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 알라딘 조유식 사장에게 편지보내기 카페를 엽니다.

불매선언, 그 이후 - 무엇을 할 것인가

2009년 연말 즈음, 알라딘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어떤 이들에게 이것은 ‘용산참사’와 마찬가지로 난데없는 소동이었을 것이다. 알라딘 물류센터에서 파견직 노동자로 일하던 김종호 씨는 어느 날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엄밀하게 말하면 그것이 알라딘 측의 ‘해고’는 아닐지 모른다. 그는 명목상 '알라딘' 소속 노동자가 아니라 파견업체 '인트잡' 소속이었으니까. 그러나 그것이 진실의 모든 부분은 아니다.

파견과 도급
비정규직 노동자는 크게 '파견', '도급', '용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분야는 '파견'과 '도급'이다. 파견은 '파견근로자보호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지만, 도급은 '민법'의 영역에 속한다. 법이 복잡하고, 외견상 파견과 도급은 쉽게 구분되기 어렵지만 실제로 파견과 도급을 구분하는 근거는 명확하다.

업무 지시를 누가 내리는가 하는 것이다. '파견'은 파견된 회사의 사업주에게 지휘, 명령을 받지만 도급은 지휘, 명령을 받지 않는다.

김종호와 알라딘의 엇갈리는 주장 혹은 관행
'인트잡(파견업체)'에서 '알라딘(사업주, 사업장)'으로 '김종호'라는 노동자를 파견했는데, '김종호'가 '인트잡'이라는 파견업체의 지휘, 명령을 받지 않고, '알라딘'이라는 사업주에게 지휘, 명령을 받았다면 이러한 형태의 노동은 '파견'이다. 그리고 이것이 김종호 씨의 현재 주장이다.

알라딘은 김종호 씨는 성수기를 업무처리를 위한 단기계약의 도급노동자이며, 김종호는 알라딘 사업장에서 일은 했지만 '파견'이 아니라 '도급(알라딘은 지휘, 명령을 내리지 않았고)'이며 알라딘 측에 잘못이 있다면 김종호 씨에게 아니 '인트잡'에게 업무기간에 대한 내용을 제대로 통보하지 않은 과실만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파견’과 ‘도급’을 구분하는 중요한 근거가 업무에 대한 지휘, 명령과 인사에 대한 관여인데도, 알라딘은 지난 2009년 8월말 알라딘 직원에 의한 면접을 통해 김종호 씨를 고용했다. 또 한 가지는 김종호 씨를 비롯한 알라딘 물류센터 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알라딘의 직접 업무 지시를 받았다는 것이다. 좋은 말로 하자면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한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다고 이해해주고 싶은 이도 있겠지만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알라딘이 했던 세 차례의 답변 중 한 번도 이 부분을 부정한 적이 없었다.

초점을 흐리지 말자, 내가 시위에 나선 문제의 핵심은 이것이다
알라딘 고객센터 표 팀장과 조유식 사장의 글을 모두 읽었다. 중도에 많은 분들이 ‘불매’의 목적이나 시위 방식으로 불매를 선택한 것에 대해 각자 쓴 글들도 힘닿는 한에서 거의 빼놓지 않고 읽었다. 나는 알라디너들의 참여에 대해 그것이 비록 냉소, 냉담, 비아냥이라 할지라도 일단 감사히 생각했다. 무관심보단 분란이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라딘의 답변에는 그간 사람들이 요구한 핵심이 없었다.

따라서 ‘불매선언’ 이후 수차례 반복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또 다시 반복할 수밖에 없다.

문제의 핵심은 이렇다.

알라딘의 소비자인 나 ‘바람구두’는 그동안 알라딘을 즐겨 이용해왔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 하나는 명백하게 그간 알라딘이 보인 진보적이고 양심적인 이미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서 마케팅 전략에 따른 것이다. 알라딘 서재라는 무임금 글쓰기를 즐긴 까닭은 분명 나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었으나 때때로 인터넷 쇼핑몰이 제공하는 마케팅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면서도 서재의 글쓰기를 즐기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 때마다 앞서의 이유들로 스스로를 합리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나의 기대감은 지난 2009년 11월 2일 알라딘 해고자 김종호 씨는 인터넷 매체 '참세상'에 "인터넷서점 알라딘을 고발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접하면서 순전히 허위의 인식이었음을 새삼스레 자각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후 알라딘의 서재인 중 한 명인 rosa님이 알라딘 측에 문의한 결과 돌아온 응답(http://blog.aladin.co.kr/petite/3188417 )이 성의 없다는 판단이 들었고, 소비자로서 알라딘에 무시당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알라딘에서 소비를 지속해야 할 중요한 이유를 잃었다고 판단했다.

