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서점에서 뭔가를 시도할 때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 번씩 반상회가 열린다. 예전 같으면 나도 한 마디 했을 텐데, 여러 말하면 동어반복이니까 짧게 이야기하자면 '이제 나는 관심없다'. 아니 의도적으로 좀 무관심해지려고 한다. 그건 아마도 최근의 내 경험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나는 개인적으로 홈페이지를 하나 가지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라딘 서재를 이용하는 까닭은 이곳은 그곳과 달리 내가 운영에 책임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 차이가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생각외로 차이가 크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금의 이 글이 만약 어떤 의도를 가졌다면 그건 순전히 나 개인의 방관자적 태도를 확인하고 싶다는 것 뿐이다. 다시 말해 내가 서포터즈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나 그와 관련해 글을 올린 이들을 힐난하려는 게 아니며 실제 속마은은 오히려 그 반대란 말이다. 그냥 각자 자기 입장을 말하는 것뿐이고, 그건 나처럼 방관자가 아니라 참여자로서 이 커뮤니티(반상회로 부르든, 마을이라 부르든)에 대해 나보다 괜찮은 태도이지 비난 받을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나도 이곳의 일원이지만 현재 이곳이 주는 즐거움과 단점(문제)을 비교해봤을 때 내가 이곳을 떠나거나 문 닫아야 할 이유를 아직 찾지 못했고, 서재 서포터즈를 하든 말든, 그렇게 해서 알라딘 서점의 매출이 늘어나든 말든 아니면 '이주의 리뷰'가 조작될 가능성이 생기건 말건 크게 상관없다는 거다. 아마도 나의 그 적당한 무관심이 이곳 서재를 계속 운영할 수 있는 힘일지도 모르겠다. 누구는 말하고, 누구는 말하지 않으며, 누구는 문제로 느끼지만 누구는 문제로 느끼지 않는다. 그렇다! 누구, 또는 어떤 일이 날 건드리지 않는다면, 내게 별다른 마음의 변화가 없다면, 나는 계속 이 권리를 행사하고 싶다. 책임지지 않을 권리... ^^;;; 아마도 나는 그 분들 만큼 알라딘을 사랑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 그러나 내가 사랑을 강요당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말이다.

"어이, 이봐! 내 햇빛을 가리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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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29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술통에 들어가계신 디오게네스 :)

ㅎㅎ 저도 그 정신을 이어받을 거예요.

바람구두 2007-07-29 21:19   좋아요 0 | URL
디오게네스와 같은 부류의 무리들을 견유학파라고 부르기도 했다죠.
적당한 시닉은 정신 건강에 유익하다고요. 흐흐/../

마늘빵 2007-07-29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디오게네스. :) 바람구두님 마지막 인용구에서 번뜩 했습니다. 그쵸. 적당한 시점에서 나올 만한 내용인데, 바람구두님께서 작성해주셨군요. 저같은 열혈(?) 알라디너가 있는가 하면, 애써 무관심한 사람도 있어야죠. 바람구두님의 평소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고려했을 때는, 무관심할리가 없겠지만, 이건 '관심있으면서도 애써 무관심한척' 하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로쟈님도 같은 선에 있는거겠죠. 오늘 아침에 제 페이퍼에 한 댓글 남기고 가신 하셨지만.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알라딘입니다. 누군가에는 쉼터가 될 것이요, 누군가에게는 이슈거리에 대해 토론하는 장이 될 것이요, 누군가에게는 재밌는 구경거리가 되겠죠. 각자에게 알라딘은 각자의 의미를 지닙니다.

바람구두 2007-07-29 23:21   좋아요 0 | URL
음, 다른 건 대충 다 아프님의 의견이 맞고, 저도 동의하지만...
밑에 드팀전님도 지적하고 있듯
저의 사회에 대한 관심과 알라딘의 서재 서포터즈 시행에 대한 관심을
일치시킬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흐흐...
설령 관심이 있더라도 정도의 차이란 있지 않겠어요.

2007-07-29 1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29 2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7-07-29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구두님글을 아프님이랑 다르게 읽는데요.왜 사회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알라딘'활동에도 관심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하셨는지 잘 모르겠군요^^..전 서재서평단이 뭔지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당연히 관심도 없고..그걸 통해서 알라딘이 잘돼던 수준떨어뜨려서 망하던 상관 없습니다.지들이 시험해보고 시행착오해보고 알아서 할 일입니다.아프님은 알라딘 시민이지만 제게 알라딘은 아직 도구일뿐입니다.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수도 있고 담론에 대한 의견들을 들을 수도 있지만 그것도 과하지 않다는 점에서 편안하지요...
전 알라딘을 좋아하지만 큰 귀속감은 없습니다...애써 무관심이 아니라 우선 순위에서 한참 밀려날 만큼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요? 저 같은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서재서평단이진 뭔지...그게 어떻게 되는건데요 ^^

바람구두 2007-07-29 22:45   좋아요 0 | URL
이건 뭐 나 들으라고 하는 말 같진 않고, 아프님에게
드팀전님이 묻는 말 같아서 대답 안 해도 되는 거죠?
흐흐... 굳이 대답하라고 하면 내 입장 난처해지는데...^^;;;
어쨌든 알라딘이 어떤 공간이든 어떤 반응을 내보이든 하는 것은
아프님 말씀이 옳은 듯 하이...
물론 내 글에 대한 해석도 그렇긴 하지만...

