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느 귀용
잔느 귀용 / 두란노 / 199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리즈 하월드를 보고 한동안 땅에 발이 닿는지도 모르게 기쁨으로 방방 떠다녔을 무렵, 어느 분의 추천으로 읽게 된 것이다. 중보기도 쪽은 아니더라도 영적으로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해서 읽었는데, 처음은 읽기도 그렇고 이해하기도 좀 어려웠다. 리즈하월드 식의 형통하는 삶과는 달리 잔느의 삶은 참으로 고통의 세월이었다. 결혼하기 전에는 그나마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삶이었지만, 결혼 이후의 그녀의 삶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오해와 불신, 비난과 저주, 냉대를 당한 삶이었다. 그녀가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고, 오히려 성격도 발랄하고 재치있게 말을 잘하는 데다 얼굴까지 예뻤다. 누가 보아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그녀인데도 그녀의 남편과 시어머니, 하인들, 그녀외의 다른 사람들 모두다 그녀를 미워했다. 그녀가 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꾸며내고, 그녀의 호의와 자선을 받으면서도 손가락질을 했다. 타고난 병약체질이라 몇번이나 죽을 뻔을 해도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고, 조금 도와주다가도 나중에는 등을 돌려버리거나, 다른 사람에 의해 강제로 떼어내어진다.

어느 사람도 그러한 상황에서는 좌절하고 넘어지기 마련인데, 하나님께서는 잔느가 그렇게 되도록 놔두시지 않고 끈임없이 힘을 불어넣어 주셨다. 그녀의 성격은 리즈하월드와는 달리 충동적이어서 하나님께서 그녀를 단련하는 방법은 리즈와는 다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정말 그냥 언뜻 보아도 불행한 환경인데, 그녀는 그 가운데서 하나님과 완전히 교통하는 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침묵기도. 말은 쉽지만, 솔직히 눈을 감고 말을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채 몇초도 지나지 않아서 잡념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하나님의 임재하심에 사로잡히기는 커녕, 엉덩이가 들썩거리며 빨리 일어나고픈 마음만 가득하다. 그런데 그녀는 말을 하려고 해도 하나님의 임재에 사로잡혀 온전히 침묵 속에서 교통하고, 고통이 다가올 수록 더욱더 하나님께 매어달림으로써 그것을 이겨낸다. 끝내는 그녀를 마지막까지 괴롭히던 오빠로 인해서 감옥까지 갇히게 되지만, 그 약했던 잔느는 다른 사람들의 예상대로 그 속에서 죽지 않고 당당히 빠져나와 70살까지 산다. 죽는 날까지 하나님과 교통하며, 또한 다른 길을 잃은 자들에게 길을 찾는 법을 알려주며, 평안한 나날을 보내다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는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요즘 이 전기를 다시 읽고 있다. 확실히 틀리다. 뭐랄까, 깊다. 리즈하월드의 전기는 다른사람이 쓴 것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겉핥기 식이었지만, 이것은 잔느가 직접 쓴 것이어서 그런가, 그녀의 고통보다도 그녀의 신앙,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오시는 하나님, 고통 가운데서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오직 인내하며 감사함으로 견뎌내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이다. 아마도 자신의 영적 상태에 따라 다른 것도 같다. 잔느귀용, 나도 그녀처럼 하나님이 쓰시도록 온전히 자신을 드리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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