알라딘에게 무엇을 요구했는가?
rosa님의 문제 제기 이후 불매에 참여한 사람들의 요구는 모두 두 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첫째는 김종호 씨의 해고 과정에서 벌어진 알라딘 측의 과실을 인정하고, 그를 본인의 요구와 희망대로 원직 복직하라는 것이다.

둘째는 알라딘이 그간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온 이미지와 김종호 씨의 사례를 통해 접한 현실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성의 있는 해명과 이후의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첫째 요구가 알라딘의 과실로 벌어진 일에 대해 합당한 사과와 해명, 이후 대안을 마련하란 것이었다면, 둘째 요구는 알라딘 측이 소비자, 특히 불매 선언자들을 비롯한 서재 이용자들에게 그간 여러 경로를 통해 과시해온 사회적 책임의 모습들을 소상히 밝히고, 소비자의 동의를 구할 수만 있다면 알라딘이란 기업에 매우 유리한 조건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둘째 요구에서 우리는 알라딘의 일방적인 홍보에 휘둘리고 싶지는 않았기에 이 지점에서 알라딘에게 몇 가지의 구체적인 지표를 통해 근거를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설마 아래의 사항들이 기업의 영업에 손실을 끼칠 만한 큰 비밀에 속한다고 말하진 않으리라 생각한다).

1) 알라딘 노동조합의 존재 유무 및 조합원 가입률
2) 알라딘 내 정규직과 비정규직(파견, 도급, 단기알바)의 비율과 근무 분야
3) 알라딘 내 비정규직으로 파견근로자보호법에 따른 2년 근무 이후 정규직 전환 사례
4) 알라딘 내 장기근속자 비율과 평균 근무 연한
5) 기타 - 알라딘이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 지급 기준 및 처우 조건 등


그간 있었던 세 차례의 답변(조유식 사장의 답변도 포함하여)을 살펴보면, 알라딘 측은 처음부터 김종호 씨를 단기 도급 노동자로 채용하였으나 자신들의 과실로 이런 사실을 처음부터 혹은 그 이후 상황이 벌어질 때까지도 ‘인트잡’에 제대로 통보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이런 문제가 발생하자 그제서야 김종호 씨와 이의를 제기한 알라디너들에게 사과했다.  

알라딘은 김종호 씨를 직접 면접이란 절차를 거쳐 고용했고, 알라딘 직원이 업무지시를 직접 내렸다. 그렇기 때문에 김종호 씨는 위장도급, 다시 말해 불법 파견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것은 알라딘의 관행일지 모르나 불법 유무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핵심이다(물론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이것을 어떻게 판단할지는 미지수이다).  

조유식 사장의 답변에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알라딘 내부의 일상화된 관행이었음은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알라딘은 과실(불법적 관행)을 인정하고 향후 이런 사태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 조유식 사장은 “저희가 정말 그만큼 나쁜 일을 저지르며 살고 있는 것인지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됩니다”라고 말꼬리를 흐리는데, 솔직히 사과한다면서 이런 표현은 쓰지 말자고 이야기하는 것조차 손이 오그라드는 기분이 들만큼 옹색해 보인다. 앞에서는 ‘노심초사(勞心焦思)’했다고 말하면서 바로 뒷 문장에서 이렇게 말하는 건 앞의 말을 스스로 부정하는 표현이지 않은가.

