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남원시 금동에는 '들독거리'란 도로 명칭이 있다. '들독놀이'란 전래 놀이에서 유래된 것인데, 놀이와 노동이 결부된 농경사회의 전통적인 놀이 중 하나다. 예전에 외국 여행 프로그램에서 스위스인지 오스트리아인지 지역에서도 이와 흡사한 놀이가 전통 축제에서 시연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들독놀이'란 일정한 크기의 돌을 장정이 들어올릴 수 있는지를 평가해 장정의 노동력을 평가하여 머슴의 품삯인 새경을 정했던 놀이다.
요즘엔 이런 놀이를 하지 않지만 과거에는 음력 6월 보름에 이런 놀이를 통해 새경을 결정했고, 머슴의 우두머리인 상머슴을 정하였다고 한다. 머슴끼리의 힘겨루기이기도 했지만 두레를 조직하는데 있어 자격을 시험하는 것으로도 이용되었다고 한다. 여러 사람들 앞에서 무거운 돌을 들고 돌아다니며 힘 자랑을 했다고 한다. 들독놀이는 노동력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사회적 지위와 품삯이 결정되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행사였고, 동시에 축제의 장이기도 했다.
들독놀이는 힘자랑이 관건이었기 때문인지 고대 그리스의 올림픽처럼 여성들에게는 구경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그리스와 달리 한국에선 이를 구경했다고 해서 특별한 처벌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많은 아녀자들이 담장 안에서 널띄기 놀이를 빙자해 훔쳐보거나 울타리 안에 숨어서 몰래 훔쳐보았다. 들독놀이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이들은 아무래도 머슴의 가족이나 머슴의 주인들로 가족들은 높은 품삯과 지위로 인해, 주인들은 자기가 거느리고 있는 머슴이 동네에서 서열이 낮은 것이 자신의 명예와도 관련이 있다고 여겨서 머슴이 들독놀이에서 지기라도 하면 몹시 서운해했다고 한다.
들독놀이에서 지면 그 날부터 머슴에게 고기를 먹였고(안방 마님은 왜 마당쇠에게만 고기를 주시나? 의문을 품은 분들은 이제 그 이유를 알 것이다.), 자식에게 살림이 닿는 한 인삼, 꿀, 닭 등을 장복시켜 남들에게 뒤지지 않도록 노력했고, 가난한 집안에서는 보약 대신 산야초를 구해 먹이기도 했다고 한다.
몇 주 전부터 어떤 사람이 내 홈페이지에 몇 차례에 걸쳐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퍼나르며 올리길래 한 차례 이야기를 했으나 그 이후에도 여전히 변치 않길래 글을 삭제했다. 과거처럼 커뮤니티 사이트였다면 나는 광고나 욕설, 근거 없는 비난이 아니라면 남의 글을 삭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 홈페이지인 이상 굳이 그런 게재 행위를 참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글을 지웠다. 그랬더니 그 분이 하시는 말씀이 "저는 님의 그릇을 보기위해 시험삼아 무리를 해서 글을 올려보았습니다."라고 한다. 그가 올린 글들도 어이없었지만 나란 사람의 그릇을 보기 위해 일부러 예의없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 더욱 어이가 없었다.
광대한 인터넷상에서의 만남이란 것이 벼라별 사람과 벼라별 일들이 다 벌어지기 마련이지만 한 번씩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참 맥없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강제로 들독놀이 시험에 참가당한 셈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