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한 마리가 포도밭 주위를 돌며 그 안으로 들어가려고 골똘히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여우는 사흘을 굶어 몸을 홀쭉하게 한 다음 가까스로 울타리 틈을 뚫고 들어갈 수 있었다. 여우는 맛있는 포도를 마음껏 먹었다. 그러나 막상 다시 나오려하니 배가 불러 빠져 나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여우는 다시 사흘을 굶어 몸을 홀쭉하게 한 다음에야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여우는 중얼거렸다.
˝결국 배가 고프기는 들어갈 때나 나올때나 마찬가지구나.˝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누구나 알몸으로 태어났다가 죽을 때 역시 알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사람은 죽으면 세 가지를 이 세상에 남기게 된다. 가족과 부귀와 선행이다. 그러나 선행 이외의 것은 그리 대단한 것이 못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