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이발로 돌다 쓰러질 수는 없다
풀포기 하나 없는 가슴일지라도
깊게 파고들어
따스한 흙들 끌어내고 싶다
달팽이처럼 온몸을 단단하게 오그린
강둑을 지나
산으로 걸어가는 길들
어제 내가 버린 비뚤어진 생각들이
떡갈나무 잎사귀로 흔들린다
떨어질 듯 하면서
마른 나무의 손을 붙잡고 있다
마음 속 벽에 문 하나를 걸어 놓았다
빗장이 잠겨서 잠든 사이
스스로 장작들은 불꽃을 만들고
재를 화로 가득 채운다
늦은 밤까지 문고리를 두드리던 바람이
기어이 잎사귀를 떨어 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