드팀전 2007-07-29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생각도 그러해...알라딘의 운영에는 그닥 관심은 없어요.예전에 기인님을은 일종의 코뮨구상까지 하시던데..너무 앞서가신것 같구.그냥 회사에서 딴짓할거 없을때 들어오기 좋은 곳 아닌가? 그리고 책 읽고 나서 그냥 정리도 할 겸 글쓰기 잊어버리지 않기위해 끄적이기에 좋잖아..또 이러저런 좋은 책도 소개받고 또 담론들에 대한 의견도 부담되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나누고..딱 그정도야.내겐.
아..어제부터 <희망의 인문학>보기 시작했는데..딱 내 책이더구만...서문하고 조금 더 읽었는데 당신이 칭찬할만해..

바람구두 2007-07-29 23:20   좋아요 0 | URL
성공회대에서 비슷한 코스를 개설할 모양이더군.
거, 혼자 공부하기 심심하면 같은 책 읽고 토론하기 뭐 그런 거 해볼 생각 없어?
(말해놓고 금방 후회하는 중임...)

땡땡 2007-07-29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 이봐! 내 밥이나 사 줘!"

바람구두 2007-07-29 23:19   좋아요 0 | URL
히히, 알라딘에 대해 투덜거리면서
시간 쏟은 거 생각해보니 아까우니까,
공연히 나에게 밥타령이로군.
논문 들고와 사주마!

드팀전 2007-07-29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공회대에 벌써 있는가보던데..이 책에 보니까..아님 기획단계였나 ^^
응..없어.(너무 단호한가)..우리 회사에서 그런모임을 한번 가져볼까 요즘 눈치중이야.사실 대학교때도 한번 만들었는데 몇 번 하다가 말았어.^^ 흐지부지라고나 할까..
근데 회사를 둘러봐도 할 사람 몇 없더라구..최근에 어떤 친구하나가 <우리안의 파시즘>을 읽고 감동 감화받아 있길래..약간 관심이 갔어..<일상적 파시즘>논쟁의 비판과 반비판에 대해 약간 이야기한적은 있었어.
사실 그런 모임을 하려면 이런 분야에 대한 관심의 지속성과 토대가 가장 중요한데 그게 늘 쉽지 않아..차라리 대학원을 다니는게 빠르겠지.^^
근데 언젠가 이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 사회계열 대학원 수업을 잠깐 들었는데..우하..수준 진짜...교수가 뭘 물어도 답을 못해.아니면 답을 해도 정말 답답한 상식수준의 답들...내가 좋아하던 형님이 연극과 대학원을 들어갔는데 늘 자기랑 교수랑만 이야기한다고 하면서 결국 1학기 다니고 그만두었는데 왜 그랬는지 알겠더라구.
아직은 방향모색중이야...

Mephistopheles 2007-07-30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기다가 즐찾이 몇명이던 추천이 몇개던...그런거 하나 신경 안 쓴다면...
그냥저냥 편안한 공간인데 말입니다.

바람구두 2007-07-30 09:48   좋아요 0 | URL
이히히...
그런 건 신경 쓰여요. 최소한 저는...

마늘빵 2007-07-30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이런. 사회에 대한 관심이 곧바로 알라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야 한다는건 아닙니다. 크게 보자면 주변에 대한 관심이라는 차원에서 그런 말씀을 드린거고. 분명 영역은 다르죠. :) 저도 그냥 노는 공간으로 인식하다가 아마도 지난번 '그 사건' 이후로 '열혈대열'에 끼어들게 된거 같습니다. 그 전엔 뭘 하든 관심도 없었는데...;;;

그나저나 두 분 나누시는 말씀 중에 '그런모임'을 구상하시는게 부럽군요. 저도 그런거 하고픈데 이 안에서 구성원을 꾸려볼까도 생각해봤습니다. 제 주변엔 같이 할 만한 사람들이 없는지라. -_- 아직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막연합니다. 해본적이 없어서. 혹 운영방식에 대해 조언 좀 해주시면 감사하겠는데...;;

바람구두 2007-07-30 09:50   좋아요 0 | URL
아니, 뭐 저도 아프님이 그런 차원으로 말씀하신 거 아닌 건 알아요. ^^
마침 드팀전님도 한 마디 하고 해서 재점검해둔다는 의미에서 사족을 단 거죠.
저는 모임을 꽤 여러 개 만들었고, 그 중 몇몇은 현재도 굴러가긴 하는데
글쎄요, 너무 느슨하면 의미가 없어지고, 너무 빡빡하면 의무가 되어 재미가 없어지니...
그 중간에서 서로 지치지 않고 묘미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해요.
아프님~

조선인 2007-07-30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서포터즈를 만들건 말건은 알라딘의 마케팅 정책이겠죠. 비윤리적인 서재활동을 하는 누구누구 혹은 무엇이 비윤리인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할 수 있어도, 남의 마케팅 정책까지는 제 소관이 아니네요.

바람구두 2007-07-30 14:04   좋아요 0 | URL
계속해서 달리는 댓글을 보면서 한 가지는 확실하단 생각이 들어요.
알라딘을 물고 늘어지면 서재마케팅이 된다는... 흐흐

조선인 2007-07-30 16:13   좋아요 0 | URL
ㅋㅋㅋ 바람구두님의 제일 가는 관심사는 결국?

바람구두 2007-07-30 16:49   좋아요 0 | URL
^^;;;
이번 글의 경우엔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뭐 그런 의도가 쬐끔 있다는 점은 인정해요.
다만 그런 경우일지라도 제 나름의 공정성은 훼손되지 말아야 하리란 생각...

마늘빵 2007-07-30 21:5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서 바턴을 알라딘에 넘기자에요. 바턴이 넘어오는 것도 문제지만, 넘어온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

마립간 2007-07-30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고 저에게 그리움이라는 화인火印을 남기지 말아 주세요.

바람구두 2007-07-30 18:20   좋아요 0 | URL
어디 가지 말라는 말씀이신 거죠? 흐흐...
더운데 마립간님은 언제 휴가가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