불법파견이냐, 도급이냐의 문제는 김종호 씨가 끝까지 싸울지 아닐지 알 수 없다. 알라딘 최고경영자의 답변과 사과도 있었으나 김종호 씨는 원직복직 없는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였으므로 이 문제는 결국 앞으로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다룰 문제가 되었다. 알라딘이 불법 파견 관행(알라딘은 도급이라 하지만 김종호 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알라딘이 단 한 차례도 부정한 바도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하자. 또 인터넷 서점 대부분(알라딘은 조유식 사장과 인척관계인 YES24와 같은 물류센터를 이용하는 것으로 안다)에 그런 관행이 일반화되어 있느니, 다른 업체도 다 그렇게 하고 있다는 말은 하지 말자. 그리고 김종호 씨의 원직복직 문제도 알라딘의 일이 아니라 인트잡의 문제라고 해두자. 어차피 알라딘은 성수기가 되면 제2, 제3의 김종호를 불러들여 일을 시킬 것이고, 앞으로는 김종호 씨와 같은 사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 좀더 분명하게 업무 처리를 할 것이다. ‘인트잡’일지 아니면 다른 파견업체와 일을 할지는 몰라도 말이다. 그래야 합법이니까.

그럼에도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알라딘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알라딘의 파견노동자들인가? 이들은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채용되는가? 아니면 역시 합법적으로 2년 이내에 해고될 것인가? 이런 상황들을 밝혀 달라는 것이 알라딘 소비자들 가운데 불매를 선언한 이들의 요구사항이다. 알라딘은 이 부분에 대해 단 한 번도 구체적인 답변을 한 바 없다.

알라디너 vs. 알라디너
김종호 씨 사건을 계기로 나는 알라딘의 성의 있는 답변을 촉구하기 위해 ‘불매’를 선언했고, 테마카페를 개설했다. 이후 각기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비슷한 공감대를 형성한 이들이 모여 불매에 동참했다. 이후 상황이 전개되는 동안 알라딘은 다시 한 차례 표 팀장의 답변이 있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표 팀장의 답변은 이전의 답변을 원고 매수만 좀더 길게 늘인 답변이었을 뿐이다.  

어떤 이들은 '불매'가 성급했다거나 과격한 시위 방식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불매' 혹은 '윤리적 소비'란 거대하게 조직되지 않는 한 기업이나 참가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거의 불편을 끼치지 않는다. 그러나 불매 당사자들에게는 얼핏 사소해보이지만 매우 큰 불편을 끼치는 방식이다. 간디는 영국의 소금 전매에 대항해서 해안까지 걸어가 그곳에서 소금을 만들었다. 몇 푼이면 살 수 있는 소금을 굳이 그 먼 곳까지 걸어가서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여 직접 만든 것이다. 그런 점만 놓고 보더라도 '불매'는 지켜보는 이들보다 선언 당사자들에게 더 크게 불편한 일이다. 이것은 지금까지의 과정만 지켜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이것이 효과적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알라딘의 무성의한 대응을 지켜보면 이나마의 실천도 없이 궁시렁거리는 몇 마디 말에 알라딘과 조유식 사장이 눈이라도 꿈쩍했을까? 그것은 의문 부호로 남길 필요도 없다.  

간혹 알라딘은 기업으로서 이윤을 추구하는 목표를 가졌으므로 불법만 아니라면 이 업체의 도덕성을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거나 비정규직문제는 사회일반의 문제인데 어째서 알라딘만 문제 삼는가? 혹은 알라딘이 진보적이라니 어떻게 그런 잘못된 인식을 가질 수 있는가 등등의 교훈을 새삼스레 일깨워주고 싶어 하던 이들도 있었다. 일단 몇 가지는 새삼스레 거론하지 않았으면 한다. 알라딘을 문제 삼는 이유는 우리가 알라딘에서 제공한 블로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 지점을 반복하는 것은 소모적인 동어반복이며 감정적 소모전일 뿐이다.

불매의 기본 전제이고, 이미 불매에 참여한 이들이 심사숙고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알라딘이 이윤추구를 주요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라 할지라도 우리 사회의 일부분인 이상 당연히 사회적 책임이 주어지며, 최소한 비정규직 채용 문제에 있어 불법과 관행의 격차는 종이 한 장 차이도 나지 않는다는 사실, 또 알라딘 자신은 이것을 과실이라 주장하지만 불법적 관행이 일상화되어 있었음을 살필 수 있는 충분한 정황이 드러난 상황에서 그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당연하게도 알라딘이 이런 의심을 해소해줄 성의 있는 답변만 뒤따른다면 불매의 근본원인도 함께 해소된다.  

