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너그럽기가 어렵습니다.
하찮은 것을 최상의 것으로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생각을 먼저하고 행동을 나중에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언제나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 어렵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만
친절하고 즐겁고 동정적이고 관심을 가져주고
이해하는 삶을 살도록 하세요.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무슨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사람들을 나무라지 마세요.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사람이 있다면
용서하고 금방 잊어버리는 겁니다.
그래봐야 오늘 하루뿐인걸요.
누가 알아요.
그러다가 아주 좋은 날이 될지..

가급적 약속을 하지 말되,
일단 약속을 했다면 성실하게 지키세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말이죠.
당신을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당신이 그들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믿게 하세요.

즐거워하세요.
당신이 하찮은 일로 아파하고 실망함으로써..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우울해지지 않도록 하세요.
이 세상에 마음의 짐을 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다른 사람의 기분을 존중하세요.
최선을 다하고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얻어지는 성공이 더욱 달콤한 법이죠.
지금 보다 행복한 순간은 없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쓸모 없는 날은 웃지 않는 날입니다.

믿음의 양에 따라 그만큼 젊어지고,
의심의 양에 따라 그만큼 늙어갑니다.

자신감의 양에 따라 그만큼 젊어지고,
두려움의 양에 따라 그만큼 늙어갑니다.

희망의 양에 따라 그만큼 젊어지고,
낙망의 양에 따라 그만큼 늙어갑니다.

항상 새롭게
항상 즐겁게
삶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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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곳에는 눈이 많이 쌓이면 짐승들이 먹이를 찾아서 내려온다. 그래서 콩이나 빵부스러기 같은 먹을 걸 놓아준다. 더러 찾아오는 박새한테는 좁쌀이 필요하니까 장에서 사다가 주고 있다. 밤에 잘 때는 이 아이들이 물 찾아 개울로 내려온다. 그래서 이들을 위해 해질녘에 도끼로 얼음을 깨고 물구멍을 만들어 준다. 물구멍을 하나만 두면 그냥 얼어 버리기 때문에 숨구멍을 서너 군데 만들어 놓으면 공기가 통해 잘 얼지 않는다. 그것도 굳이 말하자면 내게는 나눠 갖는 큰 기쁨이다. 나눔이란 누군가에게 끝없이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다.

- 법정의 ´산에는 꽃이 피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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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를 위대하게 만든 것은 간질병과 사형수의 고통이었다. 로트렉을 위대한 화가로 만든 것은 그를 경멸 덩어리로 만든 난쟁이라는 고통이었다. 생떽쥐베리를 위대하게 만든 것은 그를 일생 동안 대기 발령자로 살아가게 한 평가절하의 고통이었다. 베토벤을 위대하게 만든 것도 끊임없는 실연과 청신경 마비라는 음악가 최대의 고통이었다. 고통은 불행이나 불운이 결코 아니다. 고통이란 도리어 행복과 은총을 위한 가장 아름다운 번제물인 것이다.

- 강유일의 ´아아 날이 새면 집 지으리라´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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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들어오는 골목어귀에 정원이 넓은 큰집이 있다. 이웃과 별로 친교도 없고 육중한 철대문은 언제나 굳게 닫혀 있어 성체처럼 보였다.

그 집 담장에는 이른봄 개나리꽃부터 시작해서 갖가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아름다운 꽃집을 만들었다. 라일락이 풍성하게 피어 있을 때는 골목 안이 향기로 가득하다.

그 중에 넝쿨장미가 온 담을 덮고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다웠다. 5월의 햇살이 무르익기 시작하면 꽃이 하나 둘씩 피기 시작한다.

후두둑 단비라도 지나가면 꽃망울이 일제히 잠에서 깨어나 담장을 온통 빨갛게 물들이며 꽃의 향연이 절정을 이룬다.

새빨갛게 갓 피어난 싱그런 꽃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저절로 눈길이 모아지고 아무리 바쁜 사람이라도 그 곳에서는 한 번쯤 발길이 머루르곤 한다.

나도 우울하거나 짜증이 나는 일이 있을 때에 그 담장 밑을 거닐면 마음은 어느새 꽃을 닮아 가곤 했다. 굳게 닫혀진 대문과는 대조적으로 활짝 핀 장미는 마음껏 개방되어 온 동네 누구에게나 아름다움과 향기를 나누어주었다.

