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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봄날 1
서연 지음 / 이가서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이 사람을 처음 본 것은 로망띠끄에서였다. 로맨스 사이트 중에서 가장 많은 글이 올라왔고, 거기에서 작가로도 등록이 되어 있지만, 글 안 쓴지는 어연 2년째... -_-;;;(자랑이다)
여하튼 작년이던가? 그 사람의 결혼, 살아보고 할까요? 라는 글을 처음 보고, 제목이 별로 마음에 안 들어서 아봤었다. 그러다 금요일 책을 4권 빌려서 순식간에 읽어치우고는 읽을 게 없어서 책방에서 책을 또 빌렸다.
뭐 재밌었다. 괜찮았다. 그러나 나의 시선을 끈 것은, 처음으로 남주와 여주가 잠자리에 든 1권의 장면(물론 끝까지 가진 않았지만). 그 이후에는 베드씬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것이었다. 남주의 말이 너무 재밌었다. 여주는 흥분에 겨워 하고 있는데, 넌 이 순간부터 내가 접수한다. 라든지, 멋있고 유들유들했던 이미지는 어디로 가버리고 굉장히 마초적인 남자가 있었다. 뭐랄까, 분위기가 팍 깨진다고나 할까?
그리고 글을 계속 읽어 나가면서, 그것은 계속된다. 남주의 이미지가 형성됐다, 깨졌다, 어떤 뚜렷하게 형상을 잡을 수가 없다.
이것을 캐릭터가 불안정하다고 해야할지, 오히려 현실에 가깝게 잘 살렸다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다. 사실 소설을 읽으면서 이 글을 쓴 서연이라는 사람은 참 보수적인 편인가 보다. 이렇게 생각했다. 남주가 화를 내면 여주는 두려움에 떨면서 그대로 한다. 남주가 여주의 뺨을 두대나 때릴 때에도 말이다. 뭐 그 후에 그 아버지에게 맞긴 하지만, 좀처럼 로맨스소설에서는 남주가 여주의 뺨을 때리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물론 광폭한 남주가 주인공일 때는 있지만) 뭐랄까, 거부감이 든다고나 할까?(원래 남자가 여자 때리는 것을 질색하기에) 물론 남주가 화가 날때는 제외하고 여주가 거의 주도권을 잡긴 하지만, 그래도. 왠지.-_-;
그래도 상당히 재밌게 읽었다. 감칠맛나게 잘 묘사를 했고, 처음 봤을때는 유들유들해보였던 남주의 성격이 사실은 우유부단하다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만들면서, 역시 아줌마는 강하다.라는 감탄사를 내뱉게 만들었다.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는 남주의 성격은 어떻게 보면 참 실제적이다. 사실 옆에 있는 사람을 관찰해보면, 인간은 언제나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경우에는 이랬다가 저 경우에는 저렇다.
뭐 어쨋든 꽤나 볼만하다. 작은 책으로 되어 있어서 돈을 아까웠으나, 그래도 편집이 잘되서 읽기는 쉬웠다.
볼만한 소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