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피니아 전기 15 - 승리의 유혹
카야타 스나코 지음, 오키 마미야 그림, 김소형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아무래도 리와 월의 로맨스는 아쉬움 속에 묻어둬야 겠다. 아쉽지만, 엄청나게 아쉽지만.

델피니아를 공격하려던 주변국들의 술수는 단 2권 만에 파헤쳐진다. 이 델피니아의 장점은 비비 꼬지 않는 다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볼 수 있다. 설혹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뭔가 일어날 듯 하다가도 금방 회복되어 버린다. 그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취미삼아 재미 삼아 보는 나에게는, 소설에 무슨 문학적이며 오묘하고 비판적이며 철학적인 무언가를 요구하는 짓은 안하기에, 난 이 소설을 좋아한다.

왕비님이 어처구니 없이 화살을 맞고 위기에 빠졌나 싶은 순간, 놀라운 왕비님의 능력은 더욱더 날 놀라게 한다.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금방 극복되어 버리고, 그냥 우야무야 묻히는 듯 했던 동맹도 잊지 않고 등장해서 나름대로의 재미를 준다. 새롭게 등장한 적인가? 싶었던 사람들도 오히려 델피니아의 친구가 되고, 오호라. 좋다 좋아.

비비 꼬는 것은 질색이다. 괜히 음울하며 음침하고, 비웃는 시선으로 내리쓰는 글들. 더욱이 인간의 몸으로 금기를 도전한다는 식, 모든 것의 위에 인간이 선다는 식, 주인공이 젤로 강하다는 식(물론 델피니아에서도 그렇지만, 그녀는 어느 정도의 한계는 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해서 불을 일으킨다던지 몇십만명을 죽이는 것이 아닌 자기 몸 하나를 가지고 충실히 사용한다, 이거다.)은 정말로 질색이다.

마지막에 리의 영혼의 반려가 나타나는데, 글쎄나. 역시 엄청나게 아쉽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다. 쩝. 더구나 남자의 영혼의 반려가 남자라니.. 일본 소설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쩝. 그래도 재밌으니 넘어간다. 번역자의 말에 따르면 굉장히 재밌는 인물일 듯 한데, 그리고 델피니아가 19권에 완결이니 이제 얼마 안 남았다.

리와 월의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단순하고, 그렇지만 너무나 재밌는 델피니아 전기는 어떻게 끝날 것인가. 아무래도 리가 그 영혼의 반려라는 사람과 손을 꼭 잡고 지네 나라로 돌아가게 될 것이 뻔하긴 하지만, 그 안에 월의 러브러브한 것을 보는 것이 바램이다. 하지만 왠지 그런 것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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