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기사 1
히노 마츠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소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 그 다음으로는 작가의 필력이다. 만화에서도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이지만, 때로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그림체.

 얼마나 그 그림이 아름다운가에 따라서(물론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 만화를 그냥 한번 읽고 지나치느냐, 소장하고 싶어지느냐가 결정이 되는 것이다. 난 내용이 아무리 재밌어도 그림 자체에 매력을 못 느끼면 소장하고 싶어지는 욕구가 눈꼽 만큼도 안 생기는, 약간의 탐미주의의 경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긴 여성들은 대부분은 그런 경향이 있긴 한다지만 말이다.

 이 히노마츠리라는 작가의 그림체는 정말로 멋지다. 환상이다. 아름답고 섬세하며 강렬하고 섹시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특히나 남자가 아주 무지막지하게 멋지다. 멋지다. 멋지다.(감동의 눈물) 이 사람의 전작의 그림도 좋았지만, 난 이 뱀파이어 기사라는 만화를 접하고 '부라보~!!!!'를 외쳐버렸다.

 뱀파이어. 그것도 미국 영화에서 나오는 그런 괴물딱지들 말고, 최고의 아름다움을 지녔는데다가 위험한 매력이 폴폴 풍기는 뱀파이어. 무슨 액션영화 찍으면서 맞고 때리고 찌르고 이런 뱀 파이어가 아니라 뭐랄까, 절제된, 그들이 등장한 순간 대기가 멈춰버린 듯, 시간이 숨을 죽인 듯, 모든 것은 천천히 돌아가기 시작한다. 안그래도 이쁜 그림체인데, 뱀파이어를 그릴 때는 더 심혈을 기울인 것이 보일 정도이다.

 다시 돌아가서 뱀파이어다. 피를 마시고 살아가는 존재, 사람을 위협하는 존재이지만, 무엇보다도 아름다워서 홀릴 수 밖에 없는 존재들. 실제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몬스터이긴 하지만, 이 만화 속에서의 뱀파이어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온다. 그 멋진 존재들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이는 카나메와 제로. 뱀파이어들을 다스리는 존재인 순혈종 뱀파이어 카나메, 인간출신의 뱀파이어이자 뱀파이어 헌터였던 제로. 그리고 여주인공인 유우키. 정말로 멋진 남자(뱀파이어)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자격이 있는 강하고 다부지면서도, 무엇보다 정말 환상적이고 맛있는 피를 가진 아이. 유우키의 과거 역시 뭔가 심상치 않는 듯도 싶지만, 아직은 밝혀진 바가 없다.

 대부분의 만화나 영화에서는 뱀파이어가 피를 빠는 장면은 아름답기보다는, 뭐랄까 혐오스럽다. 아니 두렵다. 당장이라도 그들이 뛰쳐나와 내 피를 빨 것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하지만 이 만화 속에서는 그렇지 않다. 뱀파이어에게 있어서 피를 빠는 행위는 섹스와 같다,라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앤라이스의 뱀파이어연대기에서도 그랬었고. 그래서인가.

 맹수의 이빨이 가녀린 목을 뚫고 피를 빠는 모습은, 정말로 섹시하다. 두려움이나 혐오보다는, 차라리 아름답기까지 하다. 덕분에 그 부분을 몇번이고 몇번이고 봤다. 뱀파이어가 나온다는 것 자체도 황홀한데(그렇다. 내가 뱀파이어물을 좀 많이 좋아한다) 거기에다 아름답고 강하고 지고지순한 감정을 지닌데다가, 흡혈장면도 섹시하다니..(각혈)

너, 너무 멋지지 않은가!!!!!!!!!

다시 말하지만, 자고로 만화는 그림이 이뻐야 한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사람 많겠지만, 다 소용없다. 무엇보다 그림이 이뻐야 하고, 장면 장면이 이뻐야하며, 눈을 사로잡는 강렬함이 있어야 한다. 정말 근래에 나온 만화 중에 단연, 단연, 최고!!!!!!!!!!!!!!!!!!!!!!!!!

 흔한 주제이긴 하지만, 뭐랄까. 어두운 과거를 가진 멋진 남자를 여주인공이 사랑이나 그 자신의 선량함으로 구원시킨다는 주제는, 왠지 가슴을 뜨겁게 한다. 그래서 후르츠바스켓도 좋아하는 것이고. 여하튼, 물론 약간 마이너기질이 있는 나의 취향이긴 하지만, 이쁜 그림 좋아하고, 뱀파이어 나오는 것을 좋아하며, 어두운 과거를 가진 남자 주인공들이 지고지순한 애정을 보이고, 거기에다 여주인공이 씩씩하고 약간은 둔한데다가, 용감해서 멋지기까지 한 만화를 좋아한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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