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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김혜자 지음 / 오래된미래 / 2004년 3월
평점 :
아무래도 먼저 읽어서겠지만 여러 가지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한비야님은 객관적으로 상황을 설명하려 하고 실제 일하면서 겪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또박또박 써내려갔다면, 김혜자님은 보다 감정에 충실하시고 안타까운 사연을 위주로...한비야님의 표현을 쓰자면 독한 장면을 위주로 서술하셔서 읽는 내내 눈물샘을 자극하신다.
뭐 이런 저런 차이가 있겠지만 공통점이라면 두 분 다 정말 진심이라는 것과 분명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긴 티비에서 볼록 나온 배와 깡마른 몸으로 얼굴에 붙은 파리조차 내쫓을 힘도 없이 앉아있는 어린아이를 보고도 마음이 무너지는데, 직접 눈으로 보고 몸소 경험을 하신 분들의 음성이 진심이 아닐 리가 없고 그 호소를 듣는 사람의 마음 역시 움직이지 않을 리가 없다.
[그런데 인간은 왜 세상을 창조한 하나뿐인 신을 믿는다고 큰소리치면서, 땅을 가르고 깃발을 만들어 다른 편을 죽이려고 할까요. 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미사일을 쏘면서 하나님에게 자기들이 승리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걸까요? 하나님이든 알라신이든 분명히 신은 사랑이 아닌가요.]
김혜자님은 끊임없이 묻는다. 왜...왜...왜...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동안 누구나 똑같이 묻고 있을 것이다. 왜...왜...왜...
측은지심이라 했던가...불쌍한 것을 보면 마음이 동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하지만 성선설이 있는 반면 성악설이 존재하고,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잠자리를 날개를 뜯고 있는 어린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분명 남을 해하려는 것이나 잔인한 마음을 품는 것 또한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책을 거의 다 읽을 무렵 또 한번 묻게 된다.
그냥 이 책을 덮어버리고 말 것인가...아니면 이들의 호소에 조금이나 움직였던 마음을 실천으로 옮길 것인가...
결론은 각자의 몫이다.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삶이 무의미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