만약 불매선언의 주장 중 이런 것을 문제 삼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그 원인의 해소를 알라딘 측에 요구해야지, 같은 소비자에게 요구한다는 것이 쉽게 이해되진 않는다. 그러나 어쩌랴. 알라딘 불매 선언 못지않게 여러 입장들 - 불매에 대하여 굳이 불참 선언을 하거나 의견 한 줄 낼 법도 한데 굳이 외곽을 때리거나, 어디 멀리서 온 사람처럼 혹은 저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사람처럼 말하는 것 - 역시 각자 자신의 입장을 보여주는 선택이 아니겠는가.

알라딘의 선량한 이미지 메이킹에 그간 속았다고 발버둥치고 아우성치는 순진한 사람들이 불매에 나선 것은 아니다. 알라딘의 진보 마케팅이 상술의 일부라는 정도는 다들 파악할 만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남들은 하지 않는 지점에서 마케팅을 하는 것이 알라딘인 것도 사실이다. 알라딘이 마케팅 타깃으로 삼은 책 읽는 독자들이란 당연히 책을 읽지 않는 독자들에 비해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들이며, 그간 알라딘 측은 이런 부분들을 충분히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기업이다. 이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하여 그 책임을 회피한다는 것은 알라딘의 긍정적인 이미지까지 함께 소비해온 서재 사람들로서는 충분히 문제 삼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알라딘에게 실망한 고객들이 ‘소비 중단’ 혹은 ‘불매’를 외친 것이 손가락질 받을 만한 일인가? 어떤 이들은 자신의 닉네임 앞에 ‘FTA반대’ 등과 같은 정치적 구호를 달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를 문제 삼는 것을 발견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라딘 불매는 매우 많은 이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려야 했다. 아마도 그것은 FTA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병보다 비정규직 문제가 아니 좀더 냉정하게 말해서는 왜 하필이면 이런 문제가 내 근방에서 벌어진 거냐는, 왜 내가(마치 비양심인냥) 불편해야 하느냔 짜증섞인 항변일 것이다. 그것이 좀더 적극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불매에는 논리가 없다거나 알라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식의 앞서 말한 내용들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반응들에 대해서까지 일일이 미안해 해가면서 불매 시위를 벌일 이유도, 여유도 없다.  

일부 개인의 선택이 다른 개인들에 의해 집단적으로 논의되는 현상은 그 자체로는 흥미롭지만 당사자 중 하나가 된다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다시 말해 이 일로 알라딘을 제외한 그간의 이웃들 중 누구의 마음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고, 그와 반대로 그 사람들로 인해 내가 다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같은 당사자의 입장에서 알라딘과 대면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면 구태여 누구 한 사람도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알라딘과의 사이에 자청해 끼어들면서까지 스스로 상처받는 것이야 말릴 수 없다.

어떤 이들에게는 불매 참가자들의 요구가 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 편으로 생각해보면 매우 재미있는 현상이기도 했다. 같은 소비자가 같은 소비자에게 친기업적인(비즈니스 프렌들리?) 입장에서 정작 당사자인 알라딘은 나서지 않는 문제까지 친절하게 넘겨 짚어가며 말하고 나선다는 것은  많은 사회학자들이 그간 지적해온 IMF외환위기 이후 ‘기업 논리의 내면화’가 구체적인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알라딘이 제공한 블로그(서재)를 이용한다는 것은 때때로 매우 구체적인 이해관계가 접목되어 있는(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알라딘에서 쌓은 명성이 도움이 되는) 이들을 제외하고도 평범한 소비자들 역시 기업 알라딘과 서재 커뮤니티, 개인(블로그)을 동일시하는 결과로 보인다. 음, 나 역시 이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오늘날 진보는 매우 다양한 층위로 구성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하는 진보적 패러다임이란 존재할 수 없다.

