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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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에요.”

이 구절을 읽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으...너무하는 거 아냐? 첫 장부터 울게 하고..

나는 처음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을 내셨을 때부터 최근까지 ‘한비야’라는 사람에 대해서 시큰둥했었다. 다른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하는데도...책은 읽어보지도 않고...그게 뭐...세상에 그런 식으로 여행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야?  

한비야님께서 긴급구호 일을 한다는 건 우연히 버스 안에서 라디오를 듣고 알았다. 어느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셔서 긴급구호 일에 대해 이런저런 말씀을 하셨지만 그때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다. 한비야님에 대한 생각이 바뀐 건 몇 달 전 ‘TV, 책을 말하다’를 보고 나서였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과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얼굴, 그녀만이 지을 수 있는 시원스럽고도 해맑은 미소는 브라운관 밖의 나조차도 미소 짓게 만들었고, 자신에 찬 목소리로 하는 이야기들은 비록 투박한 말투일지라도 그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그런 한비야님의 모습 그대로를 담고 있는 책이다.

왜 위험한 일을 하려고 하느냐는 물음에 ‘무엇보다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 ‘자신이 가진 능력을 힘없는 자와 나누며 세상의 불공평, 기회의 불평등과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하겠다는 사람, ‘새장 밖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가지고 있는 최대치를 발휘하며 창공으로 비상’하겠다는 사람...

참으로 멋진 사람이다...그리고 그저 생각만으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이라니...

그리고 책 속에서 고스란히 묻어난다. 단 하나의 거짓도 없다는 것이...

적혀있는 글자 한 자, 한 자가 말하고 있다. 모두가 진심이라는 것을...

긴급구호가로서 첫 근무지였던 아프가니스탄에서부터 아프리카, 이라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북한까지 경험으로써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들은 그녀가 아파했던 만큼이나 우리도 아프게 하고 책을 덮을 때까지 울게 한다.

또한 그만큼 우리의 가슴까지도 뛰게 한다. 저 가슴 밑바닥에서 울려오는 진군의 북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그녀는 오늘도 행군하고 있다. 마음의 명령을 따라서...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초에 불을 붙이고, 그 불을 옆 사람에게, 또 그 옆 사람에게, 초가 타고 있는 한 옮겨주고 싶다. 그래서 내 주변부터 밝고 따뜻하게 하고 싶다. 모든 일을 해결할 순 없지만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싶다.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

눈빛 푸른 젊은이여, 만약에 당신이 내 옆에 서 있다면 내 촛불을 기꺼이 받아주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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