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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기사님!! 2
시게마츠 타카코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주인공은 참으로 특이하다. 인간 자체가 음침하다기 보다 음침하길 원하고 또한 그것을 편해한다. 보는 사람이 안쓰러울 정도로 눈에 띄는 것을 싫어한다. 어렸을 때의 트라우마에 완전히 짓눌려 있다. 하지만 나름대로 귀엽다. 여고생답게 꿈많고 두근두근거릴 줄 알고, 의리도 있고 예상 외로 운동신경이 엄청 뛰어나다. 본인이 몸을 사려서 그렇지 싸움도 잘 할 것 같다.
그리고 남주인공은 여장남자로서 한창 뜨는 아이돌이다. 맨처음 딱 보면 누구도 남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쁜 얼굴이다. 하지만 내면을 보면 미쳐서 자기를 죽이려고 했던 아버지를 부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여자인척 아이돌을 하고 있고, 믿을 사람이라고는 그 수하에 있는 남자와 이 만화의 여주인공이고, 더구나 여주인공을 좋아하게 되어버린다. 남자애답게 짓궃지만 조금 불쌍한 놈이다. 그리고 이 남주인공의 수하(이름은 기억 안난다), 꽃미남으로 인간같지 않은 놈의 사생아로 태어나 남주인공에게 목숨을 바쳐 충성하고 있다.
평범한 이야기, 평범한 전개. 하지만 이상하게 재미있다. 똑같은 소재의 똑같은 전개라도 해도 그 나름마다 방식이 틀리다더니 바로 맞다. 완전히 튀는 것도 아니고, 아주 암울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엄청 밝은 것도 아니고, 그냥 대면대면하다. 그리고 가끔씩 웃게 만든다. 등장인물 전체가 다 진지한 인간에 자기 감정에 둔하다. 기대가 된다.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이어나갈지. 과연 여주인공이 자기가 만든 벽에서 나올 수 있는지, 그 트라우마를 부술 수 있는지, 그리고 남주인공의 아버지는 언제 깨어나는지 등등. 평범하지만 보는 내내 무료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재밌는 만화이다. 한번쯤 봐도 좋을 듯 싶다.
ps. 그런데, 제목이 왜 나만의 기사님이지?