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에 안 든다기보다, 볼 때마다 짜증스러워하는 광고가 있는데,
지금 검색해보니 어떤 브랜드인지 찾을 수가 없군요.
9시 뉴스 바로 전에 나와서 다른 광고보다 많이 봤는데도 브랜드가 기억나지 않는 걸 보면
그다지 잘 만든 광고는 아니다 싶습니다.
광고 속에서,
엄마는 싱크대인지 식탁인지 앞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빠는 축구 경기가 나오는 TV 앞에서 영자 신문을 뒤적이고 있구요.
아이가 열심히 축구 경기를 보고 있는데 엄마가 외칩니다.
"아들!"
"이것만 보구요."
"유OO! 너 곧 시험이잖아!"
뿌루퉁해진 아이가 방으로 들어가고,
아빠는 생중계되는 축구 경기를 멈추어놓고 아이가 나오기를 기다립니다.
15분 후 빼꼼히 방문을 열고 내다보는 아이에게 아빠가 말하죠.
"나와서 봐라."
"오늘만이야!"라고 다짐을 놓는 엄마.
아이랑 아빠랑 환히 웃으며 동시에 "네~"라고 답하고,
모두 웃으면서 가족의 사랑인지 뭔지 하는 멘트가 이어집니다.
맘에 안 드는 점.
TV에서 보여지는 고정적인 성 역할이 문제라고 그렇게 떠들고 있는데도 여전히 생각이 없나 봅니다.
앞치마 곱게 차려 입고 일하는 엄마를 두고, 아빠는 영자 신문이나 뒤적이면서 축구 중계를 보고 있어요.
그 시간에 청소기라도 돌리지? 아니면 빨래라도 개든지?
엄마는 여전히 아이에게 '공부'만 강요하는 모습입니다.
아빠는 아이가 좋아하는 걸 해 주고 싶은데, 엄마만 시험 성적 올리라고 아이를 닥달하는거죠.
쨍쨍거리는 엄마, 너그러운 아빠라는 이미지, 짜증납니다.
엄마가 하라고 시킨 걸 아빠가 순식간에 뒤집어 버리는데 엄마는 그래도 웃네요.
애한테 그런 모습 보여줘서 참 화목한 가정도 되겠습니다.
이 광고 좀 안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제 월드컵 열기도 가라앉으니 다른 걸로 바꾸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