조유식 사장의 사과 혹은 해명
알라딘과 조유식 사장이 분명히 알아주길 바라는 부분이 있다. 지금 불매에 나선 이들의 문제 제기가 단순히 김종호 씨 한 개인의 원직 복직 문제만을 지적하는 것으로 국한하지 말라는 것이다. 도리어 문제의 핵심은 이번 일을 계기로 그간 알라딘이 보여왔던 이미지 마케팅이 단순한 마케팅 차원이 아니라 좀더 구체적인 실체를 가지고 진행되어 온 진심어린 사업이었다는 것을 어필하여 알라딘 소비자들이 품었던 의구심을 적극적으로 해소해달라는 것이다.

조유식 사장이 생각하는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 무엇인지 그가 기자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살펴봐도 역시 모호하다. 스스로는 지금까지 해온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알라딘을 비롯한 인터넷 서점들은 출범 초기에 자신들이 비판했던 대형서점들처럼 이미 충분히 ‘교보문고’스럽다. 지역에 대형서점들이 지점을 낼 때마다 지역의 영세 서점상인들은 생계를 위해 머리띠를 두른다. 이런 풍경은 사실 대형할인점들이 지역 상권을 붕괴시키는 과정과 다를 바가 없다.  

알라딘은 월마트와 다르다고 생각하는가? 장기적으로 법적인 통제마저 없어진다면 알라딘을 비롯한 인터넷 대형 서점들은 조만간 아마존과 월마트처럼 서적의 저가매출이라는 출혈경쟁을 벌일 가능성마저 농후하다. 그것은 결국 출판계로 돌아올 부메랑이다.

인터넷 서점의 연간 매출은 지난해 총 8225억 원으로,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겼다(31.9%). 지역의 기존 서점들은 해마다 줄어들어 이제 동네에서 서점 찾아보기는 더욱더 어려워졌고, 대형서점 지점 진출을 저지하는 것 자체는 이미 포기하고 그나마 자신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참고서만큼은 취급품목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 서점들은 2005년 2,103개, 2006년 2,065개, 2007년 2,042개, 지난해 2,000개 안팎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특히 10평 미만의 동네서점은 2003년 914곳에서 2004년 302곳, 2005년 316곳, 2006년 192곳, 2007년 138곳으로 조만간 레코드가게가 그랬던 것처럼 동네서점 역시 우리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알라딘 같은 인터넷 서점들이 할 수 있는 사회적 공헌이란 무엇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사회에 할 수 있는 가장 큰 공헌은 보다 많은 이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직장을 제공하고, 합법적으로 사업하여 보다 많은 수익을 거두고, 이를 통해 국가에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이다. 만약 그 국가가 합리적으로 운영되는 정부에 의해 통치된다면  그 세수는 당연히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보다 많은 국민들이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사용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정부에게 그런 기대를 하긴 어려워 보인다.  

비록 한때나마 뜨거운 삶을 살았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조유식 사장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자체가 어느 부분에선 지나친 기대라는 사실을 나 역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런 맥락을 젖혀두고 이야기할 수도 없다. 애초에 내가 알라딘에서 불매를 선언한 이유 역시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식조차도 뒤로 젖혀두고 이곳에서의 생활을 즐겁게 영위하기 위해선 나에게 알라딘이 그만큼 괜찮은 곳이어야 한다는 어느 정도의 신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
일본의 군국주의에 반대했던 시인 이시카와 타쿠보쿠(石川啄木)는 <코코아 한 잔>이란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나는 안다. 테러리스트의 / 슬픈 마음을 - / 말과 행동으로 나누기 어려운 / 단 하나의 그 마음을 / 빼앗긴 말 대신에 / 행동으로 말하려는 심정을 /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적에게 내던지는 심정을 - / 그것은 성실하고 열심한 사람이 늘 갖는 슬픔인 것을. // 끝없는 논쟁 후의 / 차갑게 식어버린 코코아 한 모금을 홀짝이며 / 혀 끝에 닿는 그 씁쓸한 맛깔로, / 나는 안다. 테러리스트의 / 슬프고도 슬픈 마음을.

