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병실에 두 사람의 환자가 입원했습니다.
한 사람은 창쪽에, 다른 한 사람은 벽쪽에 나란히 누워 있었습니다.
벽만 보이는 쪽에 누운 환자가 답답해할 때면 창쪽에 있던 환자는 바깥풍경을 열심히 이야기해주곤 했습니다.
막 봉오리를 터뜨린 꽃나무 이야기며, 아장아장 걸어가는 아기와 젊은 엄마의 이야기....
그러던 어느 날 벽쪽의 환자는 창쪽의 환자가 매우 위독한 상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창쪽 자리가 탐이 나 간호사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창쪽의 환자가 죽자 그는 드디어 창쪽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보게 된 창 밖의 광경은 높다란 붉은 담 뿐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