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스와 타나토스
조용훈 지음 / 살림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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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탄생한 이래, 의식주를 제외하고 인간이 살면서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무엇일까?

인류의 영원한 숙제. 그건 바로 사랑이다.

그리고 가장 두려워하는 건... 아마도 죽음이 아닐까?

사랑과 죽음. 어쩌면 가장 큰 간극을 지닌 단어일지도 모르지만 생각해보면 사랑과 죽음만큼 합일치되는 단어도 없다. 결국 사랑은 죽음을 부르고야 마니까. 그리고 죽음을 부르는 사랑만큼 우리들에게 깊이 각인되는 것도 흔치 않다.

가장 달콤한 순간에 스며드는 죽음의 그림자..

‘에로스와 타나토스’는 이렇게 동전의 양면처럼 극과 극을 달리면서도 결국은 하나일 수밖에 없는 사랑과 죽음의 모습을 문학과 예술작품을 통해서 분석한다.


일단 저자의 시선이 마음에 든다.

죽음까지 파고드는 사랑을 네 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 저자 나름의 기준에서 일종의 대표자를 뽑아 분석하고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 설명이 초반에는 논문을 읽는 듯 다소 딱딱한 느낌이 들기는 하나 서서히 몰입하게 되면서, 대중을 의식해 쉽게, 쉽게 풀어내지도 않고.. 그렇다고 어렵지도 않게 균형을 잘 맞춰 전개해 나간다. 주제에 맞는 인물과 그림 그리고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시를 보는 재미는 꽤나 쏠쏠하다. 무엇보다 남과 여를 말할 때는 물론이고 동성애를 다를 때조차 편견이 배제된, 저자의 균형적인 시각이 돋보인다.


사랑과 죽음 앞에 선 인간..

때로는 추하고 때로는 고귀한..

그리고 파멸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무모함... 

 

인간은 어차피 사랑과 죽음의 통해서 자신에게 부과된 삶의 문제와 과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예술사는, 과장하자면, 사랑과 죽음의 표현 방식의 구체적 역사 아닌가.


예술 관련서를 많이 접한 분들이라면 새로울 게 없는 진부한 책이 될 수도 있다.

수록된 도판이나 시가 대부분 유명한 것들이기 때문...

하지만 그런 진부함마저도 어떻게 해석하고 풀어내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흥미 있을 수 있다.

예술과 문학에 투영된 일그러진 모습을 한 인간들을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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