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전집'은 이상의 시를 1부 국문 시와 2부 일본어 시로 크게 구분하여 각 작품의 발표 연대 순서에 따라 수록했고 이상의 일본어 시는 '조선과건축'의 일본어 원문을 서지 사항을 밝혀 그대로 옮겨 이상 문학의 범주를 최초로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상전집'의 번역문과 함께 수록하고 상세한 주석을 붙였습니다. 유작시로 이미 소개되었던 일본어 시도 원문과 함께 새로운 번역문에 상세한 주석을 붙여 수록하였으며 이를 현대어 표기로 바꾼 새로운 텍스트를 덧붙였습니다. 엮은이는 수차례 일본과 한국을 오가고 일본 니카타대학 후지이시 다카요 교수 등의 자문을 받으며 그간 등한시되었던 이상의 일본어 시를 현대적으로 번역하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띄어쓰기를 거부하는 이 같은 표기 방법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언어와 문자가 본질적으로 지니고 있는 선조성, 다시 말하면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언어 요소들이 앞뒤에 계기적으로 연결되는 성질에 대한 일종의 거부 반응이다. 이상 자신은 사물에 대한 인식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언어 표현이 시간적 계기성에 묶이는 것에 대해 단편소설 '지도의 암실'에서 불만을 표시한 적이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진술되고 있는 사실 자체를 연결시키기보다는 하나의 개념으로 겹쳐서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이다. 다시 말하면 문장 구성에서 통합적 요소보다는 계열적 요소에 더 큰 관심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 전집은 이상 문학 텍스트의 원전을 완벽하게 복원하고 각각의 성격에 맞는 텍스트적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편집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작품은 발표 연대 순서로 배열하였고 발표 당시 원문을 조사 정리하고 여러 판본을 치밀하게 대조하여 원전의 확정 작업에 힘을 썼습니다. 특히 부분적인 어구 풀이 정도로 만족해야 했던 기왕의 주석 방법을 벗어나 작품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상의 사실적인 행보와 창작 동기,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까지 고려해 텍스트의 의미 구조를 파악하는 이른바 '해석적 주석'이라는 새로운 주해 방법을 채택하여 그동안 난해 어구로 방치되어온 대부분의 구절들의 의미를 해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전집은 이상 문학 텍스트를 전문 연구자와 일반 독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작품의 원전 텍스트와 함께 현대 국어의 표기법에 따라 고쳐 쓴 텍스트를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이 현대어 표기로 된 새로운 텍스트에서는 상용도가 높은 한자어의 경우 한자를 과감히 생략하여 이상의 문학을 조금 더 현대적인 시선으로 흡수하고 일반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특히 일본어 작품들의 경우는 원래의 번역문 이외에 현대 표기에 맞춰 일부 번역을 다시 손질하여 번역 텍스트로서의 성격을 살려보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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