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인간 1 - 북극성
조안 스파르 지음, 임미경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주문한 다음날 책이 도착했고, 도착한 바로 그날 밤, 다 읽어버렸다. 순식간에 읽어 내려갈 만큼 재미있었다는 뜻이기 보다는, 그만큼 분량이 많지 않고 (아무래도 페이지마다 빠지지 않고 그림이 있다는 것도 한몫했겠지만..) 동화 같은 내용은 읽기에 막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화 같다’는 표현을 썼지만 어릴 때 읽었던 동화와는 다른, 뭐랄까... 애매모호하고.. 기묘한 느낌이 드는 이야기이다. (물론, 어릴 때 우리들이 읽었던 동화도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이야기인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초반부는 세상에 대한 약간의 풍자와 자연보호 같은 무척 교훈적인 스토리인 듯 하나 중반부를 지나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는 점점 알 수 있는 쪽으로 전개된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주인공인 나무 인간, 유대인 랍비인 엘리아우, 엘리아우가 흙으로 만든 골렘, 털복숭이 땅도깨비 카카는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잘난 줄 아는 알리트바라이 왕의 명령으로 지구를 지탱하고 있는 나무를 잘라 피아노를 만들어야 하지만 기한을 어겨 지하 감옥에 갇히게 되고, 알리트바라이 왕은 단지 자신의 성보다 높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총공격을 감행, 그 나무를 쓰러트린다. 그러나 그것은 더 큰 재앙을 불러오고 알리트바라이 종족은 멸망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동화 같은 작은 이야기 안에 무수히 많은 것들을 응축시켜놨다는 것이다. 그것은 보이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알게 되는.. 모르는 사람은 그저 지금의 나처럼 뭘 의미하는지도 모르는 채, 또는 황당해 하며 넘어갈 수밖에 없다.

알리트바라이 왕국은 미국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전체주의 특히 2차 세계 대전 중의 히틀러가 지배했던 당시의 독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특히 가장 의아한 인물은 땅도깨비 카카인데.. 실제로 해 본 것도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카카는 마치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잘난 인물인 양 허풍을 떨어대다, 나중에는 땅도깨비의 아버지 같은 이에게 괴물이 된 자신의 종족을 깨우치라는 말을 듣고, 마치 유대의식인 할레처럼 자신의 성기를 잘라 자신의 종족들에게 “먹어라, 이것은 나의 피다.”는 말과 함께 던지는 환상에 사로잡히다 그들에게 갈기갈기 찢겨 먹히고 만다. 이건 누가 봐도 예수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자신을 희생했음에도 절대 성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엘리아우의 입을 통해 나오는 이야기들은 얼음왕국 알리트바라이 왕국과 대비대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 동화를 유대적인 분위기로 만든다. 땅도깨비 카카의 마지막은 반기독교적이기도 하다.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정도로만 생각한다면 쉽게 쉽게 볼 수 있는 책이기는 하지만, 좀 더 파고 들어가고자 작정한다면 꽤나 머리 아파 보이기도 하는...

 

작가가 프랑스계 유대인인 탓이겠지만 우리네가 이해하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도 하겠고..

그네들의 신화, 그네들의 전설, 그네들만의 이야기, 그네들만의 분위기.. 그런 게 있을 테니까.

이 책 곳곳에 숨겨놓은 것들, 의미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나는 아직 모르겠다. 부분 부분 내가 보이는 만큼만 이해 할 수 있을 뿐... 뭔가 애매모호하고.. 기묘한 이야기라는 것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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