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의 뱀이 있었다. 뱀의 꼬리는 언제나 머리가 가는 대로 쫓을 수 밖에 없도록 맞붙어 있었다.

드디어 어느 날,꼬리가 불만을 터뜨려 머리에게 말했다.
˝왜 나는 언제나 네 꽁무니만 무조건 따라다녀야 하고 언제나 네가 마음대로 나를 끌고 다니는 거지? 이건 너무 불공평한 일이야. 나도 역시 뱀의 한 부분인데 언제나 노예처럼 끌려다닌다는 건 말이 안된다구.˝

그러자 머리가 말했다. ˝그런 멍청이 같은 소리는 그만해. 너에게는 앞을 살피거나 분간할 눈도 없고, 위험을 분간할 귀도 없고 행동을 결정할 뇌도 없지 않니. 난 결코 나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언제나 널 생각해서 데리고 다니는 거야.˝

꼬리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그런 소리라면 지금까지 실컷 들어왔다구. 어떤 독재자나 폭군이나, 모두 자기를 따르는 자들을 위해서 일한다는 구실로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는 거라구.˝

그러자 머리는 할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 ˝네가 정 그렇게 말한다면 내가 하는 일을 네가 한번 맡아서 해보렴.˝

그러자 꼬리는 몹시 기뻐하며 앞에 나서서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못 가서 뱀은 도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머리가 온갖 고생을 다한 끝에 겨우 도랑에서 기어올라올 수가 있었다. 얼마쯤 더 가다가 꼬리는 가시덤불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꼬리가 가시덤불에서 빠져나오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가시에 점점 더 찔려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이번에도 머리의 도움으로 뱀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가까스로 가시덤불 속으로 빠져나왔다.

꼬리가 다시 앞장 서서 나가다가 이번에는 불 속으로 드러가버리고 말았다. 시간이 갈수록 몸은 뜨거워져 뱀은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다급해진 머리가 필사적으로 구출하려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몸은 불타고 머리도 함께 죽었다.

머리는 결국 맹목적인 꼬리 때문에 죽어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지도자를 선택할 때에는 언제나 머리를 선택해야 한다. 꼬리와 같은 자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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