어느 날 앞서가는 두 젊은 남녀가 무엇에 토라졌는지 여자는 쌔쿵둥 화낸 모습이고 남자는 열심히 달래고 있다. 한참을 무어라고 해도 여자는 고개만 살래살래 흔들 뿐 마음이 풀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장미 담장쯤 갔을 때 남자는 주저거리더니 그 중 예쁘게 핀 꽃 한 송이를 살그머니 꺾어 여자에게 준다. 샐쭉거리던 여자는 망설이더니 빙긋이 웃으며 꽃을 받아 향내를 맡는다. 언제 다퉜냐는 듯, 환하게 웃는다.

꽃이 어떤 힘이 있기에 미움도 사랑으로 바꿔 놓을까?

뒤따라가며 관망하던 나도 맥없이 웃음이 나왔다.


가을 어느 날부터인가 그 집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가끔 짐차가 와서 세간을 실어가고 하더니 오늘은 자질구레한 살림살이가 나와 있다.

새 집주인이 수리를 하려는 걸까. 예쁘게 고쳤으면 좋겠다고 혼자 즐거운 상상을 하며 이른 외출을 했다.

시숙님의 병문안으로 귀가가 늦었던 나는 골목에서 발길이 뚝 멈춰졌다. 커다란 포크레인이 그 집을 헐어내어 트럭에 싣고 있는 중이다.

집은 이미 형체는 없어지고 부서진 벽돌과 시멘트 조각만이 떠나간 주인을 원망이라도 하는 드 나뒹굴고 있다. 뽑혀져 나간 꽃나무들이 뿌연 분진을 뒤집어 쓴 채 구석에 처박혀 있다.

˝쿵˝ 포크레인이 내 가슴을 치고 간다. 상실감과 허탈감이 급류를 타고 전시에 퍼지낟.

˝와르르˝ 꽃담이 무너지는 소리.


그 집터엔 지하 1층 지상 3층의 콘크리트 빌라가 지어졌다. 집 주위는 모두 시멘트로 포장하고 나무 한 그루 한 뼘의 흙마당이 없다.

한 가구가 살던 곳에 열 한 가구가 들어앉았으니 어디에 마당이 있겠는가. 저녁이면 이 골목은 복잡한 주차장이 돼 버린다.

회색의 도심 속 골목을 작게나마 나의 위안이 되어 주었던 그 꽃 담장은 이제 볼 수가 없다.

사랑 다툼하던 젊은이는 어디에서 화해를 할까?

가슴 안에 마른 바람소리가 인다.

요즈음은 아직도 멀쩡한 아파트를 헐어 높은 바벨탑을 쌓아놓고 안락의 휴식처라고 손짓하며 콘크리트 속으로 우리를 끌고 산다.

꽃밭에 물을 주고 새싹이 움트기를 기다렸던 꼬마들은 이제는 동화 속의 소녀가 되고 아이들이 화단에 피는 꽃 이름을 모른다는 것이 당연한 이야기가 돼 버렸다.

정원의 꽃나무가 절묘하게 축소된 자태로 거실을 장식하고 섬돌로 밟고 다니던 돌들이 잘 닦여진 좌대 위에서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세련되고 우아한 인공미가 자연의 감성을 포장하고 있다.

물질의 풍요가 가슴의 빈자리를 얼마만큼은 채워 주겠지만 그것이 결코 삶의 질을 높이진 않을 것이다.


아침부터 봄을 재촉하는 비가 종일 내리고 있다. 봄기운은 골목을 맴돌고 잇지만 담뿍 담아줄 대지는 어디에 있을까?

이제 골목 안의 꽃향기는 다시는 맡을 수 없지만 한 가정의 몫이었던 곳이 여러 가정의 보금자리가 되었다면 그것 또한 꽃향기 못지 않은 생활의 향기가 아닐는지.

이 골목 안을 아름다운 꽃과 향기로 즐거움을 주었듯이 아무쪼록 좋은 이웃으로 꽃향기처럼 인정의 향기가 골목 안에 가득히 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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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결단이 올바른 것인가를 검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떤 비교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직접적으로 체험한다.
최초로 준비없이 체험한다.
미리 앞서 연습도 해보지 않고 무대에 등장하는 배우와 같다.
하지만 삶을 위한 최초의 시연(試演)이 이미 삶 자체라면 삶은 어떤 가치가 있을 수 있는가 ?
이러한 근거에서 삶은 언제나 스케치와 같다.
스케치 또한 맞는 말이 아니다.
스케치는 언제나 어떤 것에 대한 초안, 어떤 그림의 준비인데 반해 우리들 삶의 스케치는 무(無)에 대한 스케치로서 그림없는 초안이기 때문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중에서( 밀란 쿤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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