‘끝없는 논쟁 후의 차갑게 식어버린 코코아 한 모금’은 예전에도 자주 느꼈던 감정이었다. 그동안 알라딘 서재에서는 상당히 많은 논쟁이 있었으나 지금껏 나는 알라딘 논쟁들에 대해 거의 대부분 국외자로 머물렀다. 그 이유는 논쟁의 대부분이 개인의 감정적 앙금이 쌓여 벌어지는, 혹은 굳이 개입하지 않아도 무방한 정도의 사적 수준이었고, 다른 한 가지는 논쟁 끝에 남는 '코코아 한 모금' 같은 기분을 굳이 느끼고 싶지 않아서였다.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없었다. 근본적으로는 인터넷 쇼핑몰에 불과한 알라딘과 한 줌도 안 되는 파워블로거, 몇몇 인기 블로거들 중심으로 꾸려지는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분위기에 돌을 던지고 싶지도 않았고, 불편하지도 않았으며, 또 한 편으론 이 분위기를 편하다고 즐기기도 했다.  알라딘 내의 서재 커뮤니티가 주는 즐거움이 컸고, 이곳을 단순히 책 읽는 쉼터로 이용하겠노라는 생각도 컸다.

그러나 한 자연인으로서 나는 잡지 출판을 통해 먹고 사는 사람이고, 부끄러운 글이나마 용처가 있다면 때때로 원고를 집필하기도 했다. 물론 어떤 인간도 자신이 하는 말을 모두 책임지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최소한 말한 바와 크게 다르지 않게 살려고 애쓰고 싶다. 부끄럽지만 이번 불매선언을 계기로 나 역시 거의 최초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현장을 가지고 고민해 본 셈이다. 새삼스럽게 깨우친 것은 책을 통한 지식이란 결국 현장에서 구체적인 현실과 대면하지 못한다면 창백하고 냉정한 논리에 불과하며 이런 지식은 결국 우리가 지탄해 마지않던 지식오퍼상의 앵무새 노릇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어떤 바보는 제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자신이 바보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세상과 함께 자신도 속인다.

개인적인 입장 표명이었지만 애초에 스스로 계획하길 100일을 생각했었다. 물론 이렇게 느슨하게 긴 시간을 잡았던 것은 참여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고,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거나 불매에 대한 나름의 논리를 다듬어야 할 페이퍼들을 쓸 일이 있겠나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다른 의미에서는 나도 이 움직임에 적당히 수저 하나 얹은 채 분위기나 맞춰가잔 생각도 있었다. 요 정도 진보적인 척 하는 건 참 쉽다. 그러나 중도에 많은 분들을 만났고, 그 분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참여로 예상보다 길다고 해야 하나, 짧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불매 선언이 외롭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이제 내 나름대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내가 가진 지식이나 경험이 많이 부족하였으므로 이 과정에서 함께 해준 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이런 상황까지도 오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좀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함께 해준 이들에게 감사하단 말씀을 전한다. 그와 반대로 여러 의견을 덧대어 준 이들에게도 감사하다. 그 과정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새로운 본색을 보여준 이들에게도 역시 감사한다. 이런 경험이 없었더라면 나는 당신의 글만으로 당신을 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지켜 본 분들은 잘 알겠지만 불매를 내세운 시위는 몇 번의 고비가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알라딘 측에서 답변을 할 때마다 한 차례씩 그 고비가 왔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후 그를 추모하기 위해 준비되었던 콘서트를 기획하고 만들었던 문화기획자는 나의 대학원 선배다. 그가 애초부터 추모콘서트를 기획했던 것은 아니고 내가 알기로 XX대학 총학생회가 그에게 노무현 추모콘서트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해서 그가 나서게 된 것이었다.  본래 이 콘서트는 연세대 노천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학교당국이 시험을 이유로 거절하자(사실 강하게 거절한 것도 아니었다고 한다. 학교 입장에서도 정부 눈치가 보이는 일이었으므로 적당히 알아서 했다면 굳이 멀고 먼 그곳, 좁은 성공회대 운동장까지 와서 열릴 필요는 없었다) 이 행사를 추진했던 학생들이 딱하게도 추모콘서트를 강행하지 못하고 돌아서 버렸다. 그 바람에 노무현 추모콘서트는 자칫 허공에 뜰 뻔 했다. 지금은 운동권 학생들조차도 이처럼 유순하여 체제와 권위의 벽을 넘어설 생각을 감히 하지 못한다. 참으로 선량하지 아니한가.

