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범해진 최초의 인간의 죄는 위선이라고 말한 이도 있다.
이 말처럼 위선은 하나의 죄악일 뿐 아니라
자신을 가장 연약하고 허무하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위선은 남과 이웃에까지도 고통과 슬픔과 아픈 실망을 안겨주는
가장 두려운 질병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와는 다른 인간이 되기를 갈망할 때가 있다.
이런 갈망은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결함과 모순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데서 생겨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위선은 자기 모순과 갈등을 빚어낼 뿐 아니라 남으로부터도
가장 가엾고 어리석은 존재로 멸시받게 마련이다.
아무리 열렬하게 사랑했던 사람이라도
그의 모든 행동과 사고방식이 위선으로 둘러싸인 허위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환멸과 경원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주저없이 그 사람의 곁을 떠나게 될 것이다.
교활한 인간이 가지는 가장 무서운 해독은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위선에 있음은
경험을 통해서 쉽게 알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이 일기님의 달빛 여울에 홀로 눈뜨리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