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사랑한 후
철저한 외로움에
쩔쩔 매어 본 사람은 압니다.
아픔과 시련에 고개 떨구며
눈물 훔펴본 사람은 다 압니다.
그리하여 그 사랑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지를.
스페인 시의 거장으로 불리우는
안토니오 마치도 라는 시인은
그런 아픔이 없는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라는
사랑의 역설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다 보니
너무도 가슴이 아파
가슴 속에 가시가 이쓴 것을 발견했지요.
너무나 아파 그 가시를 뽑아냈더니.....
이젠 가슴이 없더군요.]
고통 없이 피어난 사랑이 어디 있겠습니까?
눈물 한방울 없이
아름다울 수 있는 사랑이 대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 아픔과 슬픔의
거름이 뿌려진 후에야 우리네 사랑은
더욱 아름다운 꽃다지가 되는 법
잊지 마십시오.
먹구름이 몰려와 한바탕 비를 쏟아낸 후에야
영혼과 영혼을 이어주는
무지개가 생겨난다는 것을.
그렇게 생겨난 무지개야말로
그와 나의 사랑을 이어주는 튼튼한
오작교가 되어 준다는 사실을.....
-박 성철님의 산문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