마찬가지로 알라딘 소비자들의 불매시위 역시 새로울 것도 없는 알라딘 측의 불성실한 답변 한 마디에 이제 그만 두어야 하는가의 문제로 시선이 쏠리는 상황이다.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현재 상황은 조유식 사장의 사과(?) 페이퍼로 상황이 종료된 듯 보인다(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그간의 성과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으나 그렇다고 해서 달라진 것 역시 아무 것도 없다고 본다. 조유식 사장의 페이퍼 역시 공식적인 사과라기보다는 형식적으로는 한 자연인의 답변이다. 이것을 80년대 운동권이 만들어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유포시킨 용어 ‘진정성’의 기준에 비추어 보더라도 미흡하기 그지없다. 나는 알라딘의 최고책임자 조유식 사장의 답변으로 알라딘이 김종호 씨를 원직 복직시킬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접었다. 알라딘에서 해고된 노동자 김종호 씨 문제는 결국 지방노동위원회의 판결로 결론이 나겠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소비자인 내가 알라딘에 던진 질의에 대해서 아직까지 그리고 끝까지 어떤 대답도 듣지 못할 수 있다. 나는 그 대답을 듣고 싶은 것이다.

조유식 사장은 인터뷰 때마다 자신을 선비에 빗대어 선비의 도리를 이야기하던데, 나는 그에 견주어 건달의 도리로 말하고 싶다. “건달은 깨질 때 깨지더라도 쪽 팔리면 안 된다. 그리고 나는 쪽 팔리고 싶지 않다.”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소모적인 논쟁을 거듭하고 싶은 마음도 내겐 없다. 이건 어떤 의미에선 알라딘의 소비자이자, 알라딘 서재 이용자 중 한 사람으로서 내가 알라딘에 던지는 최후통첩이다. 알라딘! 어떤 기업인가? 그걸 보여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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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3 22: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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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12-23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매, 여전히 유효하지요.
김종호씨에게 적절한 사과나 원직복귀도 없었고
이런 일이 제발하지 않겠다는 대안의 구체적인 실행도 없으니까요.

바람구두님 페이퍼에선 항상 많은 걸 얻어갑니다.
서재를 너무 늦게 열었나 싶은 생각에 좀 아쉬운 생각도 듭니다.
요즘 돌아가는 걸 보면 서재 생활이 시한부(?)같아서요.

사실 저도 이번 김종호씨 일을 통해 무지했던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하곤 하죠.
무식한 게 자랑은 아냐. -_-;

곧 연말이고 날씨는 풀린다고는 하지만 추운 날씨입니다.
김종호씨와 같이 맘이 추우신 분들께 이번 겨울이 춥기만 한 계절이 아니란 걸
알게 해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스모커 2009-12-24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한 진보적 패러다임이란 없다는 말씀, 알라딘 사태를 보면서 절실하게 느끼는 일입니다. 이곳 사람들이 많이들 알고있는 흔히들 파워 블로거라고 하는 이도 이번 알라딘 사태에 대해 언급하기를, 비정규직의 불법 고용문제가 어디 오늘 내일 일이냐며 새삼 이를 들추는 일은 소위 급진적 좌파라고 포지셔닝하는 이들의 이기적인 자기확인일뿐 순수를 가장한 무책임한 행동이라 비웃는 통에 정말 충격 받았더랬습니다. 내가 와 있는곳이 이곳 알라딘이 맞나해서... 정말 그런건가하기도 하고...
그래도 님이 이렇게 제게 명확한 답을 주시니 고맙다고 해야할런지^^...
제가 원래 까칠한 사람이라 로그인도 잘 안하고 드나들고 댓글도 잘 달지않습니다만
그냥 지나갈수가 없어서리...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아주 차근차근..
추천 꾸욱 눌렀습니다. 두번은 안눌러지네..아쉽네그려...

2009-12-24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4 1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12-24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근차근 하시는 말씀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불매과정에서 대해 쓴 어떤 글보다 이 글이 제 마음에는 와 닿고, 머리나쁜 저도 무엇에 대한 불매인지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와서 바람구두님이 쓰신 불매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노코멘트 했어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솔한 글질은 경솔한 입질보다 백배는 나쁘니까요.

