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드릴수록 커지는 것
숲속은 쌓인 낙엽과 이름 모를 열매들의 향기로 그윽했다.
버섯 캐는 남자 둘이서 숲을 걷다가
한 사람이 무심코 땅위에 떨어진 과일을 밟았다.
그런데 그 과일이 갑자기 두 배로 커지는 것이었다.
다른 사나이가 그 모양이 의심스러워 힘을 주어 밟았다.
그랬더니 다시 두 배로 커지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이상히 여겨 들고 있던 작대기로
서로 돌아가며 그 과일을 힘껏 내리쳤다.
그러자 그 과일이 숲의 길을 막아 버리는 것이었다.
이때 수염을 하얗게 기른 도사가 나타났다.
“자꾸 건드리지 말아라.
그것은 말싸움이라는 이름의 과일이다.
맞서지 않으면 처음 그대로이나,
상대하여 맞서면 계속 커지는 이상한 과일이지.”
- 최예선의 《명상, 나를 찾아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