의 인생은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이렇다 할 꿈도 목표도 없다. 남들처럼 일에 대한 욕심이나 야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딱히 좋아하는 일이나 취미도 찾지 못했다. 자주 만나 허물없이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도 없다. 그리고 이제 유일하게 희망을 걸었던 사랑마저 끝이 났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기다리며 살고 있는 걸까. 이제껏 삶을 뒤집어엎을 만한 어떠한 모험도 해 본 적이 없었다. 무언가를 잃을까 봐 두려워서, 라고 둘러대곤 했지만 스물아홉이 된 지금에 와서 두 손을 들여다보니 딱히 잃을 만한 것도 없다. 생각해 보면 모험의 부재가 문제였던 것 같기도 하다. 내 삶에는 열정의 증거가 없었다."


이처럼 '팬이야'는 연애소설이면서 또 성장소설입니다. 하루하루를 무사히 살아남는 것밖에 생각지 않던 직장인 여성이 자기 목소리를 내게 되고 제 발로 중심을 잡고 서서 자신이 주는 만큼의 사랑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회사에서 잘리고 힘겹게 한 고백이 거절당해도,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아도, 좋아하는 가수를 위해 기획사와 맞서 싸우고 짝사랑 상대에게 두 번 세 번 마음을 전하는 정운의 모습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점점 자신을 잃어가는 20대 여성들에게 용기를 줄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정운이 사랑과 커리어에서의 성공을 모두 거머쥐는 장면에서 후련한 만족감을 맛보는 독자도 많을 것입니다. 도시에서 아득바득 살아가는 직장인 여성 모두가 정운처럼 운이 좋을 수는 없겠지만 '나는 나 자신의 팬'이라는 마음을 잃지 않는 한 누구나 인생의 흐름을 역전시킬 수 있다고 '팬이야'는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속삭이고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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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집'은 이상의 시를 1부 국문 시와 2부 일본어 시로 크게 구분하여 각 작품의 발표 연대 순서에 따라 수록했고 이상의 일본어 시는 '조선과건축'의 일본어 원문을 서지 사항을 밝혀 그대로 옮겨 이상 문학의 범주를 최초로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상전집'의 번역문과 함께 수록하고 상세한 주석을 붙였습니다. 유작시로 이미 소개되었던 일본어 시도 원문과 함께 새로운 번역문에 상세한 주석을 붙여 수록하였으며 이를 현대어 표기로 바꾼 새로운 텍스트를 덧붙였습니다. 엮은이는 수차례 일본과 한국을 오가고 일본 니카타대학 후지이시 다카요 교수 등의 자문을 받으며 그간 등한시되었던 이상의 일본어 시를 현대적으로 번역하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띄어쓰기를 거부하는 이 같은 표기 방법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언어와 문자가 본질적으로 지니고 있는 선조성, 다시 말하면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언어 요소들이 앞뒤에 계기적으로 연결되는 성질에 대한 일종의 거부 반응이다. 이상 자신은 사물에 대한 인식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언어 표현이 시간적 계기성에 묶이는 것에 대해 단편소설 '지도의 암실'에서 불만을 표시한 적이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진술되고 있는 사실 자체를 연결시키기보다는 하나의 개념으로 겹쳐서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이다. 다시 말하면 문장 구성에서 통합적 요소보다는 계열적 요소에 더 큰 관심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 전집은 이상 문학 텍스트의 원전을 완벽하게 복원하고 각각의 성격에 맞는 텍스트적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편집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작품은 발표 연대 순서로 배열하였고 발표 당시 원문을 조사 정리하고 여러 판본을 치밀하게 대조하여 원전의 확정 작업에 힘을 썼습니다. 특히 부분적인 어구 풀이 정도로 만족해야 했던 기왕의 주석 방법을 벗어나 작품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상의 사실적인 행보와 창작 동기,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까지 고려해 텍스트의 의미 구조를 파악하는 이른바 '해석적 주석'이라는 새로운 주해 방법을 채택하여 그동안 난해 어구로 방치되어온 대부분의 구절들의 의미를 해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전집은 이상 문학 텍스트를 전문 연구자와 일반 독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작품의 원전 텍스트와 함께 현대 국어의 표기법에 따라 고쳐 쓴 텍스트를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이 현대어 표기로 된 새로운 텍스트에서는 상용도가 높은 한자어의 경우 한자를 과감히 생략하여 이상의 문학을 조금 더 현대적인 시선으로 흡수하고 일반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특히 일본어 작품들의 경우는 원래의 번역문 이외에 현대 표기에 맞춰 일부 번역을 다시 손질하여 번역 텍스트로서의 성격을 살려보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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