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삶의 풍경
어깨를 겯고 함께 바라본다는 것은 참 아름답다.
무심결에 누군가와 어깨를 겯는 모습,
얼마나 인간적인 자세인가.
어떤 인격이든 어깨를 겯는
친구가 있을 때 비로소 온전해진다.
人이 아니라 人間으로서의 존재가
우리의 참된 본질이기 때문이다.
서로를 인하여 인간은 자기실현이 가능하며,
연녹색 떡잎도 단풍잎 한 장도
의미가 부여되지 않는가.
서로의 가슴 속에 한 그루 느티나무를 심어 놀은 사람들.
서로에게 푸른 잎새가 될 사람들.
나중에 세월이 그 나무를 베어버린 뒤에도
서로의 등걸에 앉아 이야기할 사람들.
함께 바라볼 때 저 바깥은
진정한 삶의 풍경이 될 수 있는 것이리라.
어깨동무해본 지도 참 오래 되었다.
가까운 날에 한 번쯤 누군가와
어깨동무를 하며 몇 발짝 걷고 싶다.
그래야 머리 위에 그어진 저 수많은 지하철 노선들이,
짚어가야할 그 많은 헤아림들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
-김 경복님의 하늘이 보이는 쪽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