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왕과 정령 (전9권/완결) (합본)
해난 / 마이디팟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통 제가 이제까지 봤던 출판된 판타지로설 중에 제대로 스토리나 설정 부분이 좀 미흡하고 너무 급마무리가 되는 것들이 많았는데 이 소설은 그나마 그런 부분이 괜찮았습니다.
애초 설정에 크게 욕심부리지 않아서인지 처음부터 의문이었던 부분이나 떡밥이 생각보다 단순하고 깔끔하게 마무리가 됐네요.
 
이 본편 뿐 아니라, 외전에서 서브커플이야기도 그렇고
이 해난이라는 작가분이 남주취향은 되게 젠틀한 쪽인가 싶었어요.
 
기본적으로 여주가 허락하기 전까지는 상당히 인내하고 감정표현도 절제하는 것 같고,
전체연령가이긴 하지만 스킨십같은 거나 전체적인 수위도 매우 낮았구요.
본편에서는 참다 터진 아하트가 폭주하는 장면도 있긴 하지만, 그야말로 날 잡아먹으라는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참았죠.
사실 그런 류의 막판에 포기하는 내용은, 전연령가에서는 흔히 보는 내용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상당히 감정을 억제하고 거의 표현하지 않아서, 지나치게 젠틀하지 않았나 싶어요.
제가 원래 좀 마초적이고 오만한 남주스타일을 좋아해서 그런 것도 같구요 ㅋㅋ
 
기본 설정이나 스토리도 잘 짜여져 있고, 캐릭터들도 모두 매력적이고 좋았어요.
우리나라 로설에서 제일 짜증나는 게, 등장인물이 뻗대거나 고집부리거나 뭔가 그래서 오해가 쌓이고 싸우고 뭐 이런 건데 이 소설에서는 그런 게 없더라구요.
등장 인물들이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거나 티를 내지 않을 지언정,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서 꼬이는 게 없어서 좋았네요.
스토리가 꼬이거나, 그 감정을 인정하고 표현하기까지 시간은 걸리더라도 말이에요.
 
그리고 주인공을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도, 악역조차도 개성이 잘 살아있고 다들 강하고 찌질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생각만큼 달의 일족 수장이 온건해서 놀라긴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적이더라구요.
보는 내내 이상하게도 카야타 스나코님의 소설이 생각났는데, 약간 그 분 소설 같은 개그스러운(?) 느낌이 있었어요.
약간 시트콤 같은 느낌? 물론 내용이나 대사도 전혀 웃기는 부분이 없었는데, 전혀 꼬이거나 답답하지 않고
등장인물들 나름대로 툭툭 튀어나오면서 여러 대사나 상황들을 만들어가는 것이 꽤 가볍고 쿨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아니 사실 본편을 읽을 때만해도 글이 참 안 읽히고 대사가 뭔소린지 모르겠다는 생각만 했지 그게 왜인지를 몰랐는데요.
 
알고보니 그 놈의 번역체.
그것도 일본어 번역체.
우리 나라 어법에 맞게 고치기만 하면 더할나위없이 깔끔하고 잘 읽히고 이해도 잘 될텐데,
모든 묘사들이나 대사가 정말 장황했어요. 마치 일본어 원어를 그대로 직역해놓은 것처럼요.
그래서 외전을 읽으면서... 아 정말 때려칠까 생각도 했고.
작가님 블로그 찾아서 뭐라 말 좀 하고 싶더라구요.
 
글도 잘 쓰시고, 스토리도 좋고, 캐릭터도 좋은데, 왜 문체가...orz
정말 작가님은 자신이 문체가 그렇다는 것을 모르는 걸까 궁금했구요.
 
그래도 문체 왜에는 다 마음에 들어서 그것만 고쳐진다면 앞으로 이 분 소설이 나오면 무조건 구입하게 될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아쉬운 점이 로맨스가 좀 약하더라구요. 전반적으로 로맨스의 비중이 적은 것은 아닌데, 달달하기는 한데 결정적인 장면이 없네요. 보면서 정말 두근두근한 장면같은 거요.
문체 탓인가 싶기도 하지만, 외전에서 메르티타와 아비세코가 서로 마음 확인하고 맞고백 직전까지 갔다가,
후일담으로 청혼을 했다는 둥 약혼을 했다는 둥 이야기만 나오고 정작!!!! 그 장면이 안나오는 걸 보니, 작가님의 성향이 아니실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본편에서는 그럭저럭 둘이 서로 마음 고백하거나,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장면이 꽤 있었는데 외전이고 서브커플이라 대충 넘어가셨나 싶기도 했구요 ㅋㅋㅋ
 
암튼 전 재밌었습니다! 문체만 빼면요! 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