저는 평범한 직장인이고,
매번 적당히 현실에 타협하면서 그렇게 살고 있고,
제가 하는 수백가지 적당히 타협한 소비 중엔 알라딘도 들어가 있기에..
내가 일터에서 삶터에서 그리 살지 못하면서 남한테 그리 삽시다 말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소비자이기도 합니다.

사실 불매에 관련된 글을 열심히 읽고
나도 뭔가 해야지 생각한 것은,
바람구두님이 서재를 정리할까 하는 조바심에서 였는데,
경솔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알라딘이 문제인가에 대한 답이 아니라
김종호님에겐 알라딘이 문제다는 답으로 돌아왔어야 하는구나 생각해봅니다.

바람구두님 가족 모두 즐거운 연말연시 되시기를 바래봅니다.

책읽는사람 2009-12-24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바람구두님의 글을 읽어면서 가슴 한켠이 갑갑함을 느낍니다. 참세상을 통해 내용은 익히 들었지만 실질적인 행동을 하지 못한 내 자신이 미워지려고 합니다. 저는 불매운동은 커녕 이번달에도 꾸준히 책을 알라딘을 통해 샀습니다. 또한 하루에 1시간 이상은 알라딘홈페이지에서 놀고 있던 사람으로써 할말이 없습니다.
저도 불매운동에 동참하겠습니다.

별족 2009-12-24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불매운동을 하지 않습니다. 저는 '나는 약자니, 내 손을 잡아줘'라고 하는 모든 개인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내가 약자니까, 너는 내 요구를 들어줘야 하고, 내 손을 잡지 않은 너는 양심도 없어'라는 것은 의아합니다. 지금 악법으로 왜곡된 상황을 바꾸는 투쟁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상황 때문에 불가능한 요구-저는 조선인님의 정리가 나름 이해되데요-라면, 그런 요구를 걸고 어쩌면 함께 투쟁할 수도 있을 사람들을-사장님도, 다른 알라디너도- 적으로 돌리는 게 필요할까,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해고당하신 분이 수십명 쯤 된다면, 해고자분이 요구한 것이 인트잡 소속으로 알라딘에서 일하는 '원직복직'이 아니라면, 그 방식이 '알라딘 불매운동'이 아니라면 달랐을까요. 모르겠습니다.

2009-12-26 2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unnyside 2009-12-28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숨만 나네요.

제가 아는 한 가지 사실만 말씀 드리면, 알라딘은 '진보'를 마케팅에 '전략'으로 활용했던 적이 없습니다.

그런 이미지가 있다면, 그건 알라딘에 다니는 사람들 전체의 가치관의 바운더리가 실제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알라딘의 그런 이미지 (진보) 때문에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는 어떤 카페를 발견한 적도 있습니다.

시장 경제 하에서, 알라딘은 고용을 창출하고 도서 유통에 관한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 때문에 알라딘에 등을 돌린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알라딘이 다른 서점보다 단돈 100원 1000원이 더 비싸서 등을 돌리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알라딘이 다른 차원의 룰을 지키기 위해 시장 경제 하에서 도태되는 것이 그 어떤 비정규직에게 축복이 될 수 있을까요. 알라딘의 또 다른 직원들에게는 어떤 축복이 될 수 있을까요.

퇴근 시간은 가까워지는데 가슴은 계속 무겁기만 하네요.

새해엔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2009-12-29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9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9-12-29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게나마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바람구두님. 그럼 저도 불매운동에 동참해야겠네요.

2009-12-29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9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0-03-18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요~ 이 사건의 전말을 모르는 한 사람이지만..글을 읽어보니 어쩔 수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맥도널드 커피전문점 백화점 옷가게 점원 등 수많은 직종에서 파견근로자를 고용해서 씁니다. 알라딘도 마찬가지일거구요~ 같은 선상에서 해고 된 거 같은데...아닌가요??

2010-05-14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5-11-27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립운동가 자손이 세웠다고 하는 교보문고로 옮기고 기념으로 한 열권 주문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